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즐리스 09~10 시즌 리뷰(2)

[슈케르9]

드래프트를 끝낸 그리즐리스의 다음 과제는 09~10시즌을 위한 로스터 정리 및 보완이었습니다.

08~09시즌 후 그리즐리스 로스터를 잠시 살펴보면...

마이크 콘리 - OJ 마요 - 루디 게이 - 더렐 아써 - 마크 가솔
마르코 야리치 - 그렉 버크너 - 퀸튼 로스 - 하킴 워릭 - 다르코 밀리시치
아도날 포일 - 크리스 밈 - 마이크 윌크스 - 하메드 하다디

이 중, 윌크스와 포일, 밈은 1 경기도 뛰지 않고 방출 혹은 이름만 올려놓은 선수들 이었고 전부다 계약이 만료되는 선수들이었습니다. 당연히 시즌 종료와 함께 그리즐리스에서 나가는 일은 수순이었죠. 이 외에 그랙 버크너는 계약이 2년 더 남은 상황이었지만 팀이 1M만 지불하면 잔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옵션이 있는 상태였었습니다. 해서 버크너도 당연히 1M주고 방출할 거라 예상은 했지만, 좀 더 두고있다가 나중에 요긴하게 써 먹긴합니다. 로스는... 팀에 부족한 경험이란 측면을 염두해서 영입을 한 베테랑 선수였고, 실제 08~09시즌 활약이 나쁜 것 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장기적으로 함께 할 선수도 애초에 아니었죠.

결국 이놈 저놈... 잔가지(?)들 다 치고 나니 남는 선수는 주전 5명에 세컨 유닛인 마르코 야리치(이 선수야 몸값에 비해 활약이 저조한 선수이니 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지막까지 로스터에 남게 되었습니다), 하킴 워릭과 다르코 밀리시치, 하메드 하다디 뿐이었습니다. 이미 그리즐리스는 드래프트에서 루키 3명을 보강한 상태였죠. 이제부터 로스터의 개편이 이루어지기 시작합니다.

드래프트 전 날... 괴상한 루머가 흘러나옵니다. 바로 뉴욕 닉스와 다르코 밀리시치를 두고 트레이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루머였죠. 당시 2픽으로 타빗?? 의혹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팀에 그나마 있는 벤치 센터를 트레이드 한다는 루머까지 나오니 타빗의 픽은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리고 드래프트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뉴욕과 트레이드가 이뤄집니다. 퀜튼 리차드슨과 다르코 밀리시치의 맞교환이었죠. 사실 밀리시치는 시즌 중반까지만해도 마크 가솔의 경험 미숙을 어느 정도 매꿔주며 그리즐리스 인사이드에 힘이 되어 주던 존재였으나 시즌 중반 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6주간 결장하는 바람에 폼도 떨어지고 프론트진의 신뢰도 잃어버리게 된 상황이었죠. 개인적으로 참 아쉬웠던 선수였는데, 그 손가락 부상 당하기 전 까지만 해도 마크 가솔을 벤치로 밀어내고 주전 출장하면서 더블 더블 가까운 활약을 꾸준히 해 주던 상황이었습니다. 헌데 홀린스 감독은 정말로 밀리시치를 안좋아한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부상 이후엔 응당 나서야 할 타이밍에도 벤치에만 같은 고국 동포(?)인 야리치와 함께 멀뚱멀뚱 경기장만 쳐다봐야 했었습니다.

그리즐리스 벤치에서 썩기만 했던 당신....

결국 프론트진에게서 천대받던 밀리시치는 뉴욕으로 가서 새 계약을 이끌어 내기 위한 마지막 시즌을 맞이하게 됩니다. 반면 그리즐리스는 팀이 그토록 바라던 외곽슈터, 그것도 경험있는 베테랑 선수를 받게 되어서 한층 벤치를 강화했다는 평을 얻게 되었습니다. 밀리시치나 Q맨이나 만기계약자들이니 서로의 재정상황에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니었고요. 드래프트에선 수비와 높이를 보강, 뒤 이은 트레이드에서 경험과 외곽슛 보강... 루키 3인방과의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GM인 크리스 월레스는 드래프트와 그에 이은 Q맨 영입을 두고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냈었습니다.

이제 문제는 최고의 이슈가 되고 있는 PF자리를 매우는 것이었습니다. 애초의 희망사항 시나리오는 드래프트에서 1픽 먹어서 블레이크 그리핀을 빈 자리에 끼워 넣기였지만, 이건 픽 추첨과 함께 물거품이 되었기 때문에, 사실 그리즐리스는 2픽으로 누굴 간택하느냐보단 주전 4번 자리를 어떻게 매꿀 것인가에 더 초점을 맞춰왔었습니다. 일단 08~09 시즌, 그리즐리스는 루키인 더렐 아써를 주전으로 내세우고 하킴 워릭을 벤치 에이스로 돌리는 로스터 운영법을 썼었습니다. 아써가 워릭에 비해 수비에서의 전투적 마인드가 더 돋보여서였죠. 오히려 워릭은 벤치출전하면서 벤치 타임만 되었다하면 무너지는 그리즐리스 전력을 잘 매꿔주었었습니다. 허나 아써의 성장이 생각보다 더디고, 부상을 자주 당한다면 위험이 있는데다 당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어하는 그리즐리스 프론트진들에게는 주전 4번으로썬 함량 미달이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뭐가 되었든 그리즐리스 프론트진은 주전 4번 자리를 검증된 선수로 채울 계획을 세웠던 겁니다. 당시 4번 자리에서 그리즐리스가 노릴만한 선수는 있었습니다. 유타에서 옵트 아웃을 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카를로스 부저, 마찬가지 뉴욕에서 재계약을 가지고 지지부진하던 데이빗 리, 유타에서 RFA로 풀리는 폴 밀샙... 셀러리 여유가 상당히 있었던 그리즐리스로썬 그 어느 선택도 나쁠 게 없었습니다. 세 선수 모두가 그리즐리스의 취약점인 리바운드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들이었으니까요.

MOST WANTED!!!

하지만 이 중 카를로스 부저의 거취는 시간이 지나도 결말이 날 줄을 몰랐고, 무엇보다 영건들로 팀을 채워나가려는 그리즐리스 로스터 운영방향과는 약간 맞지 않게 나이도 있었습니다. 리도 나이가 적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심하게 차이나는 수준은 아니었고, 그리즐리스 측에서 1년 전, 뉴욕과 픽을 가지고 트레이드를 논했던 적이 있었을만큼 노렸었던 선수였습니다. 밀샙은 사실 그리즐리스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옵션이었죠. 나이도 그리즐리스 주축 선수들과 비슷했고, 10M 안쪽으로 붙잡을 수 있는데다 팀이 필요로 하는 수비와 리바운드.. 거기에 좋은 공격력까지 갖춘 선수였으니 말입니다.

 

허나 밀샙은 시장에 나서자마자 포틀랜드 측에서 접근을 해 옵니다. 그리고 당시 말썽이 있었던 케빈 프리처드의 독소조항이 포함된 오퍼까지 날라갔죠. 유타는 힘든 자금 상황을 감내하고서라도 이 오퍼를 매치시켰고요. 그리즐리스의 희망사항인 밀샙은 이렇게 포틀과 유타의 오퍼 공방 한 방으로 금액 고려조차 해 보지 못한 채 유타에 남게 되었습니다. 결국 GM인 크리스 월래스는 남은 최후의 옵션이 데이빗 리에 협상을 시도해 봅니다. 당시 리는 10M이 넘는 장기 계약을 원했었기에 쉽지는 않았겠지만, 원 소속팀인 뉴욕 닉스에선 절대 장기계약을 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던 터라 아주 어려운 상황도 아니었었습니다.

일단 이들을 FA로 영입하기 위해선 셀러리 여유를 최대한 확보해야 했습니다. 그리즐리스가 물론 당시 셀러리 여유분으로 치면 리그 최 상위였지만, 그렇다고해서 남는 셀러리 여유를 한 선수에게 집중 포화시키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팀 로스터를 지니고 있었기에 어떻게 해서든 셀러리 여유 확보는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셀러리 여유 확보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었죠. 하나는 부분 개런티 계약이 되어있는 그랙 버크너에게 1M만 찔러주고 내 보내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간 팀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 줘왔던 하킴 워릭에 대한 QO오퍼 제안을 취소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즉 FA로 풀어버리는 것). 워릭은 이전시즌에도 벤치에서 쏠쏠한 활약을 해 줬고, 그리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재계약할 수 있는 선수였기에 대부분 사람들은 버크너를 내 보낼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만, 뜻밖에도 워릭을 내 치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하죠. 주전 4번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워릭과 아써... 둘 중 하나를 팀으로썬 선택해야 합니다. 둘 중 그 어느 선수도 제 3 유닛으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요. 해서 팀은 좀 더 장기적으로 키울 수 있는 아써를 남기기로 하고, 워릭의 셀러리를 비워버리기로 선택합니다. 결과론 적인 이야기가 되었지만, 아써가 시즌 초반에 장기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워릭을 내 보내면서 팀 로스터 운영은 상당히 꼬이게 되었죠. 부상을 그 누가 예상했을 수 있겠습니까만은... 워릭과의 결별은 조금은 성급한 선택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랬던 워릭이...

어쨌든 워릭은 떠났고, 정확한 금액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데이빗 리와 그리즐리스가 계약에 거의 합의했다는 루머가 나왔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날 바로 협상이 전면 중단되었다는 기사가 떴죠. 그리고 며칠 뒤 그리즐리스는 트레이드로 LA 클리퍼스에서 작 랜돌프를 얻어오게 됩니다. 클리퍼스엔 다르코 밀리시치의 댓가였던 리처드슨을 넘기고 셀러리 여유분을 합쳐서 2년 33M의 계약이 남은 작 랜돌프를 그리즐리스가 영입합니다. 그리고 이 랜돌프 영입은 철저히 구단주인 하이즐리가 진행을 시작해서 마무리까지 했고요. 데이빗 리와 계약 성사직전까지 갔다가 돌연 취소된 건 바로 하이즐리가 랜돌프를 영입하기로 결정을 했기에 곧바로 이어진 지령때문이었던 것이었습니다.

 

타빗 픽에 이어 또다시 현지 게시판은 술렁였습니다. 당시 랜돌프...하면 그야말로 팀캐미 부수는 암적인 존재라는 인식이 팽배했었죠. 아무리 20-10을 밥먹듯 찍는 엘리트 PF라지만, 그가 갔던 팀은 여지없이 팀 캐미가 흔들리고 팀 성적은 곤두박질 쳤기 때문입니다. 06~07시즌 23-11이라는 올스타급 시즌 스탯을 기록하고도 뛰지도 못하는 먹튀 가드(그것도 만기 계약도 아닌데 받아서 바이아웃까지 해야했던...)만 받으며 헐값에 팔아넘긴 포틀랜드만 보더라도 그가 팀에 끼치는 악영향은 너무나도 컸었습니다. '구단주가 팀 말아먹으려 한다'부터 '홀린스 감독은 악마를 영접하게 되었다'에 'OJ와 게이는 이제 랜돌프와 배틀 준비에 시즌을 보낼 것이다'라는 둥... 그리즐리스 프렌차이즈는 거의 끝났다는 탄식만이 흘러나왔습니다.

지난 번, 랜돌프 트레이드를 분석하면서 언급했던 내용이지만, 랜돌프 영입의 배경은 두 가지였습니다. 일단은 확고한 주전급 4번 확보(그것도 팀에 필요한 리바운드와 골밑 득점에 강점을 가진)와 이 선수를 단기계약으로만 쓸 수 있기 위함이죠. 단기계약을 노린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리즐리스 로스터가 대부분 루키 계약에 걸려있는 어린 선수들이고 이 선수들과의 재계약이 시작되면 팀 셀러리는 터져 나가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진 루키 계약에 따라 저렴한 가격에 이들을 쓸 수 있는 동안만이라도 효율성 좋은 선수를 높은 값을 치루고서라도 쓰고, 팀 성적을 올려보겠다는 계산이 하이즐리에겐 깔려있던 것이었죠. 그리고 이 랜돌프의 영입은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는 정 반대로 올해 최고의 트레이드로 평가받게 되었습니다(이번 편에서 굳이 밝힐 내용은 아니네요 그러고 보니...).

너네가 틀렸어~~~!

 

우여곡절 끝에 랜돌프를 얻은 그리즐리스는 베스트 5를 제대로 갖추게 되었고, 벤치라인 보강에 남은 여력을 쏟아 붇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세컨 유닛이라봤자 이번에 뽑은 루키 3인방이 전부였으니... 야리치는 오프 시즌부터 09~10 시즌에 야리치를 위한 자리는 없다고 공표함으로써 그는 더 이상 그리즐리스 유니폼을 입고 뛸 수가 없음을 팀에선 예고를 했었습니다. 이제 그리즐리스가 필요로 하는 자원은 벤치 PG, 벤치 득점원... 이렇게 둘이었습니다.

이 와중에 뜬금없는 트레이드가 터집니다. 물론 그리즐리스가 주가 아닌 끼어들기 게스트였지만... 달라스와 토론토, 올랜도 간 히도 및 메리언 트레이드를 두고 그리즐리스가 슬쩍 끼어든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남아도는 셀캡 여유로 셀러리 맞지 않아서 고생하고 있던 두 팀을 돕기 위함이었죠. 그 댓가는 하이즐리 두목의 주머니를 채우는 것이었고요. 여기서 희생된 선수가 바로 그랙 버크너.... 버크너는 매리언과 히도 트레이드에 있어 셀러리 규정에 맞추기 위한 하나의 퍼즐로 달라스로 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리즐리스는 제리 스택하우스를 받게 되죠. 이 선수는 곧바로 2M만 받고 방출되었고요. 그나마 얻은 게 있다면 토론토로부터 2016년 2라픽 하나 얻은 거? 헌데 이건 사실 이번 트레이드의 댓가라기보단 토론토 코치로 합류한 아이바로니 전 그리즐리스 감독의 봉급을 대 주는 일종의 소정의 댓가로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그 전 부터 아이바로니가 토론토에 합류했을 때 이 이야기는 나왔었으니까요.

전력 보강을 해야하는 팀이 참으로 뜬금없이 남의 거래에 셀러리 보조나 해 주고 앉아있고... 영입한 선수는 캐미 브레이커에, 드래프트에선 버스터 기운이 모락모락 묻어나는 선수를 2픽으로 뽑고... 그리즐리스 팬들의 기대치는 땅에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즐리스는 섬머리그를 맞이하게 됩니다.

섬머리그에 출전하는 선수... 2년 차, 루키들이죠. 이 중 OJ는 미국 국대 초청캠프 일정때문에 불참하게 됩니다. 그러면 참가하는 주요 선수로는 샘 영 - 드마레 캐럴 - 더렐 아써 - 하심 타빗이 되죠. 공교롭게도 이 네 선수는 모두 그리즐리스의 세컨 유닛들입니다. 즉 이번 섬머리그에서 그리즐리스 벤치 멤버들 간의 호흡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게 된 셈이죠. 그리고 공백인 1번 자리는 네츠 - 골스를 돌다가 FA시장에 나오게 된 마커스 윌리엄스로 채워넣게 됩니다.

섬머리그의 성적은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아무리 세컨 유닛들 간의 경기이고, 정규리그와는 전연 상관없는 이벤트 행사라는 평이 있지만, 그리즐리스는 이번 섬머리그에서 5전 전승을 거두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마커스 윌리엄스는 섬머리그계의 스티브 내쉬였고, 그리즐리스가 기대를 가지고 있는 세컨 유닛들은 허슬에 수비에 공격력까지 모두 나무랄 데 없는 모습을 보인 팔방미인들이었죠. 샌 안토니오와의 1점차 극적인 승부 빼고는 전부 10점차 이상으로 여유있는 승리를 가져갔었습니다. 덕분에 그리즐리스의 백업 PG는 마커스 윌리엄스로 낙점되었고, 섬머리그 후 곧바로 그와의 계약이 이루어 집니다. 세컨 유닛들의 성과 시험과 백업 PG획득이란 수확은 있었습니다만, 반대로 베일에 가려져있던 2픽 센터 하심 타빗의 기량도 제대로 확인해 볼 수 있던 무대였죠. 확실히 NBA에서 뛸 준비는 안되어 있다는 게 지배적이었습니다. 세컨 유닛들 간의 싸움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은 커녕 본연의 자리도 못찾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섬머리그 최고의 스타

어쨌든 세컨 유닛들의 젊음과 패기로 이끌어 낸 섬머리그의 성과는 09~10 시즌의 전망을 조금이나마 밝게 해 주었습니다. 주전들이 공격 지향적인 선수들인데 반해 후보 선수들이 수비와 허슬에 강점을 보이니... 이 둘의 조화를 잘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그리즐리스는 경기 48분 내내 안정적인 공수 전력을 갖출거란 생각이 있어서 였었습니다.

섬머리그가 끝난 후 한동안 잠잠했던 그리즐리스는 팀의 최후의 퍼즐 조각으로 벤치 에이스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드디어 09~10 프리 시즌을 맞이하게 됩니다. 프리시즌은 섬머리그와는 완전히 성격이 다르죠. 팀 전력을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이 팀이 지난 시즌에 비해 어떤 면이 나아졌다는 지, 오히려 더 부족해졌는지 파악해 볼 좋은 기회입니다. 그리즐리스는 새로 영입한 선수들과 오프 시즌에 유로 대회 참가로 팀을 이탈해 있던 마크 가솔까지 모두 불러들여서 풀 전력(?)으로 프리 시즌에 돌입합니다.

총 6경기를 치뤘고 결과는 2승 4패... 그 중 1승은 오클라호마가 전반에만 주전들 가동시키고 후반엔 모조리 빼는 바람에 이기게 된 반쪽짜리 승리였죠. 한마디로 섬머리그에서 보여줬던 장미빛 전망을 다시 의혹 속으로 빠뜨리는 성과였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가지는 눈에 띄는 게 있었고, 이것은 약간 오버해서 09~10시즌을 기대해도 좋다는 암시를 나타내 주었습니다.

바로 리바 마진이었죠. 그리즐리스는 그 전 시즌은 물론 08~09시즌 리바 마진이 리그 뒤에서 2등이었었습니다. 특히 오펜리바는 처참한 수준이었고... 그리즐리스의 전력 업그레이드를 위해선 리바운드를 더 잡아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멤피스 내 진리탐구가 되어버렸습니다. 헌데 이 리바운드 문제가 말끔히 해결... 아니 해결을 넘어 기대이상을 해 줬던 겁니다. 그리고 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 준 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었죠. 바로 주전 센터인 마크 가솔의 성장과 새로 들어온 작 랜돌프의 리바 명성 덕이었습니다. 둘이 한 코트에 설 때에는 언제나 '리바운드는 그리즐리스 것'이었고, 이들에게서 파생되는 리바에 이은 세컨 찬스 득점이나 외곽포 유도 등은 그간 그리즐리스 경기에선 찾아보기 힘든 낯선 광경들을 연출 시켰었습니다.

프리 시즌 총 6경기 중 그리즐리스가 리바운드에서 밀린 게임은 단 한 경기, 대괴수 하워드가 버티고 있던 올랜도 매직과의 경기였고, 그 경기는 프리 시즌 경기 중 최악의 졸전이 되었었습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리바 싸움에서 이기는 경우는 많지만, 반대로 리바 싸움에서'도' 지게 된다면 그 경기는 답이 없다는 점이었죠. 사실 리바운드가 강해진 것 외에는 그리즐리스가 크게 나아진 건 없었습니다. 오히려 벤치 득점원인 하킴 워릭이 빠지면서 주전과 벤치 간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되었고, 그나마 필요한 세컨 유닛인 더렐 아써마저 장기 부상을 끊으며 루디 게이와 드마레 캐럴이 네츄럴 포지션이 아닌 엉뚱한 데에서 뛰어야 하는 시간도 늘려야 하는 숙제도 떠안게 되었죠.

그런데 더더욱 심각한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바로 홀린스 감독의 공격 스타일이었는데, 일단 강력한 인사이드를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홀린스 감독은 콘리부터 게이까지... 백코트 요원들에게도 돌파를 공격 1옵션으로 삼게 합니다. 의도는 간단했습니다. '돌파에 이은 공격이 실패를 해도 자유투를 얻을 수 있다. 블락과 같은 상대 인사이더의 헬핑 수비는 우리팀 강력한 인사이더들이 제어해 준다...' 이런 것이었죠. 콘리와 게이는 점퍼보단 이런 돌파류 공격이 더 어울리는 선수입니다만, 본인의 최고 강점이 점퍼인 메요에겐 다소 무리가 가는 공격 주문이었습니다.

패배를 한 4 경기는 이 선수들의 무리한 돌파가 자주 막히는 장면이 자주 나왔던 반면 승리를 한 2 경기에선 돌파와 강력한 리바운데 이은 킥아웃 패스를 받은 오픈 외곽슛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누가봐도 한 가지 공격패턴을 고집해선 안된다는 걸 잘 보여준 결과였죠. 인사이드가 강력한데 굳이 백코트 진들도 힘들게 안으로 들어와서 공격할 이유도 없고요. 오히려 이들로 인해 외곽에서 헬핑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니, 외곽 오픈을 노리는 게 더 쉬운 공격법이 아닐까... 했습니다.

프리 시즌은 희망과 의문 투성이를 동시에 던져 준 기간이었습니다. 과연 이런 전력으로 더 나아진 프렌차이저의 모습을 보일 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정규 시즌이 시작됩니다.

[TeamNBA]

흥미진진 해 지네요!! 그리즈! 조만간 그 팀의 팬이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