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마운 인연에게

[울아빠]

그 고마운 인연에게

삼십만이 몰려 있는 대천 머드 축제는 발 디딜 틈이 없다.

모든 인간은 젊고 손바닥만한 양심 사이로 유방과 엉덩이는 삐져나왔다.

흙칠한 얼굴로 해를 살라먹은 웃음소리가 요염하다.

나는 훌훌 옷을 벗고 그들 사이로 뛰어들고 싶었다. 허기지는 젊음이 두 손

을 바지에 꽂으니 다 지나버린 과거가 사타구니를 물어뜯는다.

그냥 여길 이대로 빠져나가기에는 갑짜기 무엇이 나에 등을 떠민다.

핫도그를 입에 물은 그 녀가 모퉁이 그늘로 끌며 웃음을 담는다.

나도 수영복을 걸치면 내 수컷은 저 놈들의 말라붙은 위상보다 더 솟아 있으리라.

불과 엊그제 같은 과거는 내 가슴에 살아있던 살붙이 기비와 여길 거닐었었다.

그녀는 한껏 벗은 몸뚱이로 바다를 끌어안고 있었는데 나는 화려한 빛에 눈이 멀

었었다. 훨훨 날아 가버린 은빛 비행기여.

내 옷자락을 스친 여인의 검은 진흙 물이 튕긴다.

멀리서 손을 들어 부르는 저 여인은 춤꾼으로 만나 이 달 수강료도 오빠가 내라는

거리낌 없는 아이였다.

이 오십 둘의 아이는 여인의 관심보다는 한 인간의 서정은 아닐런지.

바다는 항상 달아났다 돌아오는 영혼이어도 가슴 속은 어제의 바다는 아니리라.  

문득 지나간 그 고마운 인연에게 고개를 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