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광고를 보면 아스팔트 도로에 파이프를 꽂아 경유를 뽑는 장면이 나옵니다. 가족이 여행 중에 기름이 떨어져 차가 갑자기 서죠. 그런데 아빠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바로 아스팔트에 호스를 연결하니 경유가 뽑아져 나오니까요.
이 광고의 요지는 아스팔트에서 경유를 추출한다는 것입니다. 광고를 볼 때마다 놀랍지만 의문도 생깁니다. '정말 아스팔트에서 경유를 뽑아낼 수 있는 것인가?' 광고 측면에서 다소 과장되긴 했지만 실제 가능한 기술이라고 해요. 원유에서 휘발유, 나프타, 경유, 등유를 걸러내고 남은 찌꺼기(아스팔트유)에서 다시 원유를 생산하는 고도화설비가 있기 때문이죠.
전력 공사에 순환골재 썼더니…123억 예산절감 효과 녹색성장이 미래의 부를 창출하는 키워드가 되면서 기업들이 앞 다퉈 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면서도 자연을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는 건 공공 부문도 최우선 과제죠.
한국전력은 송·배전 전력구 공사에 연간 15t 덤프트럭 4,000대 분량의 천연 모래를 사용하던 것을 최근 건설폐기물로 만든 ‘순환골재’를 사용한 뒤로 123억 원의 예산을 절약하고 있는데요. 국토 곳곳에 버려지거나 성토재로 쓰이던 순환골재가 벽돌이나 재생아스콘 등 고품질 제품으로 다시 만들어져 천연골재를 대체하게 된 것이죠.
일부 지자체는 폐기물에서 걸러낸 가연물을 신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데요. 폐플라스틱, 생활폐기물, 폐타이어, 폐목재 등이 고형연료(RDF)제품으로 재탄생하는 것입니다.
현재 대구광역시 등 지자체 7곳에서 유기성폐자원 바이오 가스회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전국에서 연간 18만8457톤(2010년 10월 기준)의 고형연료제품이 생산되는 만큼, 내년 시행되는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가 도입되면 고형연료제품 사용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고형연료로 얻는 에너지 생산 효과 무려 6배 <원주시(왼쪽)와 수도권 매립장(오른쪽)에서 만든 고형화 연료. 1kg당 발열량을 값으로 환산하면 각각 12만 원, 17만 원 정도의 가치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수도권매립지에 아시아 최초로 생활쓰레기에서 고형연료를 제조하는 ‘가연성폐기물 고형연료화시설’이 준공돼 화제가 됐는데요. 이 시설은 땅에 묻던 생활 쓰레기를 선별해 고형연료 에너지로 바꿔주는 시설이죠.
고형연료는 발열량 4800㎉/㎏ 이상(최대 6040㎉/㎏)으로 무연탄 발열량(4800㎉/㎏ ~ 4999㎉/㎏)에 버금가는 가치를 갖고 있어, 산업용 보일러나 화력발전소 등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을 것입니다.
이곳에서는 하루 평균 약 200t의 폐기물을 선별해 건조와 성형 등의 공정을 거치는데요. 고형연료화에 약 39Gcal의 에너지(LNG)가 필요한데 비해, 고형연료 생산으로 얻는 에너지는 약 248Gcal로 6배 이상의 에너지 생산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고형연료는 1t당 가격이 3만 2000원으로 무연탄의 4분의 1이에요. 같은 값으로 4배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으니 재생에너지의 최강급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고형연료 어떻게 생산되는 걸까? 환경부 공무원에게 물어보니매년 생산된 고형연료는 약 3만 7000배럴의 원유수입 대체효과로 약 34억 원을 아낄 수 있다고 해요. 폐기물 매립비용을 줄이고 매립가스 등 2차 오염을 방지해 친환경적 재생에너지로 환영받겠지요.
그럼 가연성폐기물 고형연료화시설에서 고형연료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환경부 양경연 사무관에게 들어볼까요?
<환경부 양경연 환경사무관>
가연성폐기물 고형연료화시설은 어떤 곳인가요?예전엔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긴 쓰레기는 소각되거나 매립됐습니다. 하지만 매립지의 한계 등으로 최근 폐기물들 중 종이, 비닐 등을 추출해 화학연료를 대체하는 기술이 확대됐죠.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본격화됐고, 현재 원주, 인천 등 전국 19곳에서 고형연료화시설을 설치했거나 설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연성폐기물 고형연료화시설은 어떤 곳인가요?
예전엔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긴 쓰레기는 소각되거나 매립됐습니다. 하지만 매립지의 한계 등으로 최근 폐기물들 중 종이, 비닐 등을 추출해 화학연료를 대체하는 기술이 확대됐죠.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본격화됐고, 현재 원주, 인천 등 전국 19곳에서 고형연료화시설을 설치했거나 설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형연료가 화석연료를 완전히 대체하는 건가요?
완전히 바뀐다는 개념보다는 대체 가능하다는 것이 정확하겠습니다. 기술적으로 석탄이나 석유, LNG와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죠. 만약 원유를 100% 대체한다고 가정하면 200톤을 처리할 때 약 34억 원의 절감 효과가 있는데요. 여기에 각종 매립처리비용과 환경오염을 막는 효과를 합치면 그 가치는 더 커지겠죠.
고형연료를 사용하는 곳은 주로 어디인가요?
제지회사나 화력발전소 등에서 주로 씁니다. 원주시 매립장은 청소 냉·난방 연료를 100% 대체하고 있죠. 폐기물을 선별하는 방식에 따라 추출되는 연료가 조금씩 다른데요. 원주시 매립장은 1kg당 4400kcal, 수도권매립장은 1kg당 5000~6000kcal의 발열량으로 각각 12만 원, 17만 원의 가치를 갖습니다.
아시아 최초의 환경에너지 종합타운이라는 의미는요?
그동안 혐오시설로 인식되던 쓰레기매립장을 친환경 문화단지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매립시설은 예전보다 기술력이 좋아져 훨씬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시설로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죠.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고효율에 발열량이 높은 에너지 추출기술을 개발해 안정화단계에 들어섰죠. 우리나라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아시아 최대, 최초의 시설인 만큼, 레포츠와 생태공원이 접목된 관광명소로 녹색유전의 전진기지를 만들 계획입니다.
올해 시설운영 계획은요?
현재 전국에 19개 고형연료화시설과 10여 개 바이오매스 시설이 운영 중인데요. 올해는 충북 제천에 시설이 완공되고, 부산, 경기 가평, 전북 무주군에서 착공합니다. 정부도 이 시설에 일정 부분 지원을 해주는 등 고형연료화시설에 관심이 많죠. 수도권매립장은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시설을 설치할 계획인데요. 현재 타당성 조사 중으로 분리수거가 잘 되는지에 따라 비용과 효용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고형연료가 신재생 에너지의 화두인 만큼 국민 여러분도 분리수거에 협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정책공감|
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