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인 사건으로 의리와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세 남자를 그린 범죄 드라마 <좋은 친구들>. 개인의 선의가 상대방에게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작업했다고 전한 이도윤 감독은 “기존 범죄 드라마에서 다뤄졌던 경찰이나 조직폭력배와 같은 특수한 직업의 캐릭터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범죄에 연루되며 겪게 되는 심리적 갈등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사건의 전개와 함께 각 캐릭터의 내면이 변화하며 펼쳐지는 심리적인 긴장관계에 주목한 영화 <좋은 친구들>은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영상으로 만들어내는 단편적인 재미가 아닌 관계의 변화에서 오는 묵직한 영화적 재미를 만들어낸다.
가족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강도 화재사건 이후, 친구에 대한 의리가 의심으로 변하며 겪는 갈등을 흡입력 있게 그려내 캐릭터들 사이에서 생성되는 깊고 슬픈 정서를 담아냈다. 가장 믿었던 친구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현태’, 의리와 야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철’, 한 순간 변해버린 친구들의 관계에 괴로워하는 ‘민수’까지, 한 사건으로 인해 극심하게 변화되는 인물들을 다양한 시선으로 조명해 긴장감과 재미의 밀도를 높이며 새로운 범죄 드라마를 완성했다. 또한,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는 사건의 단서와 치밀한 상황전개는 범죄 드라마의 장르적인 재미를 제대로 구축해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여기에 사건의 진실이 점차 드러나고, 숨겨져 있던 각 인물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영화가 품고 있던 예기치 못한 전개로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는 것은 관객을 사로잡는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현태’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다. 그런 인물이 가족을 잃고, 믿었던 친구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극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보여줄 수 있는 감정을 깊이 있게 연기해보고 싶었다”고 밝힌 지성은 극의 전개를 묵직하게 이끌어 나간다. 또한, 의리도 야망도 지키고 싶었던 ‘인철’ 역은 뚜렷한 개성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지닌 배우 주지훈이 맡아 양가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입체적인 인물을 제대로 연기해냈다.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는 한편 영화의 몰입을 더해준 주지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사회에 대한 열등감이나 성공에 대한 욕망을 ‘인철’을 통해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현실에서도 벌어질 것 같은 리얼함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친구를 위해 모든 것을 건 남자 ‘민수’ 역에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흡입력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차세대 개성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이광수가 열연했다. 기존에 보여졌던 유머러스한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한 그는 밑바닥까지 내려간 ‘민수’의 감정을 여과 없이 표현해 연기자로서의 큰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찬사를 받았다.
2006년 제 23회 부산 국제단편영화제와 2008년 제 7회 미장센 단편영화제에서 수상을 거머쥐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신예 이도윤 감독은 <좋은 친구들>의 각본과 연출을 맡아 각 캐릭터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7월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좋은 친구들>은 지난 21일 전국 218개 상영관에 1만 7280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누적 관객수는 39만 98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