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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드리고 이야기 나누기!
사진 전문가가 사진 찍는 방법이, 초상권 분쟁을 피하는 방법이
사회복지사가 지역주민들과 관계 맺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회사업하듯 부탁하여 사진을 찍으시기 바랍니다.
3) 살아있는 표정 중심의 사진
초상권 사후 대처법을 알아보는 것보다
사진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어
관계하는 사진을 찍는 것이 초상권 문제를 막는 예방법입니다.
여러분은 기관에서 어떤 종류의 사진을 찍습니까?
혹시 이런 사진 아닙니까?
한 사람이 앞에서 이야기 하고 뒤통수로 가득한 사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는지를 보여주는
업무보고형, 증거기록형 사진형태를 찍지 않으십니까?
그런 사진은 한 두 장만 찍고
당사자의 표정이 느껴지는 사진을 중심으로
찍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분이 좋아하실 만한 사진을 상상하며
찍어 보시기 바랍니다.
홍보물에 어떤 사진을 싣습니까?
사진을 선택하는 과정에도 여러분의 관점이 드러납니다.
사회복지를 어떻게 생각하고 활동하느냐를 알 수 있습니다.
강점관점이 여러분에게 중요한 기조라면
기뻐하고, 자랑할 만한 사진을 기관 홍보물에 사용해야하지 않을까요?
표정중심으로, 즐거운 모습 중심으로, 진지한 모습 중심으로
그분이 보고 좋아할만한 사진을 홍보물에 담으시기 바랍니다.
좋은 카메라가 있어야 표정중심의 사진을 찍는다고요?
전혀 그러지 않습니다.
그분에게 가까이 다가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당사자의 즐거운 표정, 진지한 표정 중심으로 홍보하면
홍보물에도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홍보물 글과 사진이 통일성 있게 구성할 수 있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이렇게 표정을 짓을 수 있구나.’라고
구체적으로 상상하도록 유도하여
참여할 동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마땅한 사진이 없다고 고민할 필요도 없고
감성이 풍성한 홍보물이 됩니다.
4) 자부심을 키우는 사진
여러분 당사자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사진을
찍어주고 싶지 않으십니까?
그런 내용으로 소식지, 홍보물을 만들고 싶지 않으십니까?
기관 홍보물에 나왔다고 자랑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당사자가 홍보물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그 홍보물을 스스로 친구, 동료, 이웃들에게
돌린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런 관점으로 사진 찍고 홍보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부정적인 관점이 아니라
긍정적인 관점을 극대화 시키는 홍보물을 만드는 것은
초상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기초를 세우는 것과 같습니다.
당사자, 주민, 직원 100여명의 얼굴로 가득 채운
10주년 기념 포스터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포스터에 나온 것을 자랑스러워하셨고
집에 붙인다고 따로 가지고 가신 분도 계십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운영위원님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포스터 좋더라.
그런데 우리 딸이 여기 개관 때부터 다녔는데
포스터에서 빠졌더라.”
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의 딸이 포스터에 없어 섭섭하셨던 것입니다.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참여하고 싶어 하는 포스터를 만들었다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포스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진을 빼달라고 말씀하신 분은 없었습니다.
당사자, 주민들의 사진으로 가득한
포스터를 만들어도 문제가 없는 이유는
10주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사자와 주민의 덕으로 가능했다는 메시지가
잘 전달됐기 때문입니다.
자부심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홍보물에서 빠졌다고
섭섭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5) 사진의 본래 주인
신입이었을 때 제가 사진 찍는다고 하면
이런 이야기를 몇 번 하셨습니다.
"사진은 많이 찍었는데 주지 않아~"
그 말을 들은 후에 나들이, 행사가 있을 때마다
가급적 사진을 뽑아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진의 주인이 누구인지 생각해봐야합니다.
찍는 사람입니까? 찍히는 사람입니까?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둘인 것 같습니다.
사진을 찍는 것을 허락하셨기에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사진을 드리는 활동으로 감사표현을 해야 합니다.
저는 사진을 드리는 방식을 조금 다르게 합니다.
사진들을 벽에 붙여놓으면 성함을 써서
찾고자 하는 사진을 찾는 방식은
여러분 기관에서 사진을 드리는 방식과 비슷합니다.
조금 다른 부분은
사진들을 공간 전체에 고루 붙인다는 것입니다.
아니면 복도에 넓게 퍼트려 붙입니다.
3~5장씩 군데군데 붙이면
걸어 다니며 차근차근 볼 수 있는 소박한 전시회가 됩니다.
자신의 사진만 찾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사진 전체를 두루 살피면서
서로의 모습을 봐주며 웃고 격려하지 않겠습니까?
동료사회복지사가 진행하는 활동을 사진 찍어주기로 했을 때
저에게 이렇게 말이 있습니다.
“참가하는 아이들 얼굴 한명이라도 빠지면
부모님께서 섭섭하시니까 모두 잘 찍어야 해요.”
기관에서 사진을 찍을 때면 이런 말을 들어야 않을까?
부모님은 자녀의 활동을 자랑스럽게 여기십니다.
사진은 당사자를 더욱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가족의 관계를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기관에서 찍은 사진을 기대하는 당사자가 있기를 바랍니다.
6) 사진, 그 역시 당사자와 관계할 수 있는 구실
당사자의 얼굴이 있는 사진을 홍보물에 사용할 때는
사용을 허락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미리 사진을 뽑아 보여드리면 더욱 좋습니다.
홍보업무를 하면서
사진사용을 거절당한 경험은 딱 두 번뿐이었습니다.
대부분 허락하셨습니다.
언제쯤부터인가 저는 ‘사진 찍는 선생’으로 불렸고
일부로 저를 불러서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시기도 했습니다.
사진으로 관계하면서
저를, 제 사진을 믿어 주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직접 당사자와 만나 상관하기 어려운 홍보담당자로서
당사자에게 언제 부탁드려 보겠습니까?
언제 상의하겠습니까?
용기내서 부탁드려야합니다.
이 역시 관계의 시작입니다.
홍보업무에 그분의 결정권을 존중해드리고
참여하도록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이런 상호작용을 많이 하면 할수록
신뢰가 쌓여 더 많은 분들이 허락해주실 것입니다.
사진으로, 홍보로 사회사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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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 어르신, 장애인(이외의 사회약자)이 비록 복지관을 이용하더라도 그것은 자신의 삶을 더 잘(?)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적극적인 분들을 어렵게(혹은 비참하게) 만들지 말아야 겠지요. 아니.. 오히려 이런 분들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누리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겠지요. 자랑스러운 모습, 당당한 모습을 그립니다. 김종원 선생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시 힘을 얻습니다.
읽을수록 홍보업무도 참 재미있는 사회사업이겠다 싶습니다.
참 정리하기 어려운 문제인데 명쾌한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