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어떤 친구와 월미도에 갔더니
“월미도에서 데이트하면 이별한다매?”
하였다. 내가 하는 말이,
“그래? 그럼 지리산, 설악산, 동해바다, 서해바다, 부산 앞바다, 여수 오동도, 남원 광한루, 유성온천 온양온천, 강화도... 같이 가서 다 이별했으니 대한민국이 죄다 이별 코스겠네?‘
하였더니 낄낄 웃더라. ㅎㅎㅎ
나는 그 친구의 말에도 불구하고 제이, 제삼... 몇몇 뇨자친구들과 월미도에서 같이 놀았고, 그랬는지 어쨌는지 이별도 하였다.
ㅎㅎㅎ
그곳이 이별 장소인지 아닌지 알 게 뭐냐?
그 시간이 재밌고 그 장소가 즐거우면 그뿐이지.
봄날이다.
데이트가 하고 싶어 몸이 쑤시는 열혈낭만족들을 위해 무언가 기여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다음과 같은 장소를 추천하는 바이다.
아마 인터넷 검색해보면 무료 공연이니 뭐니 줄줄이 정보 뜨겠지만 그런 건 알아서들 하시구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억의 정보이니 참조하셔서 부지런히 실천에 옮기시길.
ㅎㅎㅎ
*무료 클래식 공연- 리움미술관
삼성에서 만든 리움 미술관에서 매월 둘째 넷째 목요일 7시 상당히 훌륭한 클래식 공연이 열렸다.
예전에는 그냥 시간 맞춰 가면 됐는데 요즘은 인터넷 예약제를 실시한다고 한다.
미처 예약을 못했다하더라도 당일 찾아가서 빈 자리가 있으면 입장 시킨다고.
연주자들 수준이 나름대로 상당히 높고 의외로 열정적인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한 번은 바하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콘서트가 열렸는데 정말 지금도 기억나는 대단한 무대였다.
한강진역에서 내려 걸어서 가면 대략 10분 정도 걸림.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강남역
한국문화의집(KOUS)
삼성역 4번 출구에서 대략 5분 정도 걸린다.
주로 젊은 국악인들의 퓨전 국악, 신선한 실험 음악을 관람할 수 있다.
락버전, 힙합버전, 크로스 사운드에 엄청 이쁜 모델들의 화려한 패션 쇼까지 겸한 적도 있었는데 관중들 반응 장난 아니다.
외국인 여자들도 많이 온다.(푸흐흐)
산야신들 몇 명 가면 뒤집어질만한 공연도 열리곤 한다. 한 시간 가량 열리는데
혼자 가도 상관없고 또 동호회의 정기 발표회 때는 먹을 것을 공짜로 나눠준 적도 있었다.
국악이 을매나 재밌게 열리는지 실감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국립박물관 야외 무료 공연.
여기는 아주 널찍하고 꽤 장대한 스케일의 조형미를 가진 곳이라서
야외 공연하면 사람도 많고 프로그램도 다채롭고 관중들 반응 장난아니고
연주자들 실력 엄청 뛰어난 사람 많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것 같지는 않고 그때그때 행사의 달을 정해 연속적으로 열린다.
박물관 관람은 유료이니 안 들어가도 그만이지만 행사 정보 얻어서 가끔 가보면
끝내준다. 정원이나 부대시설도 잘 해 놓아서 데이트하기 정말 좋고 뒤편 박물관 뜨락에 가면 맛있는 커피 판다.
남산 국립극장.
여기는 무료 공연이라기보다는 데이트 장소로 강추
극장앞 넓은 광장 앞에서 주변에는 남산 숲 눈 아래로는 서울의 전경을 바라보며
널널이 앉아 데이트 하기 딱 좋다.
동대역에서 내려 동대 정문 쪽으로 나와 남산 장충 체육관 방향에서 셔틀 버스 타고 한 정거장 가면 된다.
비가 오거나 하면 지하 1층에 만남의 까페가 있는데 그냥 아무 것도 안 시키고
죽치고 앉아 있어도 암말 안 한다.
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건데 뭐.
답답한 도심이 싫지만 멀리 가기는 싫은, 답답한 도심 속에서 안 답답한
공간을 찾는 이들을 위한 훌륭한 장소.
이와 비슷한 곳으로는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여긴 어린이 공원역에서 내려 셔틀버스 타고 가면 된다.
아마 무료 셔틀버스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현대미술관 들어가지 말고 주변의 정원이나 연못 앞 벤치에 앉아서 캔맥주 마시며
햇볕과 수다를 즐길 수 있다.
솔직히 안에 들어가면 머리가 아플 때가 많음.
상대에 따라 적당히 앉아 있다가 서울공원 들어가도 되고 ㅎㅎㅎㅎ
이상 봄날은 간다. 그러니 놀지 말자, 였습니다. ㅋㅋㅋ
첫댓글 너무 좋은 안내! 감사합니다. 리아님이 어떻게 노는지 다 보이네용!! ㅋㅋ 부지런히 보고 싶은 사람 불러내어 이 봄을 즐기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