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Buddha: Bringing the Tradition Home 초인 랭드롤(Choyin Langdr l)과의 대담
/ 레베카 워커(Rebecca Walker)
초인 랭드롤(Choyin Langdr l)은 닝마(Nyingma)파의 밀교 법사로 캘리포니아의 우드에이케(Woodacre)에 소재한 스피릿 락(Spirit Rock)에서 지난 여름에 개최된 역사적인 흑인 불자 수련회에서 운 좋게도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완전한 깨달음을 얻기 위한 문화유산의 존중과 초월의 중요성에 대한 그의 미묘한 가르침을 듣고 난 후, 나는 그의 웹사이트인 www.rainbowdharma
.com을 방문하고는 면담을 신청했다. 그 이후 우리는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레베카 워커: 흑인들에게 불법을 전하기로 결정하는 계기가 된 것은 무엇입니까?
초인 랭드롤: 불교의 가르침을 적용하여 분노로 가득 찬 흑인들의 사고방식에 빠지는 것을 피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나 자신 뿐만이 아니라 흑인들을 위한 엄청난 보물을 찾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수많은 흑인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가능성을 곧바로 볼 수가 있었습니다. 나는 불교가 어떻게 우리 흑인들의 대다수가 지니고 있는 고통의 핵심을 찌르고 불교 공부와 수행을 통해 우리를 치유할 수 있는 지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불교가 다룰 수 있는 흑인들의 가장 심각한 상처는 노예제도의 결과로 우리가 아직도 겪고 있는 주체성의 분열입니다. 이 상처의 본질은 우리 선조들과 토착종교로부터의 단절입니다. "우리는 누구인가?"하는 질문에 불교는 인간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며 그 외의 것들은 각주에 불과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흑인 신자들에 대한 기사를 실은 Turning Wheel 표지
레베카 워커: 흑인들의 필요에 좀더 직접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불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초인 랭드롤: 불법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변화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들이 만들어 내는 환경, 이들이 쓰는 책,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 불법을 수용하는 조직의 외양이라는 측면에서 포함과 배타와의 차이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원에서는 선원의 책임자와 문에서 사람들이 맞이하는 이는 누구이며 불상은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흑인들이 불법과의 본원적인 연결점을 찾을 수 있도록 이들에게 어떤 방편을 제공하는 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흑인들이 불교활동의 심층에 진입하는데 언제나 환영을 받지는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의 의도적이거나 우연한 배타가 미국불교라고 하는 정체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 지에 대해 진지한 분석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어떻게 해서 불교선원이 수 십년 이상 존속해 오면서도 바로 선원 창 밖에 존재하는 흑인사회와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을 수가 있습니까? 흑인들이 불교를 바라보고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교가 무엇인지를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아주 생소한 것을 미국 불교신자들이 만들어 낼 수가 있었을까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레베카 워커: 불교의 전통을 막론하고 이런 흑인사회와의 연계점의 부족이 미국 불교사회 내에 팽배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초인 랭드롤: 미국 국제창가학회와 같은 좀 더 개방적인 불교단체가 미국에 존재하기는 하지만 동시에 아시아인들의 자기민족 중심주의라고 하는 문제가 또 실재하고 있습니다. 티벳, 일본 또는 중국문화라는 상자에 담겨있는 불교는 어디까지가 문화이고 어디서부터 불교가 시작되는 지를 식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허다합니다. 흑인들로 말하자면, 우리는 200년 동안의 노예제도와 100여년에 걸친 인종차별을 겪어 오면서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했던 사람들을 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불교수행을 하기 위해서 이들은 이제 문화를 고수하는 방법뿐만이 아니라 이들이 발견한 문화의 길잡이가 되는 법을 이해해야 합니다. 지배 문화의 경계하는 눈길을 받으면서, 아시아 문화에 동화하지 않고는 불교수행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문화학살의 생존자들인 흑인들에게는 이것이 미국에 있어 이들의 사실성(史實性)과 유산이란 본질에 거스르는 파괴적인 문화과정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또 아시아에서 도입된 불교에는 편협함이 존재합니다. 아시아의 흑인들을 포함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시아 전역에 걸쳐 수많은 흑인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시아가 존재하기 이전에부터 존재해왔는데도 아직도 불교사원에 가보면 이들을 대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미국불교에는 많은 유럽계 미국인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때로는 서구의 불상들은 윤곽이 뚜렷한 유럽인의 코를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유럽인들은 통틀어서 고대 아시아에서는 찾아볼 수 없지만 흑인들이 존재했음을 고려해 볼 때 흑인들의 당혹감과 무관심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레베카 워커: 어떤 흑인들에 대해 말씀하시는 건가요?
초인 랭드롤: 넓적한 코, 두툼한 입술 그리고 곱슬머리를 하고 있는 앙코르 와트의 불상과 선불교의 창시자인 달마대사를 보십시오. 또 인도의 아잔타 석굴의 일부 흥미로운 벽화는 왕자에게 연꽃을 바치는 흑인들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루노코 라시디(Runoko Rashi)의 고대 아시아의 흑인의 존재(African Presence in Early Asia)를 보면 베트남과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등에 존재했던 흑인들에 대해 적혀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미얀마 출신의 흑인들을 만난 적이 있으며 현재 인도의 남부에서 흑인들과 함께 살고 있는 제자가 한 명 있습니다. 그렇지만 완전한 아시아 흑인들의 역사를 분류할 수 있는 충분한 고고학적인 자료가 없기 때문에 이는 표면의 돌을 뒤집는 것일 뿐입니다.
아시아에 있어 흑인들의 분산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으며, 흑인들의 세계적인 분산과 미국흑인들과의 연속성 또한 분리되었습니다. 미국 흑인들과 세계의 흑인들과의 단절은 미국의 노예제도에서 비롯된 상처입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 있어서는 서구 불교의 아시아 흑인들의 불교 체험의 배제는 이런 상처의 연속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레베카 워커: 불법을 수행함에 있어 민족성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들에게 해가 되지는 않는지요?
초인 랭드롤: 불교의 교학적인 구조는 한걸음씩 단계적으로 나아갑니다. 깨달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이로부터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의 목적은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무애(無碍)의 인간으로 살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를 제거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런 장애들은 지적인 것들도 있고, 정서적, 심리적, 문화적인 것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이들 장애를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바로 불교로 하여금 사람들의 마음 심층을 파고들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흑인들이 문화주의로부터 벗어나는 방편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는 아시아 불교신자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티벳 사람들과 일본인들 그리고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이용해 깨달음을 얻는 것과 마찬가지로 흑인들도 자신들의 문화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불교내의 티벳과 일본과 중국의 문화를 문제삼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지만 흑인들이 "이것이 나의 문화이며 나는 불교를 수행한다"고 하는 순간 사람들은 우리가 민족중심주의적이라 부릅니다. 사실, 문화의 편협함과 분열을 우리가 초월해야 하는 것에 대한 가르침으로 사용한다면 문화 그 자체도 깨달음의 방편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흑인들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나의 문화는 무엇이며, 나의 수행이 이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었는지, 아니면 불교라고 하는 가장 아래 나의 문화주의를 지속해 왔는지를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옴(Om)이란 진언은 전 인류를 위한 부처님의 선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부처님은 특정한 문화그룹의 장수를 보증하기 위해 옴을 준 것이 아닙니다.
레베카 워커: 불교의 가르침을 흑인들을 위해 어떻게 활용하는지 예를 하나 들어 주시겠습니까?
초인 랭드롤: 흑인들의- 음악, 춤, 문자화된 교리에 대한 호감 등- 의식에 대한 선호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자들에게 의식 자체의 의미, 종교예술의 의미, 그리고 어떻게 교리를 통해 고통을 일으키거나 고통을 제거하게 되는 지를 관찰할 것을 가르칩니다. 상징의 의미는 무엇이며 이 모든 것들이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지를 묻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을 극복하며 유일하게 모든 인류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이것은 도대체 무엇인지를 묻습니다.
자세한 설명이 없더라도 불성 그 자체에 대한 순수한 선언이 바로 흑인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가르침으로 이는 농구와 마이클 조던, 테니스 라켓과 윌리암스 자매, 또는 골프 클럽과 타이거 우즈처럼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불성이라고 하는 이 한 가지 방편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자유로워질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문화를 통해 거리낌 없이 이 세상에서 불성을 증명할 수 있도록 이 한 가지 방편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는 것이 그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의 목적은 언젠가 불교판 마틴 루터 킹을 만나는 것으로 그렇게 되면 제 말의 의미도 아주 분명해질 것이고 인류는 무한한 은혜를 입게 될 것입니다.
레베카 워커: 고립감을 느끼는 수행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신지요?
초인 랭드롤: 지난 7년 동안 미국 전역의 많은 흑인 수행자들로부터 고립이란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대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제가 갈 수 있는 다른 흑인들이 수행하고 있는 곳을 알고 계십니까?"와 같은 질문들을 받습니다. 이들은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이 사는 대도시에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흑인 사회에서 불교를 아주 격식없이 친밀하게 제시하는 설법방식을 권장하고 채택해 왔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집집마다 방문하는 친절한 시골의사의 일처럼 불교를 홍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해서 법사는 모든 제자들의 사생활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흑인사회에 있어 새로운 신앙 생활의 채택은 사적인 것으로 그 힘은 사람들이 아무런 장애 없이 가르침을 들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이는, 개별적인 수행자로서가 아니라 어떻게 불법이 부모들로부터 자녀들에게로 전해지는 전통을 사람들에게 가르침으로써, 한 가정에 불법을 세우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작은 거실이 몇 명의 신참 수행자들에게 안식처가 되는 것은 순식간의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규모가 큰 단체나 선원들이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시간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지체할 필요가 없습니다. 흑인사회에서의 불교는 아주 시기 적절한 사상입니다.
레베카 워커: 불교를 서구에 도입하는데 흑인들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습니까?
초인 랭드롤: 미국은 서구불교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역할은 미국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흑인들과 이들의 조상들이 겪은 고통은 윤회가 초래할 수 있는 포악함에 대한 살아있는 증언입니다. 흑인들이 하나의 공동체로서 명백하고도 취소할 수 없는, 확고부동한 치유를 받게 될 때 미국도 마찬가지로 참혹한 역사의 업보로부터 치유를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한 사회로써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흑인들의 자기치유를 향한 탐구를 방해한다면 우리는 아직도 본질적으로는 같은 시민이자 인간인 사람들의 마음을 노예로 묶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행위의 본질에는 변화가 없는데 어떻게 우리가 새로운 인식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백인들에게 뭘 해야할지를 말해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이미 알고 있다고 봅니다. 참으로 필요한 것은 이들 그룹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들의 마음 속에 내재하고 있는 깊은 자비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들이 누려온 특권의 결과로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축적된 재원을 어디에 제공할 것인가를 조금씩 제의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백인들도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입니다. 특권은 말의 눈가리개처럼 짐이 될 수 있고 따라서 우리는 하나가 되는 법을 찾아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들의 마음이 하나로 울려 퍼질 것입니다. 불교 철학과 수행만으로도 가르침은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 여러 생에 걸쳐 무한한 복덕을 받게 됨을 이해하는 것일 뿐입니다.
레베카 워커: 유럽계 미국인 수행자들과 흑인 수행자들을 어떻게 함께 하게끔 할 수 있을까요? 그래야만 하는 걸까요?
초인 랭드롤: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합니다. 흑인들과 유럽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일어 난 모든 일들에도 불구하고, 불교 공동체와 미국 그리고 지구상의 평화를 위하는 해결책은 노예와 노예 소유주들의 후손들이 불교를 통해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우리가 수행할 필요가 있는 유일한 불교는 세계평화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세상의 평화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더 이상 환경이나 동물왕국의 파괴라고 하는 문제가 아니라, 인류 소멸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함께 해나가야 하는 일에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인류와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우리들의 차이점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 수도 있고 파멸에 이르게 하는 장애의 역할을 할 수도 있는 동일한 능력을 우리가 지니고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것은 인종 문제도 아니고, 문화의 문제도 아니며, 불교 문제도 아니고, 이는 이제 인간 생존의 문제인 것입니다.
저자 약력: 레베카 워커(Rebecca Walker)는 선불교와 비파사나를 공부했으며 현재는 닝마파 불교수행을 하고 있다. Black, White and Jewish: Autobiography of a Shifting Self 의 저자이며 Putting Down the Gun 이란 가제의 새 책이 Riverhead Books 출판사를 통해 2004년 초반에 출간될 예정이다. E-mail 주소는 rw@rebeccawalker.com이다. [2004년 3월 16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