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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버스 차비로 서울을 한 바퀴 돌다.-서울성곽 글/사진: 이종원
성곽은 용이 휘감아 도는 형상을 하고 있다. 용이 능선을 따라 꿈틀거리며 한때는 경복궁을, 지금은 청와대를 휘감아 돌고 있었다. 용비늘처럼 보이는 성벽돌은 뚝뚝 떨어질 것 같이 생동감이 느껴진다. 기름값이 폭등해서 먼 곳을 찾아 나서기가 부담스러워졌다. 기껏해야 수원, 양평, 안성 등 서울 인근 지역을 찾아다니다가 이젠 그것마저 여의치 않아 서울의 볼거리를 찾아보기로 했다. 집에서 버스 카드 한번 쓱 긁으면 바로 서울성곽에 오를 수 있으니 서울사람들은 복받은 사람들이다. 600년을 살아 숨쉬고 있는 서울 정도의 모습과 웅장함을 잃지 않은 북한산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서울 한복판에 이렇게 멋진 곳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왜 이리 늦게 이곳을 찾았는지 내 자신이 원망스러울 정도다. 눈이 오고 난 다음날 이곳 풍경을 상상하면 괜시리 미소가 번진다. 난 언제든지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지갑에 든든한 교통카드 하나 넣은 채~
서울을 감싸고 있는 성곽의 총길이는 18.2km, 대략 12시간이 소요된다. 새벽에 숭례문을 출발해서 해거름 무렵에 원점에 도달하게 된다. 이는 소처럼 우직한 체력의 소유자의 코스며, 나처럼 부실한 몸을 가진 사람은 몇군데 코스로 쪼개어 서울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이 좋다. 등산이 아닌 유람을 즐기며 마치 한우의 육즙이 빠져 무미한 맛이 날 때까지 곱씹으며 즐기는 것이 괜찮다. 낙산공원의 빼어난 조형물에도 미소지어 보고 , 성북동 이태준 고택 수연산방에서 대추차 한잔 음미하며, 최순우선생 옛집을 기웃거려도 좋고 만해선생의 심우장 툇마루에 앉아 '님의 침묵'을 읖조리는 여유를 가져도 좋다. 택시기사들의 별미인 돈까스, YS가 즐겼던 칼국수집 등 시작부터 눈과 입이 즐거운 여정이다. 1)흥인지문-낙산-혜화문-말바위쉼터-숙정문-곡장-백악산-창의문 2)창의문-인왕산-돈의문-소의문-숭례문 3) 숭례문-남산-광희문-흥인지문 3개로 쪼개도 좋고, 자기 체력에 따라 4개도 가능하다.
12월 동대문에서 낙산의 성곽을 거닐었다. 좌청룡에서 바라본 한양의 풍경이 운치 있었다. 오늘은 그 뒤를 이어 동소문인 혜화문에서 북소문인 창의문까지 거닐 게 되었다. 혜화동 로터리는 많이 들었서도 그 혜화동의 근원이 되는 것이 바로 혜화문임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북대문인 숙정문이 항상 닫혀 있어서 동소문인 혜화문이 북대문의 역할을 맡았기에 북쪽사람들은 이곳을 통해 한양에 들어왔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도시계획이라는 미명아래 이 문루는 허물어졌고 1992년 현 위치로 변경되어 복원되었다. 문이라는 것은 길 가운데 있어야 제맛이거늘 길 옆에 있어 왠지 옹색하게 보인다. 시골의 버스정류장처럼 초라한 느낌이 든다.
차라리 이러게 복원 할바야 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왠지 치마저고리에 양장을 걸쳐입은 여인네의 모습같다.
제주도의 돌담만큼은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숨구멍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성벽이 고급빌라의 담벼락이 되었다는 사실~그나마 이런 것을 보는 것은 다행이다. 두산빌라까지 이어온 성곽은 끊어지고 그 흔적을 도무지 찾을 수 없다. 동맥이 끊어질 듯한 허탈감에 이리저리 헤메다가 결국은 포기하고 골목으로 접어든다. 그 맥은 경신고등학교 담벼락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그 끝자락에 왕돈가스집이 있다. 세수대야만한 접시에 큼직한 고기가 나와 성벽을 오르기전 몸보신하기에 좋다. 이곳 서울과학고등학교 후문부터 서울 성곽은 다시 이어진다.
서울성곽 18km의 백미는 북악산길이다. 와룡공원-말바위쉼터-숙정문-곡장-백악산-창의문까지 대략 3시간이 소요된다. 창의문부터 시작이 가능하지만 백악산에서 창의문까지 워낙 경사가 급하기 때문에 시작은 완만한 말바위쉼터 코스부터 하는 것이 좋다. 와룡공원의 위치가 고지대에 있기 때문에 수월하게 트레킹 할 수 있다.
와룡공원은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본 출구에서 02번 마을버스를 타고 성대 후문에서 하차해서 산책로를 따라 와도 좋고(도보 10분), 4호선 혜화역 1번출구 앞에서 마을버스 종로 08번을 타고 종점에서 하차해서 와룡공원부터 시작하면 된다.도보 10분...더 빠른 것은 4호선 삼선교에서 마을 버스 03을 타고 종점에 하차해서 5분정도 오르면 와룡공원이다. 말바위 안내소 765-0297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날은 쉰다.
서을시내에서 이런 멋진 흙길을 밟을 줄은..... 성벽은 어머님의 품안처럼 따뜻하다. 돌의 온기라는 것이 이런 것이다.
유연한 곡선미가 일품이다. 김삿갓처럼 유랑자가 되어본다.
성벽보호를 위해 성벽을 넘나들 때는 이렇게 목재데크로 꾸며졌다.
포인트마다 우수조망명소라는 푯말이 있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서울을 둘러볼 수 있다.
성북동 일대~ 길상사, 이태준 고택등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 있다.
능선을 따라가는 북악산 성곽이 한 눈에 보인다.
반대편은 서울시내가 한눈에 조망된다. 되도록 쾌청한 날 잡아서 가는 것이 좋다.
성곽은 과거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오늘날에도 성곽은 방어진지로 이용하고 있다.
말머리쉼터에서 간단한 신원조회를 하게 된다. 그래서 주민등록증은 꼭 지참해야 한다. 안내지도를 받아서 한번쯤 읽고 가는 것이 좋다.
청와대를 끼고 있어 그 방향은 온통 막혀 있다. 경비가 삼엄하다.
말바위쉼터에서 400m쯤 가면 한양의 4대문이자 북대문인 숙정문이 나온다. 조선시대에도 이곳이 산지이고 큰 길도 없기때문에 드나드는 사람도 없다 더구나 풍수지리상 북쪽은 음기가 강한 곳이라 "숙정문을 열면 장안여자들이 음란해진다'라고 하여 문단속을 철저히 했다고 한다. 북쪽은 음, 남쪽은 양이라는음양의 원리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니까 숙정문은 직접 사용할려는 문이 아니라 4대문의 격식 때문에 세웠을 공산이 크다. 숙정문 대신에 혜화문이 북문을 대신했다.
숙정문 안쪽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건물에 끌어 들인 선조들의 탁월한 선택에 머리를 숙여 본다.
숙정문의 홍예, 문을 매단 돌쩌귀의 모습이 이채롭다.
문보다는 다양한 석축구조가 볼 만하다. 세종때 도성을 수축할 때의 돌은 동그렇고 한 변이 30cm되는 자연석이며 숙종때 중건했을 때는 60cm정도의 네모반듯한 돌을 쌓았다. 최근에 복원된 돌까지...돌쌓기의 시대흐름을 파악해보면 좋다..
이젠 초소도 성벽과 함께 했다. 그 너머 보이는 곳이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이다.
북악스카이에서 바라본 성곽의 야경.북악산 정상까지 성곽이 놓여 있다. 해질무렵 찾아가면 좋다.
노예의 이름표마냥 성곽마다 번호를 찍어 놓은 것이 영 불만이다.
곳곳에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어 여성들이 불편을 줄였다.
숙정문부터 곡장까지는 계단이 이어진다. 성벽너머로 삼청각이 아른거린다. 70년대 요정정치의 산실.1972년 남북적십자 회잠, 한일회담등 막후 협상장소로 명성을 얻다가 고급 한정식집으로 바뀌고 부도가 나서 결국은 서울시에서 인수하여 공연장으로 꾸며졌다. 꼭데기에는 굽어진 담장닌 '곡장'이 있다. 하필 곡장이라고 불렀을까? 왕릉의 봉분을 보호하기 위해 북쪽의 담벼락을 곡장이라고 부르지 않아던가....거대한 한성을 보호하기 위한 풍수적인 구조물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툭 튀어나와 있어 적들이 성벽에 오를 때 양쪽에서 공격하도록 했다. 초소에서 바라본 북한산. 가장 높은 봉우리가 북한산 비봉이다. 성벽위 담장을 여장이라하는데 이곳에는 구멍을 뚫어 총을 쏠 때 사용한다. 수평으로 뚫린 것이 원총안, 경사지게 뚫린 것을 근총안이라고 한다. 오늘날에는 기관총을 세울 수 있는 기구가 박혀 있다.
곡장에서 백악산까지가 서울성곽의 하이라이트다. 용이 옥구슬을 향해 휘감아 도는 형상이다. 시대별 성벽의 형태를 비교해가면서 볼 수 있는 코스다.
성곽마다 구석지고 드나들기 편리한 곳에 적이 알 수 없는 비밀문인 암문이 있다. 성내의 필요한 물자를 운반하고 적에게 포위당했을 때는 적의 눈에 띄지 않게 구원요청을 하는 역할을 한다. 남한산성에는 무려 16개의 암문이 숨어 있다. 청운대 부근의 암문의 이름은 '청풍암문'이다. 성밖을 나가면 북한산의 청량한 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헝겊을 이어만든 것 처럼 보인다. 성벽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성벽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서로 이를 맞추어 아주 단단하게 고정시켰다.
자연석을 원형으로 깍아 서로 조여지게 만들었다.
조선초기와 중기의 석축 쌓기의 모습을 비교해볼 수 있다. 웅장한 북한산이 한양을 지켜내고 있다. 서울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산과 관악산이 마주 바라보고 있다. 북한산과 관악산이 서울을 받쳐주는 조산이 되고 동쪽으로는 우리동네 용마산(아차산), 서쪽으로는 행주산성이 있는 덕양산이 있어 이 4산을 서울의 외사산이라고 한다.
성벽을 따라가는 코스...이중철조망이 수도를 지키고 있다.
청운대는 전망포인트로 그만이다. 청운대를 기준으로 경복궁, 광화문, 숭례문까지 자로 그은 듯 일직선을 하고 있다.
이 돌표식이 어떤 의미인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일종의 공사실명제다. 조선팔도에서 인력을 동원해 성곽을 쌓았기에 보수가 필요하면 이름을 보고 공사책임자를 불러 들였다고 한다.
청운대에서 백운산까지는 급격한 오르막이다.
저멀리 툭 튀어난 곡장이 보이고 북한산이 아른거린다.
드디어 정상인 백악산이다. 이곳만은 군인이 두명이나 지키고 있다. 오줌 누겠다고 청와대쪽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고 군인이 기겁을 한다. 과연 70~80년대에 백악산에 올라와 감히 그곳을 향해 오줌을 누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경복궁은 물론 청와대의 진산인 북악산으로 더 알려져 있다. 서울을 품고 있는 진산이다. 동쪽으로 길게 이어져 좌청룡 타락산이 되고 서쪽으로는 인왕산이 된다. 맞은편에 남산이 부드럽게 엎드려 있어 안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백악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남으로, 인왕산에서는 동으로, 남산에서 발원한 물은 북으로 흘러 서울한복판에서 물을 받아 들이니 이것이 바로 청계천이고, 동쪽으로 흘러 중랑천과 합류하고 한강을 만나면서 남산을 기준으로 서울을 태극모양처럼 휘감아 돌아가니 서울이 명당중에 명당이 아닐 수 없고 한강의 기적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경복궁에서 바라본 백악산. 뒷편에 산성이 지나가는 줄은 그동안 몰랐다.
백악산에서 바라본 인왕산. 다음 도전할 곳이 바로 저곳이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한번 감상하고 둘러봐야겠다.
백악마루에서 창의문까지는 급격한 경사 계단이 이어진다. 그래서 창의문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와룡공원에서 시작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중간에 돌고래 쉼터가 자리잡고 있는데 근처 바위가 돌고래를 닮았다고 하는데 찾지 못했다.
그 아래가 바로 창의문이며 표찰을 반납할 안내소가 자리한 곳이다. 서대문과 북대문 사이의 북소문으로 창의(彰義)란 '올바른 것을 드러나게 하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창의문과 숙정문은 경복궁의 양팔과 같으므로 길을 내어 지맥을 사하게 해서는 안된다'라는 풍수학자의 건의를 받아 둘여 두 문을 닫고 소나무를 심어 통행을 금지하였다고 한다. 빗물이 흘러내리도록 문루 바깥으로 설치된 누혈 장식은 연잎모양으로 맵시있게 조각되어 있다.
홍예 맨위에는 봉황 한쌍이 새겨져 있다. 속설에 의하면 이는 닭모양을 그린 것으로 창의문 밖 지형이 지네처럼 생겼으므로 지네의 천적인 닭을 그려 넣은 것이라고 한다.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에서 바라본 북악산 성벽. 멀리 서울타워가 보인다.
북악스카이 웨이 팔각정
북악스카이웨이에서 본 서울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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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리산 자락에 앉아서 서울성곽 구경 잘했습니다.
저도 난생처음 서울성곽을보는데요 역사공부도되고 감사합니다 동쪽끝 강원도 삼척에서
고생하셨네요... 덕분에 서울을 다시 보게되었습니다.
시간 되는대로 한번 걸어야 겠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서울 성곽 18.2km 라면 오십리 길인데...만리장성 탐하고 걸을 것 없이 이 성벽길을 걸어봄이 어떨까요
가야겠습니다! 코스를 잘~ 살펴봐야겠어요
새해 첫날 서울성곽 광희문에서 출발하여 동대문까지 한 바퀴 돌았습니다. 남산, 인왕산, 북악산, 낙산까지 4개의 산을 하루에 오르내리느라 힘 좀 뺐습니다. 곳곳의 유실된 성곽과 돈의문, 숭례문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답니다. 역시 사진이 예술입니다. 저희 사진과는 비교가 안되는군요.^^
서울에 살면서도 이런성곽을 .............대장님 덕분에 사진으로나마 잘보구 시간내 한번 가봐야겠다고 맘 먹었습니다고맙습니다
언제 여유를 갖고 성곽을 둘러볼 수 있을는지 요원합니다만 잘 기억해 두겠습니다. 멋있는 사진과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덕분에 구경 잘~~ 했습니다.
아픈 우리의 역사의 한페이지를 봅니다. 나라가 썩으면 문화재도 제대로 관리 못하는 우매한 정권일 수 밖에 없지요.
잘 보았습니다. 동대문 운동장 밑에서도 서울성곽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하든데... 역사의흔적을 이렇게보니 그저 사람의삶이 무상합니다.
성곽을 쌓다. 지키다 가신 조상님들이 현세를 바라보며 어찌생각하실까..? 발전된도시도 좋지만 살아있는 문화재가 우리의 국력이아닌가 생각되네요 새해에 좋은 곳 좋은 소재의 안내 감사합니다 ㅎ
좋은 자료 정말 잘 감상했습니다.
서울에 살면서 말로만 듣던 성곽을 대장님덕분에 잘보고 공부하였습니다 대장님의 발자취를 따라 저도 가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운이 함께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방학으로 아이들과 무엇을 할까? 고민했는데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자료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이번 겨울에는 꼭 한번 걸어보아야 겠습니다.
서울성곽을 돌다보면 아름다운 서울의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와 새삼 서울시민으로써 각별함을 느낍니다. 계절마다 가봐도 좋은 성곽순례..대장님의 멋진 사진으로 다시보니 더 좋습니다.
가보구 싶었던 곳인데 자세히 안내해 주셔서 고맙습니다~~ㅎ
소개해 주셔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시간을 내서 한 번 가볼 생각입니다.늘 건강하ㅔ요.^^
이번주에 가보려고요.^^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