(동네의 능소화꽃)
잠깐 내린 비로 적셔진 하루 햇살이 주위를 보송보송 말린다.
나는 장마 져 날이 질적되기 전 고돌이를 하러 경노당에 간다. 가는 길에 보이는 거대한 나무, 검푸름이 넘치는 나뭇잎들을 감고 주체못할 욕망으로 오르고 또 오르고 한없이 오르는 능소화에게 햇살이 열기를 고봉으로 푹푹 쏟는다.
내가 드나드는 경노당의 총무는 자잘한 돈에 애착이 심하다. 고리가 적게 떨어지면 심하게 투덜댄다.
작년 겨울의 일이었다. 나는 고돌이를 하다 돈이 떨어져 총무한테 5만원을 바꾼 적이 있다. 총무는 천원짜리 10개를 주고 4만원은 안 주었다.
난 화투에 미쳐 4만원 생각은 안하고 돈 만원 땄다고 좋아하며 일어섰다. 나중에 계산이 잘못된 것을 알 땐 총무는 그자리에서 계산 다 했다고 딱 잡아뗀다.
같이 놀던 사람들이 안 주었다고 증언을 해도 소용없다. 나는 즉시 챙기지 않은 것이 실수라 생각하고 아쉬운 마음을 접었다. 주위 분들도 어자피 날아간 돈이니 소리 없이 드나들라고 충고를 한다.
한 해가 지난 요즘 총무가 병원에 입원을 했댄다. 총무가 연세가 많아 건강을 걱정하면서도 평소에 총무 위세에 눌려있던 노인들이 도마 위에 총무를 올려 놓고 신나게 난도질을 한다.
오늘은 7월 첫날. 근 한달 가까이 병원에 있던 총무가 튀원했다. 웬일인지 인색한 양반이 과일을 잔뜩 사서 노인들께 인심을 배푼다.
또 나를 부른다. 작년에 돈 4만원 안 준 것이 이제서야 생각났단다. 웬 횡재인가. 나는 줏은 공돈 같아 노인들 떡을 사 드시라고 절반을 떼어 드렸다.
총무 안색이 유난히 환하다. 창문 틈으로 들어와 길게 누운 볕뉘가 사랑스럽다. 부드러운 분위기로 마음에 연분홍빛 물이 오른 노인들은 시든 꽃이지만 향기는 잃지 않았다. |
첫댓글 ㅎㅎㅎㅎㅎ만원 바꾸어서 받고 만원을 땃으니
결국 삼만원만 손해를 받는데
세월 지나 다시 사만원을 받았으니 만원을 땃는데
다시 이만원을 떡값으로 주었으니 ㅎㅎ그래도 만원은 잃었네요
잘하셨어요 글을 읽으며 비에 젖은 마음을 웃음으로 채어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박희정님 인사를 드립니다.
돈 계산은 어디갔던 속이 얼마나 상하던지...아주 혼났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소소한 일상이 그려집니다
그속에서 재미지는
새잡기노리에 몬무도 고를 부르신건
아니죠?
고돌이를 즐겨 노는데
이 고돌이는 간간이 고를 불러야 제 맛이 나길래...
손자 돌보시느라 힘드시는데 많이 좋은 음식 많이 드시고 늘 즐거운 생활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를 드립니다.
병원에 누워 있으니 생각이 달라졌나봅니다.
어머나 우아하신 사명님께서 들려주셨네요,
댓글까지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십쇼
낭만님 글은
감칠맛이 납니다
에라 떡값
잘하셨어요
우린님 감사를 드립니다.
제 글을 이렇게 칭찬해주시니 우중충한 날에 기분이 쌈빡해졌어요,
많이 많이 감사드립니다.
낭만 선배님 오늘은 더 마음이 훈훈하고 기분 좋으네요
고돌이 말씀에 반가움도 ㅎ 누군 고돌이 할줄 모르는것이 자랑 인양 하기도 하드군요
많이 아퍼 보니 자신의 고집과 잘못을 알게 되었네요 그 총무님이요
떡 잔치 하는 경노당의 훈훈한 모습 봤어요
반가워요 안단테님
날이 칙칙해요.
그래도 안단테님 마음 만큼은 밝게 상큼하게
생활도 즐겁게
몸은 가볍게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고우신 안단테님 늘 건강하세요,
ㅎㅎㅎㅎㅎ
고향 아저씨
가래비 삼거리 아저씨
붕~ 옛날 뻐스 잠깐 섰다 떠날 때마다
황토 흙 먼지 쓰고 드나들었던 곳에 사시는 아저씨
40년 전이면 시골인데
향토색 짙은 토속적인 구수한 아저씨일까
의사시니 세련된 멋쟁이님이실까...
늘 건강하십시요,
총무 되시는 분
많이 아프고 나니 마음이
변했나봅니다 좋은 변화이니
다행입니다^^
반갑습니다. 달님이랑님
돈을 너무 밝혀 징글징글한 노인인데
병원에서 오더니 인심을 팍팍쓰네요
두고 봐야겠어요,
태생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아요,
그래도 제가 횡재한 것 같아요.
늘 건강하세요,
결과적으론 울낭만선배님의 온전한 승리이십니다. ^^
병원에서 생사가 오가는 위기의 상황을 겪으면서 그 총무님 사고가 이번에 새롭게 바뀐 듯 보입니다. ^^♡
수피님 우리수피님
수피님 닉만 봐도 기분좋은데
댓글까지...
늘 건강하세요,
언제 만나러 역탐가 안아드려야지요,
아프시고 나서 철이드신거 같아요
안하던 행동하면 일찍 간다 했는데요 ㅎㅎ
지존님 비에 고충이 있을 것 같은데
와~ 딴사람들 한테 듣는 잔소리를 할 수도 없고
하여간 노래도 춤도 추시고 근사한 영화도 보시고,,,
건강하세요,
철 들려면 자주 아파야 될 것 같은....
아우라님 인사드립니다.
아우라님 말씀에 동의도 하는데
글쎄요
태생이 쉽게 바뀌지 않는데
하여간 제가 횡재한 기분입니다
날이 꾸리꾸리 해도 밝데 환한 마음으로 지내십시요,
아프고나니 양심이 되살아난 모양입니다 ㅎㅎ
능소화의 전설에 옟날 왕?이 처녀와 하룻밤을 지낸후 꼭 찾아오마 약속을 어긴것도 모르고
그 처녀는 목을 길게빼내어 밖으로 혹 님이 오시나하고 기다리다 죽어 능소화가 되었다죠
그래서 능소화엔 독이 있다는군요
오개님 인사를 드립니다.
네 말씀대로 총무가 마음의 변화가 일어난 모양인데
글쎄요 태생이그렇게 쉽게 변하는 것이 아이라
그래도 덕분에 저는 횡재한 느낌입니다.
오개님 장마가 계속된다는데
그런데 마음만은 밝게 맑게
그리고 몸도 가볍게
생활은 즐겁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병원에 입원한 사이에 많은 생각을 했군요
돈 떼어먹은 죄로 아팠나?
사람은 아프면 맘이 약해 집니다
어쨌든 잃었던 돈 4만원 받으셨으니
참으로 잘 된 일입니다
2만원 턱 쓰신 것도 아주 잘 하셨습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베풀어야 합니다
서로 달라도 사이좋게 지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