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사 전함 박물관을 끝으로 스톡홀름 관광을 마치고
필란드 헬싱키행 실자라인을 탑승하기 위하여
오후 4시 40분 스톡홀름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실자라인 로그는 물개다.
우리와 또 다른 여행사 페키지 팀을 제외하면 승객 모두가 북유럽쪽 사람들
면세품 구입겸해서 가벼운 나들이가 주된 목적이라고....
방 키를 받고 각자 보딩 패스를 제시 검표소에서 첵크인
오후 5시~다음 날 오전 9시 30분 헬싱키 도착예정.장장 16시간 30분 동안 배에서 감금
실자라인 페스티발은 13층짜리 삘딩 같다.
전장 203m,최대 폭 31.5m .승객 정원 2852명.객실수 986
침대수2700 객실은 2인실과 4인실.우리 일행의 객실은 모두 9층 2인실
6~7층에 레스토랑,까페,싸우나,성인 오락실,나이트 클럽,면세점,카지노,슬롯머신등
편의 시설이 있다는 인솔자의 설명을 들으니 살짝 흥분이 되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9층으로 올라갔다.
객실 9205호.가방을 놓고 창문을 여니 부두가 보인다.
침대 두개,화장대,옷장,샤워실,화장실등 있어야 할 것은 다 있다.
비좁지만 호텔방 같다.집사람 들어 오자마자 샤워실로 직행
멀리 떨어져 있는 부두에 정박해 있는 바이킹라인.저건 어디로 가는 걸까
마침내 5시 서서히 뱃머리를 돌린다.
대충 샤워를 하고 방에서 나와 시설의 위치를 파악한후 밖으로 나왔다.
출발한지 40분 경과.
점차 스톡홀름 해안의 모습이 멀어저 간다.
동화의 나라 덴마크,아름다운 피요르드의 나라 노르웨이
노벨의 나라 스웨덴.....다시 이 곳엔 올 수 없겠지
실자라인은 마치 여인의 속살을 어루만지듯 발틱해를 미끄러저 간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아쉬워하는 나의 마음을 달래기라도 하는 듯
김희천씨 내외.조흥은행 퇴직. 해외여행 매니아.성품이 참 온화한 분이었다.
집사람과 금새 친구가 된 크리스티나
6층 카페에서 집사람을 통해 소개를 받았다.쾌활해 보였다.
스웨덴에서 공구상을 하는 남편과 주말 나들이 왔다고 했다.
남편은 어디 있느냐 물으니 카지노판에 빠져있다고.한 시간이 넘도록
하지만 별로 신경쓰는 눈치는 않이다.늘 그랬던 것 처럼
가끔 실자라인을 이용하느냐 니까 한달에 한번 정기적인 행사란다.
그녀는 평소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날씨며,볼꺼리,먹꺼리 등등 물어 왔다.한국여행 계획이 있느냐 니까
물론이란다.전화번호 줄수 있느냐 하기에 쾌히 적어주었더니,
고맙다며 갑판으로 나가서 기념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현재 시간 밤 9시 조금 지났지만 밖은 여전히 환하다. 백야 때문이다
발틱해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짖프른 발틱해 실자라인의 발치를 핥아내고
하늘은 툭툭 수면 위로 내려앉는 백야의 침향
그 고적함은 달콤하면서도 쌉쌀하다.
6층 면세점. 손녀 딸 옷 세 벌,대전 딸 연두색 티 하나 골라잡고 나서
다음차례 집사람 앞가슴이 확 파인 핑크빛 티를 갈아입고 나오면서 어떠냐 한다.
무자게 섹씨하다고 했다. 입꼬리가 사정없이 올라간다....푸하!
그래 봤자 우리 돈으로 20만원 남짓.우리 보다 반 값도 않된단다.
식당가와 카페가 있는 6층
맥주,샴페인,적포도주 무제한 공짜로 제공
현지 사람들 밤샘하며 술 먹고 싶으면
실자라인을 탄다는 말을 들었는데 헛 소문이 아닌 것 같다.
집사람 잔에 적포도주를 반 쯤 딸아주고 가볍게 부딧쳤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보니 벌써 밤 10시가 흘쩍 넘었다.
본시 초저녁 잠이 많은 집사람 나를 팽개쳐 놓고 피곤하다며 자러 가겠단다.
9층 방으로 대려다 주고 나는 다시 7층으로 내려 왔다.
순식간에 3만원어치 동전을 슬롯머신에 날렸다.
애시당초 와장창 쏟아질거라곤 기대하지 않았지만
겨우 한번 찔끔 고양이 오줌 만큼 나오고는 끝내 황이었다.
슬그머니 화가났다. 머리를 긁적이며 슬그머니 나오고 말았다.
슬롯머신 앞 방에선 카지노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딜러 앞 테이불에 앉아 게임에 참가하고 있는 풀레이어 보다 구경꾼이 훨씬 많았다.
풀레이어는 칩(현금 대용으로 사용되는 짹)을 임의 대로 판에 올려 놓는다.
딜러가 능숙한 솜씨로 카드를 고루게 섞어 놓으면 풀레이어 중 한 사람이 기리(?)를 하게되고
딜러는 기리된 카드를 순서대로 돌린다.20 여분을 구경하는 동안 7~8명중
한 두 명을 제외하고는 계속 주머니에서 현금으로 짹을 샀다.
노랑머리를 한 40대 여성.싱글싱글 웃으면서 딜러와 맞섰다.
빼앗길 때는 서너개,딸 때는 곱절로,그녀를 경계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비호 같은 딜러의 손 놀림에도 그녀는 여유만만 했다. 많이 따기를 맘속으로 바랬다.
게임 룰을 모르니 카지노는 내겐 그림의 떡.주머니에 돈도 없었지만
본시 카드놀이 하고는 거리가 멀다.두장 가지고 하는 섯따는 도사급인데....하
나이트 클럽에 들어서니 초만원 겨우 뒷쪽 객석의 빈 자리를 찾아 앉을 수 있었다.
칸델라 풍의 춤곡 뚜엣이 감미롭게 이어질 때 서른이나 되었을까 여자 하나가
무대 앞으로 나오더니 흐르는 노래에 몸을 슬쩍 올려놓듯 춤을 추기 시작한다.
등을 온통 들어낸 채...아슬아슬 엉덩이 바로 위까지...여자는 몸매도 S라인에
춤 솜씨는 가히 프로의 경지.밤이 깊어가면서 춤사위는 촉촉하고 관능적인
기운을 객석으로 붐어낸다.누가 먼저랄것 없이 객석 모두는 박수로 흥을 돋꾼다.
공연장은 객석과 무대가 따로 없이 한 호흡으로 달아 오른다.
클래식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상스럽다고 이마를 찌푸릴지도 모름지만
때론 불온함에 빠져보고 싶은 것이 여행이 가져다 주는 기회가 아닐까 싶다.
공연이 끝나자 마치 내가 한바탕 춤이라도 춘 듯 나른한 여운이 몸을 휘감는다.
구석의 흐릿한 불빛 아래 젊은 남녀가 부등켜안고 거칠게 입맞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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