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년 새해맞이가
구름으로 찬란함을 보진 못했지만
나흘이 되던 날 오후 3시 반,
남양주의 한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금 대전이라고.............,
그러나 업무회의로 길게 통화를 할 수 없었으므로
회의를 마치고 4시 50분께
다시 전화를 주었지요.
재순이....,
상금리 활골에 살던
지난해부터 두어달에 한두번 통화를 하던
그리고 참 나이를 잘 먹었구나 하던
또한 초등시절 3반, 나와 같은 반이었고,
역시 키가 작아 나와 근처에서 앉았던
그래서 유독 반가운 친구 재순이랍니다.
그런데 지금 대전에 와 있다는...,
그것도 십여분거리에 있는 가장동에 말입니다.
동생의 셋째 출산으로
친정어머니를 대신해 산후 조리를 해주러 왔다는
기특하고도 대견해 너무 어른스러운(나는 나이 답지못해서)
친구임에 틀림은 없나 봅니다.
그래서
친구들 하나 둘
한시간 동안
번개모임을 위해 번개를 치고
다들 갑작스런
말 그대로의 번개라
많이 모이지는 못할 것 같지만
재순이 얼굴을 같이 보고 싶은 마음에
다른 친구들도 내마음과 같은 양
영자네 집에 모일 것을 알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내에게 전화를 하여
아이들과 막둥이 녀석의 픽업을 부탁하고
업무의 마무리를 하곤 재순이를 만나러 나섰습니다.
둔산에서 가장동으로 나서는길
퇴근시간이라
마음은 급하지만
막힌 길은 내마음을 알지 못합니다.
유난히도 끼어들기가 심하고
신호도 맨 앞줄에 걸리기를 여러번
평소의 두 배가 넘는 시간을 지체하며
용문동을 지나 가장동으로 향했지요.
재순과 전화통화를 하여
변동으로 향하는 큰길에서 만나자고 하였으나
대전의 길을 모른다는 재순!
재순의 동생이 산다는 아파트에 입구에 들어서니
다행히 차단기는 하늘을 항해 두손높이 처들고 있어
단지안으로 티코를 서서히 끌고 들어가니
한 여성이 부츠를 신고
또박또박 걸어나오고 있었습니다.
창문을 내리고
“김재순씨?” 하며 부르니
“어?!?!?!”하며 멈춰서더군요.
‘맞구나!’
모습을 보았을때
느낌상으로
평소 자주 만나던 사람인 양
의구심 하나 없이 전해오는 필~~~
“얼굴 그대로구나?”하며 차에 오르는
재순을 태우고 영자네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이미 약속시간을 10여분 늦은 상태였고요.
‘섬마을 홍어아가씨’
이곳이 영자가 운영하는 식당입니다.
장교와 종필, 명지가 먼저 도착해 있었습니다.
서로들 인사를 하고
하나 둘 도착하는 친구들과
새해 덕담을 하며
들여오는 맛있는 음식으로
반가움에 들뜬 가슴의 설렘을
식도에서 코르크처럼 조절을 하며
서로의 귀과 입, 가슴을 열고
눈을 맞추어 나갔지요.
가장 먼저 달려온 장교가 한시간 이상을 기다리고.
처음으로 얼굴을 내놓는 어린시절 1반의 폭군
(본인은 ‘애정표현’이라 주장)이라고 폭로된 종필.
학원간 딸내미 귀가를 기다렸다가 밥상을 차려주고 달려나온 명지.
다른 약속을 제치고 온 승구.
헬스클럽에 있다 아이들 밥상만 차려주고 택시를 타고 달려온 성자.
간만에 일찍 들어온 신랑에게 수저만 올려놓고 온 금단.
미용실에서 머리를 만지다 내 전화를 받고 달려온 부춘.
아이들 과외학습을 마치고 달려온 경자와 숙희.
선약이 있음에도 중도에 빠져나오는 조건으로
밥값(옷닭 3마리이라함)만 지불하고 온 근영이.
직장내 교육과 동료의 전근 술자리를 끝내고 온 길동이.
그리고 항상 맛있는 요리로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주는 영자
(너무 바쁜 그녀, 눈 한번 맞추기 어려우나 가득찬 손님들로 우리가 더 행복)
그리고 재순과 나.
그러고 보니
우리들의 동창녀석들이 14명이었습니다.
영자네 식당 2층이 이젠 우리들의 아지트가 되었고
오늘은 다들 앉기엔 부족했지요.
장교와 근영의 스테레오 음향에
언제나 그렇듯 우리들의 귀는 즐겁고
입은 옆으로 찧어지고요.
12시가 다되어
영자네 식당을 나섰고
금단과 경자, 숙희가 먼저 돌아가고
10명이 인근의 노래방으로 향했습니다.
근영의 걸죽한 춤사위와
종필의 절도있는 나홀로 아리랑 춤에
걸출한 장교, 종필, 근영, 승구, 길동의 노래에
노래는 죽어도 못한다던
부춘도 결국은 한곡을 뽑아냅니다.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두손 모아 부르는 재순.
챔벌린에 손바닥이 발갛게 된 성자 .
우리들의 영원한 귀염둥이 명지의 깜짝쇼(?).......!,
비록 예전엔 한교실에서 동요를 불렀지만
이젠 옛 동심과 각자의 감정에 취해 노래를 하고 춤을 춥니다.
노래방을 나서니 2시가 넘었더군요.
근영과 종필, 승구,성자를 택시를 잡기 위해 도로변에 남겨두고
장교와 부춘은 방향이 같아 동행을 하고
명지는 재순을 태운 내 뒤을 쫓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새벽 3시.
아직도 잠이들지 않은 아내....,
뒤로 돌아가 꼬옥 안아주고
이야길 하다보니 4시가 넘어 잠자리에 든것 갔습니다.
재순.
당신을 28년여 만에 만난 우리 대전친구들은
참 반가웠고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마지막 아름다운 반칙은
따스한 우리의 마음을 또한 아프게도 했고요.
친구는 친구이므로
당신의 얼굴 하나만을 봄으로서 우리는 행복하므로
그것이면 족한데....,
그러나 우리들 역시 당신의 친구이니
당신의 마음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암튼 당신의 얼굴을 보여줌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고맙습니다.
항상 주님의 가호 아래서
은총과 축복속에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두손모아 빕니다.
당신은 우리의 친구이고
우리는 당신의 친구입니다.
대전친구 모두의 마음을 담아 인사를 전합니다.
안녕 친구여.......,
첫댓글 신년모임 제대로 하셨네 아무튼 자주 봐서 좋고 반가운 친구들 사진으로라도 보게해준 준형아 고맙다.
졸업사진 보면 알겠는데 위에 사진 보고는 정말 모르겠다. 아무튼 반갑다. 준형이한테 연락받았는데 마침 모임이 있어서 가지 못해 미안하다
만날때 마다 늘 재밌다,
칭구야!!!^^감격했다~~너 시간이 그렇게도 많냐???ㅎㅎㅎㅎ...암튼 넘 고맙고~~덕분에 지루한줄 몰랐고 칭구들 만나 넘 넘 기뻤다~~~침구들아!!! 싸~~~랑~~~한~~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