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12시가 넘어서 끝난 프로당구 챔피언전 웰컴저축은행과 블루원리조트의 마지막 6차전 경기는 땀을 지게하는 그야말로 예측불허의 명승부였습니다.
현재까지의 챔피언전 스코어는 당구리그 전후기 합해 1위였던 웰컴저축은행이 1승의 어드벤터지를 갖고 시작했지만 2승뿐이어서 전체 게임 스코어는 3:3이었고 어제 밤 경기가 마지막 경기였습니다.
1게임마다 6세트를 해서 승부가 나지않을 때는 7세트는 승부치기를 해서 승부를 결정합니다. 다섯 게임중에 2번의 승부치기가 있었는데 블루원리조트에서 2번 모두 이겼기 때문에 웰컴저축은행에서는 이번 6차전에서는 승부치기로 들어가기 전에 4번의 세트를 먼저 따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두 팀은 역시 막상막하의 경기력으로 이기고 지고 하다가 웰컴저축은행이 3세트, 블루원리조트가 2세트를 얻은 상태에서 6세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만약에 6세트를 블루원리조트가 이긴다면 7세트는 승부치기가 되어 블루원리조트가 챔피언전의 우승 타이틀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웰컴저축은행에서 마지막 주자로 대전 출신의 가장 나이어린 26세의 한지승 선수가 나왔고, 블루원리조트는 주장인 노련한 엄상필 선수가 나왔습니다. 아직 경험이 많지않은 한지승 선수는 계속 실수가 나왔고 스코어는 5:2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엄상필 선수도 긴장감으로 점수 차이를 더 벌리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한지승 선수 차례에서 운명의 원뱅크 샷(우리가 당구장에서 보통 투가락이라고 부르는) 찬스가 왔습니다. 원뱅크 샷을 성공하면 2점을 획득하게 되므로 역전의 찬스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벤치타임(팀원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작전타임)까지 사용하면서 신중하게 한지승 선수는 원뱅크 샷을 하였지만 하자마자 키스가 나와 실패로 돌아간 것처럼 보여 한지승 선수는 자기자리로 뒤돌아서 갔습니다. 그런데 흰공과 키스가 났던 빨간 공과 한지승 선수의 수구인 노란공이 반대쪽으로 떼굴떼굴 굴러가더니 두공이 만나 2점을 얻는 깜짝 놀랄만한 행운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한지승선수는 기쁘기 보다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다음 샷을 하게되었는데, 이런 예기치 못한 행운에 힘을 얻었는지 샷을 연속 성공하여 8점을 얻은 후, 다음 차례의 샷에서도 1점을 더 얻어 6세트를 승리할 수 있었고, 웰컴저축은행은 프로당구 팀리그 챔피언전의 우승 타이틀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같은 팀원인 차유람선수와 김예은 선수는 짜릿한 우승때문인지 눈물을 흘렀고, 한동안 웰뱅팀의 선수들은 펄쩍펄쩍 뛰면서 환호했었습니다.
우리가 당구를 칠 때에도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렇게 도와주는 샷이 나올 때 이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경기도 다시는 나오지 않을 행운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짜릿한 경기를 봐서 정말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