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가의 독서법] 이라크의 미군 병사들
데이비드 핀켈(David Finkel)
<훌륭한 군인(The Good Soldiers)> (2009)
<귀하의 군복무에 감사한다(Thank You for Your Service)>(2013)
테러와의 전쟁(“가장 긴 전쟁”, “영원한 전쟁”,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의 전쟁”)이 계속되면서 지금까지 이를 다룬 인상 깊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필 클레이의 감동적이면서 다채로운 단편소설집 <재배치(Redeployment)>, 덱스터 필킨스의 치열한 논픽션 <영원한 전쟁(The Forever War)>, 벤 파운틴의 신랄한 <빌리린의 전쟁 같은 휴가>등이 대표적이다.
데이비드 핀켈의 <훌륭한 군인>과 <귀하의 군복무에 감사한다>는 그 가운데서도 가장 심장이 멎게 만드는 책이다. 핀켈은 《워싱턴포스트》의 저널리스트로, 제16보병연대 제2대대 소속 남성들이 지독한 이라크 근무와 집으로 돌아가는 힘든 여정 동안 겪은 일들을 기록했다.
두 책은 이 군인들의 솔직하고 호소력 짙은 이야기를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라크 침공 결정과 "파멸을 불러올 전쟁의 “시작”이, 다양한 운명의 장난에 의해 바그다드 외곽 분쟁 지역에 배치된 군인들에게 미치는 여파를 보여준다. 이들은 루스타미야 전진작전기지라는 온통 “흙빛”인 황량한 곳에 있다. 인근 거리에는 루트플루토, 데드걸로드, 루트프레더터스와 같은 이름이 붙어 있으며(루트플루토는 ‘플루톤에게 가는 길’이라는 뜻으로 플루톤은 로마신화에서 죽음과 지하세계를 관장하는 신이며, 데드걸로드는 ‘죽은 여자의 길’, 루트프레더터스는 ‘약탈자들에게 가는 길’이라는 뜻이다.), 이 가운데 루트프레더터스에는 “숨겨둔 폭탄이 계속 뿌려지고 있었다."
핀켈의 책들은 마이클 헤어의 <파병(Dispatches)> 그리고 팀오브라이언의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과 마찬가지로 적나라한 전쟁 경험을 담아낸다. 군인들이 직접 매일매일, 시시각각 목격하는 공포, 기대, 폭력, 참상, 그리고 이따금씩 인류애를 포착하고, 집에 돌아온 후에도 오래도록 계속 기억에 남을 끔찍한 장면을 슬라이드쇼처럼 보여준다.
우리는 평균 연령이 열아홉 살인 젊은 군인들을 만난다. 이들은 27킬로그램이 넘는 방호복을 입고 무기를 들고서 매일 순찰을 돌고, 사제 폭탄으로 벌집이 된 도로를 달리며, 저격수와 건드리면 터지는 위장 폭탄이 숨어 있을 수도 있는 건물에서 반군을 수색한다.
핀켈이 소개하는 인물 가운데 대대장 랠프 카우즐라리치 중령이 있다. “이 깡마르고 귀가 비죽 튀어나온 청년은 체계적으로 자신을 개조해서 엎드려 팔 굽혀 펴기를 가장 많이 하고 가장 빨리 달리게 되었으며 삶을 매일의 의지 행위로 여겼다.” 그는 자기 부하들이 전쟁 승리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믿는 완고한 낙관론자여서, 부하들은 그를 “구제불능의 카우즈”라 불렀다.
핀켈을 통해 만나는 또 다른 병사는 애덤 슈만이다. 그는 이라크 침공 초기에 “내가 일찍이 본 영화 가운데 가장 위대한 영화의 맨 앞좌석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슈만은 훌륭한 군인이 되었다. 이 “똑똑하고 예의 바르고 훌륭한” 군인은 “모든 임무에서 선두에 선 험비(미국이 개발한 고성능 사륜 구동 장갑수송차량.)의 오른쪽 앞좌석에 앉”을 것을 고집했다. 하지만 핀켈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슈만은 쇠약해져서 귀국했다. 그는 온갖 살상을 잊을 수가 없었다. 친구인 제임스 도스터 중사가 “애덤도 함께 수행했던 임무 중에" 사제 폭탄으로 인해 “갈가리 찢겨” 죽은 기억을 멈출 수가 없었다.
미국령 사모아 출신의 스물여섯 살 난 타우솔로 아이에티는 배치를 세 번 받았는데, 세 번 다 비슷하게 그와 동료를 태운 험비가 폭탄을 맞았다. 아이에티는 자신이 구한 두 동료의 꿈은 꾸지 않는다. 불타는 차량에서 끌어내지 못한 제임스 해럴슨의 꿈만 꾼다. “불길에 휩싸인 해럴슨이 나한테 물어요.‘왜 날 안 구했어?’라고.”
핀켈은 남자들 사이에 생겨나는 전우애와 귀국 후 부상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를 받기 위해 보훈부의 요식체계를 통과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담아낸다. 또한 비슷하게나마 정상을 회복하려는, 또는 한 참전 용사의 아내가 한 말을 빌리자면, 그들에게 남은 신체 부상과 정신적 상처를 감안할 때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합리적 기대를 찾아내”려는 가족의 노력을 기록한다.
이 두 권의 책은 전쟁문학에 대단히 충격적이면서 잊을 수없는 기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