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4월5일(목) / D+1일차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선잠을 자고 눈이 퀭~한 상태로 아침에 잠을 깼다. 한방을 같이 쓰던 분들도 일찍들 일어 나서 부스럭거리기 시작했고 아침 6시에 기상을 알리는 선내 방송이 있어서 덩달아 일어 났다. 배 밖을 보니 날씨가 너무 좋다.
그런데 배는 바다 위에서 달리지 않고 정박 해 있는 것이 아닌가. 아직 시모노세키 항 앞은 아닌데…. 그럼 여긴 어딘가? 저기 멀리에 항구가 보인다. 이상 해서 불어 보니 배는 진작에 항구 근처까지 왔는데 세관의 담당자들의 아침 출근 시간이 있으므로 8시가 되어야 배에서 내려 입국 신고를 할 수 있어서 배는 항구 근처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는 거란다. 우선 휴대폰을 국제로밍으로 일본지역에서 통화가 가능하게 조치를 해 놓고 세면 준비를 했다.
7시에 조식이 있을 예정이라 룸메이트 4명이서 모두 선내의 대목욕탕으로 가서 샤워도 하고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하고 3층 식당으로 가서 맛있게 차려 준 아침 식사를 깔끔하게 해 치우고 하선 할 준비를 각자 분주히 한 후에 드디어 일본 땅을 바이크와 함께 밟으러 내려 가게 되었다.
정확히 8시에 승객들의 하선을 시작으로 우리도 바이크와 함께 일본 입국 신고를 시작 했다. 근데 먼저 화물실에서 바이크를 모두 풀어서 타고 배 밖으로 나와, 입국 통관 검사장으로 가서 바이크 한대 한대의 검사를 한 후에(참고로 우리가 부산에서 이륜차량 출국 신고를 할 때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바이크 차량번호판 위에 영문으로 다시 만든 번호판을 부착 해서 가지고 와서 정확히 바이크 숫자와 차대번호를 확인 하고 출국 했고 일본에 도착 해서는 영문으로 된 차량번호판을 가지고 움직였다)
여기서 바이크 통관을 하는데 다소 시간이 많이 지체 되고 지루한 시간을 보냈지만 세관통관 중에 한 여성통관 담당자가 하도 우리 바이크들을 흥미 있게 쳐다 보면서 관심을 보이길래 얘기를 좀 붙여 봤더니 25세 정도 된 이 아가씨도 자기 자신이 날씨가 오늘처럼 좋으면 바이크를 타고 출근을 한다는게 아닌가? ㅋㅋㅋ 아가씨 바이크 기종은 뭔데여? 하고 물었더니 옆에 주차 해 놓은 자기 바이크가 있는 곳으로 가서 자랑스럽게 자기 바이크를 보여 주었다.
스즈키 Interduder 800CC 아메리컨 타입이다. 햐~ 이 아기씨 멋진데? 하는 생각에 이것 저것 좀 물어 봤는데 바이크 애찬이 보통이 아니다. 이쁘고 다소 갸날퍼 보이는 아가씨가 타기엔 좀 버거운 대형이 아니가 생각 했는데 아가씨 세관원은 천만의 말씀이란다.
그래서 몇몇 다른 한국 호그 멤버들도 불러서 같이 얘기를 나누고 친교를 가졌다.
그러는 가운데 10시경에 통관이 완료 되고, 바이크를 밖으로 내다 놓고 우린 또 개인 통관 절차를 밟고 난 후에 전체 인원들이 바이크와 함께 세관 밖의 바로 옆 건물의 주차장까지 가서, 후쿠오카 챕터의 환영 팀이 모여 있는 곳에 다시 모여서 간단한 환영식을 했다.
후쿠오카 챕터의 니시모토 사장이 대표로 환영 인사도 했고 제일교포 젊은 아가씨가 통역을 했다. 김종인 회장과 다른 임원들도 꽃다발도 받고 인사말도 했다. 모두 즐겁고 상기된 얼굴이었다. 나도 물론 그들 중의 한 명이라 별반 다름이 없었지만 너무 기분이 좋아, 좋은 날씨 만큼이나 나의 마음도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후쿠오카 쳅터의 회원들이 사전에 미리 준해 놓은 이동거리, 이동방향, 이동시간 등 상세하게 준비 해서 꼼꼼히 적어 놓은 지도를 보니 그분들이 얼마나 준비를 철저히 해 놓았는지 알 수가 있었다.
드디어 바이크의 시동이 걸리고 우루루쾅쾅 투탕탕 ~ 하며 한 대씩 주차장을 빠져 나가기 시작 했다. 후쿠오카 쳅터의 바이크가 선두를 서고 뒤에 리어도 그분들이 맡아서 따라 왔다.우린 세개 조로 나누어서 각 조별로 후쿠오카 팀과 함께 움직이도록 미리 지시를 받았고 일본에서의 좌측 통행 첫 투어가 이제 막 시작 되었다. 날씨도 너무 좋고 공기도 맑고 햇살이 눈부시다.
10시30분 주차장을 출발한 바이크 부대는 곧 고속도로로 올라 섰다. 오잉? 역시나 좌측 통행이 생소한 우리로는 뭔가 좀 감이 이상 했다. 그러나 일본 팀들이 유도 하는대로 잘 따라 갔다. 고속도로의 길이 참 깨끗하다.
소위 우리나라에 무지 많은 도로 땜빵 한 자국이 전혀 안 보인다. 그야말로 깨끗한 고속도로다. 조금 가니 유료 고속도로 톨게이트가 나와서 바이크 수를 꼼꼼히 세고 나서 요금을 받고 한대씩 통과 하게 해 주는 일본 아저씨들… 참 답답하게 일을 하는 것 같았는데 일은 분명하게 하는 것 같았다.
원칙대로 하고 유도리가 없는 그런 방법 있잖아요 왜. ㅋㅋㅋ 속으로 좀 웃긴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잘 참고 따라 갔다. 근데 이놈의 일본 고속도로는 길은 좋은데 왜 그렇게 돈을 내는 톨게이트가 많은지…. 좀 달린다 싶으면 또 돈 내고 또 좀 간다 싶으면 돈 내고… 몇 번을 그런 식으로 반복하며 달리다가 고속도로에서 나와서 13시경에 타이헤이락구(太平樂)라는 식당 앞의 넓은 주차장에 바이크를 잘 정열 해 놓고 점심 식사를 했다. 일본식 돈까스 정식으로 모두가 맛있게 일본에서의 첫 점심을 해 치웠다.
우리가 이동 하는 동안 텐덤으로 왔지만 바이크가 좀 불편 한 분들과 바이크는 안타고 같이 여행 삼아 가족이 함께 온 분들, 그리고 가이드 3명은 20인승 정도의 중형버스로 계속 따라 왔고 할리 후쿠오카 딜러가 제공한 정비차도 정비 기술자를 태우고 계속 따라 왔다.
근데 날씨는 무지 좋았는데 고속도로로 120~130Km정도로 냅다 달리니 아직은 날씨가 좀 쌀쌀해서 식사 후에 모두들 바이크 복장을 조금 더 따뜻하게 보강하고 다시 14시에 출발 해서 우리는 일본에서도 온천으로 유명한 벳부 온천으로 다시 바이크를 몰았다.
목적지 벳부항 근처로 와서 천연지옥온천 같은 관광지를 잠시 들러 시간을 보내고 오늘의 목적지인 벳부로얄호텔로 가기 전에 바이크에 가솔린을 만땅(?)씩 넣고 호텔 주차장으로 들어 가서 정열을 잘 해 놓고 4시쯤에 호텔 체크인을 했다. 몇 년 전에 집사람 이슬이와 큐슈 지역 온천 관광을 여행사 투어로 따라 온 적이 있는데 그때 묵었던 바로 그 호텔이었다.
벳부에서는 가장 좋은 호텔인걸로 알고 있는데 2명씩 한방을 쓰도록 방 배정을 받고 보니 김종찬씨라고 용인에 사는 우리 동부할리의 카페회원 이시란다.
정회원은 아니라 나는 잘 몰랐는데 우리카페에 들어 와서 글들도 보시고 우리 동부의 움직임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이것 저것 서로 맞추어 보다가 경상도 김천 출신이고 울트라를 타는데 법인 명의로 되어 있는 바이크라 해외 반출이 안되어 후쿠오카에 도착해서 미리 부탁한 렌트 바이크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같이 온 회원 중에 렌트를 한 사람이 2명 있다는 얘기도 해 주었다.
얘기를 하다가 5시경에 일본식 유카다를 입고 호텔의 대온천탕으로 갔다. 노천온천도 있고 대욕탕 안에는 넓은 욕조도 있어서 오늘 첫 일본 투어에서 조금 피곤해진 몸을 풀기 위해 남녀 회원들 갈라서 온천욕을 하고 6시에 호텔 2층 식당에서 부페로 저녁 식사를 맛있게 했다.
식사 후에 방으로 올라 오는데 장원기 집행위원장이 주축이 되어 남자 가이드와 몇몇 회원들이 같이 벳부 시내로 나가서 술이나 한잔 하자고 제의를 하셨다. 오우케이 !! 그러지요 하고 방으로 들어 와서 김종찬 씨와 같이 외출 준비를 간단히 하고 8시30분에 우리 할리부대를 따라 오던 버스 기사 아저씨에게 약간의 팁을 주고 벳부 시내로 우리를 데려다 달라고 요청 했더니 잘 따라 주었다.
시내로 나가서 첫번째 스낙꾸(일본식의 위스키를 마시는 아주 좁은 빠 같은 술집)에 여주인과 아가씨 한명이 서빙을 하는데 우리가 팁을 받아야 할 정도라 한잔씩만 하고 다른 곳으로 옮겼다. 두번째 새로 간 곳은 마돈나라는 이름의 스낙꾸 였는데, 노래도 부르고 잘 놀다 왔고 아주 건전하게 노는 장소로 사실 별다른 재미(?)는 없었다. ㅋㅋㅋ
11시30분경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 와서 일본에서의 첫날 밤을 아주 넓고 조용한 벳부의 호텔 방에서 시작 하였다. 내일은 아소산을 넘어 나가사키를 거쳐 하우스덴보스까지 가는 300Km 정도의 긴 투어가 있어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충분히 긴장을 풀고 따뜻한 차도 한잔 하고 누워서 잠을 청했다. 어제 밤에 배위에서 못 잔 잠을 오늘은 호텔 방에서 편안히 푹 좀 자리라…..
6:00 기상 à 7:00 선상 조식 à 8:00 배에서 내림 à 9:00 일본 입국절차 통관 à
10:00 통관 완료 à 10:30 시모노세키 도착 환영식 및 출발 à 13:00 태평락에서 중식
14:00 중식 후 출발 à 16:00 벳부 토착 및 호텔 체크인 그리고 온천욕 à 18:00 석식
à 20:30 벳부 시내로 음주 출장 à 23:30 호텔로 돌아옴 à 24:00 취침
첫댓글 한강수님 감사해요, 이렇게 하니 더욱 보기가 좋고 이해가 잘 되는군요 ㅋㅋㅋ 나도 이렇게 하려고 했는데 혼자서 아무리 용을 써 봐도 이렇게 올리는 방법을 몰라서 구식으로 글만 뎁다 올렸는데... 제가 올린 글만 읽기도 하고 이렇게 편집을 해서 사진과 함께 보는것도 참 좋군요
통관담당하는 아가씨 전화번호는 문자로 보내주세요^^ 여름에 가면 찾아보게요.ㅎㅎㅎ 한강수형님도 고생 많으십니다.
너~이런멘트 함부로 해도 고생 안 하겠냐 ㅋㅋㅋ 뭐 전화번호를 달라고
바비도 한살더먹더니 눈높이 무지약해졋구나?????????ㅋㅋㅋ
갈수록 약해져어
사진없는데 왜 눈높이가 낮아졌다고.....?? 찬미형님이 이쁘장 하다 그러시잖아요.. 이쁘고 갸날퍼보이고~~~ ^^*
바비야 띠 동갑과 뭘 어떻게 해볼려고 그러니...
역시 사진하고 보니까 넘 좋아요~~~찬미님 후기 올리시느라 대단히 수고하십니다. 잘 읽었습니다.
용인에 김종찬님은 지난 3.1절 투어때 동부에 오셔서 인사를 나눴던 동부할리회원 이십니다
또 바다네 바다는 언제 보아도 좋습니다 찬미님도 언제나 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