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11월 목요카페 강의>
나의 시, 나의 문학
표순복 (시인)
시작하며
반갑습니다. 고창에서 참석하게 된 표순복 인사 올립니다.
지난 8월말경 김양숙 회장님과 11월 목요카페 강의를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말았습니다. 금년 3월에도 회장님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어서 더 이상은 미룰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약속을 하고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시와 산문과의 인연은 고창출신 이충이 선생님과의 인연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충이 선생님께서 고향의 후배라고 부족함이 많은 저를 챙겨주셨습니다. 좋은 책도 보내주시고, 원고를 보내면 첨삭도움을 주시려고 하셨지만, 사실 거의 글을 못 써서 많은 지도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 후로 월간 한국시에 등단 안내를 해 주셔서 95년 2월, 시부문 등단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문학에 발을 들여놓은 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83년 고창문학회 주관 모양문학 창간호에 시1편과 수필2편을 수록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후로 모양문학, 문학지는 1호를 내고 어떤 사정이 있어 폐간되었습니다. 그 후 90년 3월 고창문인협회 창립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저의 문단경력은 길지만, 시의 곁에 40년 가까이 오랜 시간 머물러 있었지만, 열심히 쓰지 못했고 더군다나 현재의 “시와산문” 선생님들과 저의 시는 시의 결이 너무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깊이 있는 좋은 시를 쓰고 계시는, 제가 보기에는 다소 어렵고 난해해 보이는 시를 창작하고 계시는 여러 선생님들 앞에서, 감히 시와 관련된 말씀을 드린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더욱이 여기 계신 선생님들은 목요카페를 통해 훌륭하신 강사님 강의를 많이 접하셨고, 자신의 창작을 위해 꾸준히 공부해 오신 시 창작 전문가이실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나 공부는 평생교육이고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더라도 어느 순간 자신에게 다가오는 깨달음이 그때마다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때 어떤 이야기가 나에게 계기가 되어 더 좋은 창작물을 만들게 될지, 어떤 부분이 자신의 가슴에 닿아 마음을 열어 좋은 시와 좋은 글을 쓰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일 것이라 생각을 하며 몇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2. 나의 시는
제가 늘상 여러번 해 오는 이야기.이지만, 사람은 누구나 일상의 일 외에 자기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그 표현방법으로 여러 예술장르가 있는데, 저는 그중에서 문학을 만났고, 문학 중 으뜸이라는 시를 만났습니다. 문학은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이유이고 문학은 삶을 구제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문단경력에 비해 저 자신 많은 작품을 쓰지 못했습니다만, 재작년 2022년 6월에 38년 동안의 직장생활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 뒤 자유를 얻어 글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 것이지요. 퇴직후 전라북도 신문인 새전북신문에 매월 2천자 내외의 칼럼을 1년간 쓴 적이 있고, 지금 쉬고 있습니다만, 내년 3월에 다시 시작할 예정입니다.
저의 첫 시집은 등단 17년만인 2012년 『특별하지 않은 날의 주절거림』이란 제목으로 이충이 선생님의 해설을 받아 시와산문사에서 펴냈습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나 2020년 『나무 곁으로 가다』 라는 2시집을 냈습니다. 22년 6월 퇴직 이후 매주 1편씩 부지런히 시를 써서 3년 만에 70편을 묶어 작년 7월 『세 그루 빈손』 이라는 3집을 낼 수가 있었습니다.
제 시는 주로 자연과 일상에서 글감을 얻어 쓴 것이라 편하게 읽히는가 봅니다. 너무 쉬어서 일반 독자들이 쉽게 접하여 제 시를 읽고 마음이 치유되었다, 힐링이 된다.라는 말씀을 하시는 몇 분이 계셔 기쁘기도 하고 시를 쓸 용기도 얻게 됩니다. 하지만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좀 더 깊이 들어가야 문학성이 있는 시가 되겠지요. 늘 그렇게 생각하며 많은 공부가 필요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3. 문학에 대한 나의 생각
평소 제가 문학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 어떻게 시를 쓰고 있는지에 대한 제 경험과 느낌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초창기부터 오랜 시간 시를 붙들고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이충이 선생님께서 채찍과 격려를 해 주셨고, 그러면서도 하시는 말씀은 “시를 쓰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실한 삶을 사는 것이다.”라고 늘 강조하셨습니다. 흔히들 잘 살아야 잘 쓴다. 이렇게 말하지요. 그렇습니다. 우리가 쓰는 글이 시와 소설이 문학적 허구가 담긴 글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는 글을 쓴 사람의 인격이 나타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소설은 좀 다르겠지만, 시는 상상에 의해서도 쓸 수 있지만, 삶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사실을 바탕으로 문학적인 상상력이 더해져 이미지화 되어 한 편의 시가 탄생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음은 2022년 시와산문 시인조명에 제가 쓴 내용입니다. 조선 후기의 학자 이덕무는 53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2만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고 합니다. 그의 소품문 「이목 구심서」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오는데요. “머리로만 글을 쓰는 사람은 애써 꾸미려고 할 것이다. 심장으로만 글을 쓰는 사람은 제 뜻과 기운을 어떻게든 새기려고 힘쓸 것이다. 그러나 온몸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자기 몸 구석구석 가득한 말과 글을 토하고 뱉어낸다. 이것이 자연이고 천연이다. 글을 머리와 가슴으로만 쓴다고 할 수 있겠는가? 글이란 마땅히 온몸으로 쓰는 것이다.” 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위의 글에 비추어보면 작가가 온몸으로 글을 쓰기 위해서는 그 삶 자체가 건강하고 바른 삶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이충이 선생님과 이덕무 선생님, 두 분 말씀을 통하여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배우며, 좋은 사람이 좋을 글을 쓰리라는 생각을 깨닫게 됩니다.
시를 포함한 모든 문학은 자신의 삶의 이야기 입니다. 일상의 삶, 일상의 평범한 대화로써는 우리들의 삶을 다 표현해 낼 수가 없고, 뭔가 아쉽게만 흘러가는 시간을 가치 있는 삶의 이야기로 끌어 올리는 것, 삶의 이야기를 구제하고 재현해 내는 것, 이것이 문학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문학에 대한 열정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위에서 말한 부분과 중복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 내용은 예전에 제가 다른 분의 강의나 시론을 듣고 메모해 두었던 것을 옮겨 적습니다.)
첫째, 문학이 먼저가 아니고 삶이 먼저이다...라고 했습니다.
문학에는 삶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하죠. 생활이 들어있는 드라마가 감동을 주듯이, 시도 마찬가지로 생활이 배어있는 시가 좋은 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없겠지요.
둘째, 열심히 산 뒤에 통찰, 직관, 경험으로 창작행위를 해야 합니다.
소설가나 시인이나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 사람들은 열심히 더 많이 체험을 해야 삶을, 삶의 일상이 문학으로 승화되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독자를 염두에 두라고 말을 합니다.
이 말은 독자의 비위를 맞추라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원하는 것이 무언가를 찾고 공통점을 찾으라는 것, 문학의 코드를 염두에 두라는 말씀입니다.
넷째, 인간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간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통해 새로운 주제 영원한 주제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좋은 시나 좋은 소설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어 대중시, 대중소설과 다르다고 말을 하지요.
시(글)를 쓰는 사람은 부담감을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야 평범하게 보였던 것들도 새롭게 다가오고, 다른 사람들이 무심히 흘렸던 말도 귀담아 듣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이런 부담감이 있을 때 시 창작 행위를 통하여 우리의 인생이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넘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쓰다 보면 가랑비에 옷이 젖듯 좋은 작품도 탄생될 것이고, 시를 위한 목요카페 운영, 그 외 소규모 커뮤니티 활동을 통하여 문학의 기운이 점점 스며들어갈 것입니다.
신경림 시인은, “시는 무엇보다 소통이 되어야 하고 자연스러운 맛이 있어야 하며, 독자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놀라움 같은 것을 줄 때 좋은 시”라고 할 수 있다 했습니다. 뻔한 이야기를 낯설게 하여 독자에게 발견의 즐거움과 깨달음을 주고 생생한 느낌을 살려 쓴 시가 좋다고 합니다.
모든 예술은 뻔하지 않게 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낯설게 하기다. 이렇게 말을 하는데, 러시아의 형식주의 이론가인 빅토르 쉬클로프스키가 말한 낯설게 하기는, 일상화되어 친숙하거나, 반복되어 참신하지 않은 것들을 낯설게 해 새로운 느낌을 갖도록 해야 예술작품이 된다는 생각이다. 라고 말을 했습니다.
말이 쉽지 낯설게 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저도 시 창작을 하면서 일반인들과는 다르게 볼려고 노력합니다. 어느 한구석이라도 일반인이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문장을 만들기 위해 설명과 묘사를 적절히 섞어 쓰면서 비유법을 동원해 보고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5감각을 넣어보고 감각을 활용한 공감각, 복합감각 기법을 생각하고, 운율을 담고 이미지를 넣고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미)를 잘 담아냈나 살펴보게 됩니다.
유튜브에서 김명희 문학TV를 가끔 시청합니다. 깐깐하게 시를 쓰고 동화와 소설을 쓰는 작가인데 각종 공모전에서 대상 수상을 많이 한 작가라 믿음이 가서 즐겨 시청하고 있습니다. 김명희가 말하는 좋은 시는 첫째 우리의 삶이 녹아 있어야 한다. 독자에게 발견의 즐거움과 깨달음을 주어야 한다. 라고 말하며 생생한 느낌을 살려 쓴 시, 틀에 박힌 시를 거부하라, 나만의 시 창고에서 좋은 시가 나온다 라고 합니다. 김양숙 회장님께서 시어집에 모아 놓은 시어를 가지고 시를 쓰신다는 얘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저 또한 그때 그때 핸드폰으로 메모해 두고 다시 나만이 사용하는 일인 비공개카페에 습작실을 만들어 시가 될 만한 꺼리들을 제목을 달고 쭉 모아 둡니다. 모아 둔 자료는 나중에 시를 쓸 때 생생한 느낌으로 살아나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김명희 시인은 이 외에 좋은 시는 여운을 남기고 가는 시가 좋은 시다, 되도록 짧게 줄여 써라, 검색을 습관화해라, 한글 맞춤법에 맞게 써라. 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4. 나의 대표시
그럼 제가 아끼는 대표시를 몇 편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는 그 간 세 권의 시집을 발행했는데, 1집 특별하지 않은 날의 주절거림에서 2편, 2집 나무 곁으로 가다에서 2편, 작년에 발행한 3집 세 그루 빈손에서 3편, 그리고 빠르면 2년 뒤쯤 출판하게 될 4집(예정)에서 최근작 4편, 이렇게 총 11편을 아래에 소개해 보겠습니다.
① 1집, 『특별하지 않은 날의 주절거림』 에서
특별하지 않은 날의 주절거림/ 표순복
어느 날 이른 저녁
시간의 느슨함을 반기며
무심코 뒤적거리던 잡기장 속에서
2년 전 같은 날의 흔적이 잡힌다
우연이라고 한다면 삶은 성글다
오늘은 모처럼 이른 귀가다 라며
일기는 주절거리고 있었다
2년 후인 오늘도 잡기장에
며칠만의 이른 귀가라고
막 첫 줄을 쓰려던 참이었다
2년 전 그 날도 이즈음의 삶이었고
해마다 비슷한 보폭으로 시간을 밟아가고
해마다 비슷한 그물코를 손질하고 있다는 것
그것은 안도감보다는 씁쓸함이다
기쁨보다는 허전함에 가까운 일이다
모처럼 이른 귀가
넉넉한 여유가 느슨한 몸 주체하지 못하고
헐렁해진 시공 속에서 무중력으로 유영하고 있다
딱 세 줄로 마감 지은 행간
열심히 살지 못한다고 주절거리는
하루만의 핑계만이 습관처럼 무성하다
이 시는 반복하는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며 일상에 대한 내면의 풍경을 전개했다. 화자는 지루하고 '느슨'한 일상에 대하여 '주절거리'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 오늘에 있어서 사람들에게 '시간'이란 이미 상실된 언어이다. '시간'은 이미 잃어버린 기표이다. 어쩔 수 없는 '주절거림'은 지루한 오늘과 막연한 미래에 대한 끝이 없는 질문이다. (중략) (이충이 시인의 해설 중에서)
장례식장에서/ 표순복
기침소리조차 불경스러워 숨죽이는 곳
이승에서 못다 한 꽃길
저승에서 걸어보라 함인가
장례식장을 가득 메운 조화(弔花)
산 자를 위함인가 망자를 위함인가
피안의 길에 더 단장한 풍요가
명복을 비는 꽃 잔치로
이승의 권위가 꽃보다 붉다
세상의 어리석음 씁쓸히 베어 물며
백화향(白花香)에서 발길 재촉하며 나오는데
눈시울 붉은 상주 따라 나서며
저승길 저 많은 꽃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대가 살아생전 병상으로 보낸 꽃송이에
더 행복했던 어머니이셨다고
진한 설움 함께 눈물 훔치며
생의 지침 하나 내 손바닥을 적셨다.
노트 : 후손이 잘 된 어떤 집안의 장례식장에 문상 갔다가 넘치는 조화환에 많이 놀라며 생각에 잠겼다. 가신 분이 저 많은 꽃을 품에 안고 꽃길 걸어 피안에 드시는 건지...돌아나오는 길에 상주께서 눈물 훔치며 얼마 전 내가 보냈던 꽃바구니를 생전의 어머님께 드렸었다고 말씀하시는 바람에 어찌나 큰 감동을 받았던지,,, 그리고 느꼈다. 살아계실 때 남의 부모든 내 부모든 잘해야 되겠다고,,,, 그러나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살이 인 듯싶다.
② 2집, 『나무 곁으로 가다』 에서
인간학습/ 표순복
미끈한 몸매를 한 돌고래 다섯 조회중이다
관광객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좁은 무대를 한 바퀴 돌아 일렬로 선다
공중에 올라 인사를 올린 뒤 춤을 춘다
차례차례 개인 묘기 선보이며
좌로 휘고 우로 돌고 공중에서 한바퀴
다시 두 세 바퀴 점점 수위를 높여간다
피나는 연습은 인간올림픽 선수가 되어
한 치의 실수도 없다
종족번식이 아닌
쾌락으로 짝짓기를 한다는 그들
사람 잘못 만나 광대놀음은 시작되었다
좁은 수족관에 갇혀 오직
생명을 잇는 고기 몇 점의 허기진 배로
완벽한 경기를 치러낸다
던져주는 물고기 몇 마리에
타고난 지능을 깨우며 사람을 배신하지 않았다
원 투 쓰리...... 실수 없이 암송하고
A B C......빈틈없이 읽어내 점입가경이다
관중의 환호는 극에 이르고 박수갈채는 길었다
공연을 마친 돌고래의 보무당당함
돌고래쇼에 반한 인간들은
자신이 돌고래한테 학습된 줄 모르고
관람료 본전 뺐다고 기쁘게 일어선다
노트 : 이 시는 호주 여행에서 돌고래쇼를 관람하고 씀.
사모곡/ 표순복
거실의 투명함을 사이로
통유리 바깥과 안
세상은 내가 살아온 만큼과 살아갈 만큼
틈을 갈라놓았다
정원 나뭇가지에 새들은 다녀갔고
그들의 일상은 긴 시간으로 이어졌다
어느 날 허공을 맴돌던 한 마리 새
통유리 안이 궁금했던지
두꺼운 유리를 뚫고 있다
이마를 찧고 있다
내 책장에 꽂혀 있는 시집 몇 권
어쩌다 적혀 있는 사모곡을 찾아
부딪치고 또 와서 부딪치고
통유리 안과 바깥 경계를 허물며
시의 벽을 찾아 들고 있다
깊어지는 새 새끼들 가녀린 날개
잿빛 차림의 어머니는 오늘도 한결같다
사모곡을 부르는 지금
통유리는 더욱 두꺼워지고 있다
~ (앞부분 생략) 자아와 세계가 분리된 공간에 처해있는 시인의 모습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현실과 자아의 세계는 이렇게 엄연히 분리되어 있고, 나는 타인과 다르며 나 아닌 모든 사물과도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시인은 동일성이 상실된 세상에서 살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시인의 마음은 끊임없이 외계의 사물과 교섭하려 한다. 이렇게 마음이 사물에 응해서 나타난 것이 시의 정서다. 우리의 의식은 언제나 무엇인가에 지향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자아와 세계의 만남, 주체와 객체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시상은 추상화되고 정서는 승화된다. (중략) (정군수 시인의 해설 중에서)
③ 3집, 『세 그루 빈손』 에서
조사 올리는 단풍나무 / 표순복
내장산 단풍나무 터널을 지나 절에 오르니
대웅전 불타 없어진 검은 자리에
서너 평 초라한 조립식 건물
큰 법당 대신 나그네를 맞는다
전생의 업보인가
나도 잿더미로 주저앉는데
법당에서 흘러나오는 독경소리만
서래봉 골짜기를 타고 오른다
나무의 슬픔을 다 가져다 놓은 듯
내장산은 녹음으로 흐느끼는데
인적 끊긴 고요가 후회스럽게
인간의 오욕을 짓누르고 있다
단풍나무 세 그루 빈손을 들고
인간 대신 불경죄를 용서받고자
불타버린 대웅전을 향해
조사를 올리고 있다.
몇 해 전 내장산 대웅전이 화재로 소실되었다. 술에 취한 승려가 저지른 일이었다. (중략) 시적 자아는 불이 난 후의 내장사를 방문한다. (중략) 화재 이후의 내장산은 아랑곳없이 계절을 따라 녹음이 짙다. 그러나 녹음이 우거지는 계절에도 대웅전 앞의 단풍나무 세 그루는 아직 잎을 내지 않고 있다. 불 먹은 탓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시적 자아는 불타 없어진 대웅전의 모습을 “잿더미”가 되어 보고 있다. 대웅전 앞의 단풍나무 세 그루도 완전히 소실된 대웅전 앞에서 새잎을 낼 힘을 잃었으리라. 아직 슬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으리라.(중략) (김 영 시인의 해설 중에서)
노트 : 시를 찾아서 작은 여행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편의 시를 썼는데, 내장산 녹음이 짙다고 다녀오라는 직원의 말을 듣고 6월 중순 찾았습니다. 과연 어떤 글감이 있을까 하면서요. 절에 이르자 대웅전이 불타고 서너 평 조립식 건물이 법당대신 초라하게 우리를 맞이하고, 짠한 마음으로 멍하니 서 있다가 불탄 자리와 꽤 거리가 있는데 반대쪽만 잎이 무성하고 법당 쪽은 빈 가지만 뻗어 있었어요. 이거다 싶었어요. 세 그루 단풍나무가 빈손으로 인간대신 불경죄를 용서받고자 조사를 올린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낯설게 본 것이지요. 조사 올리는 단풍나무는 그렇게 써졌습니다.
새벽을 놓치다 / 표순복
질척대는 긴 뒤척임이 생각을 덧칠하다
일어서지 못한 그리움 뒤로 새벽이 가고 있다
무뎌진 칼날 어제와 같은 자리 연속무늬를 새긴다
여백을 만들지 못한 새벽 시간
긴 한숨이 자리를 물리자
금세
금빛 아침이 들어와 앉는다
노트 : 새벽형 인간이 되어 보겠다고 벼르지만 뒤척대기만 하다 결국 전날과 같은 날의 연속 속에서 허망하게 아침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래도 아침시간은 금빛으로 반짝인다.
가시연꽃 / 표순복
눈부신 백련을 쫓아다니다
까칠한 가시연을 만났습니다
섬뜩한 가시가 싫어 몇 년을
못 본체 지나쳤습니다
제 몸에 주름을 만들어 가시를 감추고
세상 귀퉁이 날을 세운 채
경계의 눈빛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온 몸에 가시를 키우고도
비 한번 몰아치면
제 성깔 못 이겨 지레죽고 마는
도도한 가시연
무엇이 두려워 가시를 키웠을까요?
흰 빛 사랑 거두어
가시연의 아픔을 보듬습니다
물 바닥 묏방석 잎에 작은 손 올려놓자
가시 몇 개쯤 기꺼이 내놓으니
살 속을 누르는 통증, 이마저 사랑입니다
작은 산을 품은 속내 깊어
대궁 밀어 올려 꽃심 젖힌
한낮의 붉은 사랑을
오롯이 담아 둡니다.
노트 : 연꽃으로 시를 쓰기 위해 전남 무안, 고창 흥덕, 부안면 연꽃 군락지를 찾아다녔습니다. 어떤 감흥도 일지 않았는데, 마지막으로 고창군 상하면 용대 저수지에서 가시연꽃을 만났습니다. 서너 번 방문 끝에 “가시연꽃”으로 시를 쓸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없습니다. 지랄 맞은 성격 때문이죠.
저의 모든 시들은 이렇게 눈으로 보고 발로 찾아가 느낀 정서를 묘사한 작품이 대부분입니다. 시를 찾는 작은 여행을 자주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④ 시집 발간 이후 최근 작품
비워내고 사는 삶 / 표순복
이십 년을 살아온 뜰 안 매화를 두고
삼백 오십년 응축된 세월 만나러
진달래와 개나리 수선화는 제쳐두고
산자고 현호색 흰털제비꽃... 야생화를 지나쳐
한쪽 구석 자리한 백양사 고불매를 만난다
다섯 개의 의족으로 선 고불매
기적처럼 수백 년을 비워내 고결하고
손에 손에 카메라를 든 방문객
매화향 곁을 떠날 줄 몰라
코끝 실려 오는 향기 전신을 감아
나도 틈에 끼어 몇 컷 찍어둔다
우화루 쪽마루 앉아 흘러온 몇 백 년을 가늠하는데
속을 다 비워낸 어머니의 세월이
고불매 안에 들어있어
열 자식 품어 키운 그 속 쩍쩍 갈라져
바람 든 허깨비로 살아도
더 고매한 고불매 고귀한 향기
어머니의 따뜻한 기운 봄을 일으켜
많은 사람 불러 모으고 있다
시와 산문 2024. 가을호에서 / 지난 호, 좋은 시 다시 읽기/ 에 소개되었습니다.
(앞부분 생략) 어머니의 삶은 비워내는 삶이다. 자식을 위해 제 안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소진하는 삶이 어머니의 삶인 것이다. 자식을 키우면서 겪는 헌신적인 희생과 자신의 꿈은 접어둔 채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어머니의 모습은 자신을 비우고 또 비워내는 삶이다. 어머니의 삶은 이처럼 늘 무언가를 비워내고 사는 삶이지만, 어머니의 주위에는 따뜻한 기운이 함께 하기에 고불매보다 더 고결하고 숭고하다고 할 수 있다. ~ 표순복 시인은 자연현상을 통해 어머니의 삶에 대해 되짚어보았다. <삶을 바라보는 다층적 시선 / 백애송. 에서 발췌>
대장수탉과 아버지 / 표순복
한 해의 마지막 날
바싹 마른 감나무 밭 우리 열어
자유세상 안겨준다
‘내가 대장이다 ’목청 돋우는 수탉
엄마 앞에 당당히 소리치던 아버지를 본다
풀 한 포기 없어도 자유가 좋은
가방 하나 둘러메고 방랑객이 되고 싶던
아버지의 옛 시절이 떠오르고
고기와 계란 재미를 주는 청계 삼십여 마리
퍼덕퍼덕 빙글빙글 돌고 달리고
누가 닭을 미련하다 했는가
때 되면 들어가고 순서 찾아 오르며
저 잡으러 온 줄 알아 피하는
가족 지킨 아버지의 지혜를 닮은
꽁지깃 솟아 휘고 등허리 곡선 우아하여
눈길 붙드는 대장 수탉
얼갈이배추와 별꽃나물 주고 바라보는데
암탉 싸움 말리고 평정 여는 보호자다
맛난 음식에도 가족 불러 먹이며
자신은 점잖 빼며 달려들지 않는 고고함
가족 위해 몸을 던진 아버지의 지난한 여정
인간 사회 닮은 닭의 생 놀이 지켜보며
아버지의 한 생애가 저물고
허허, 소리 없이 새해를 맞는다
노트 : 닭의 놀이를 지켜보는 쏠쏠한 재미, 솔개의 등장
* 다음 두 편의 시는 대련의 한국인 (계간지 원고투고)이라는 잡지에 실렸습니다.
올 6월 6일 대련 방문 후 쓴 시입니다. (뤼순감옥, 관동법원 방문)
조마리아 여사/ 표순복
죽음을 앞둔 아들을 면회하지 않았다
목숨을 살려 달라 구걸하지 않았다
“네가 만일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로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 여기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이 땅의 어떤 어미가 이리 담대할 수 있다던가
역설로 적어내린 마지막 그녀의 편지
찢어지는 슬픔을 안으로 접어
서른한 살 아들의 수의를 지어
아들의 짐을 덜어주신 크신 어머니
한 땀 한 땀 핏빛 살을 떠서 눈물로 빚은 수의
한숨 한숨 내쉬며 가슴 뜯어 지어낸 수의
피눈물 삼키며 아픔으로 꿰맨 수의 한 벌
아들의 죄라면 어질고 약한 한국 국민으로 태어난 것뿐
큰 아들 안중근을 떠나보내고
남은 두 아들과 독립운동을 펼친 조마리아 여사
백년이 된 지금 모자간의 만남은 이루어졌을까
그들의 숭고한 정신 뼛속 깊이 새겨보는
유월에 나는 서 있다
안중근을 생각하다 / 표순복
당신이 사형선고를 받았던 관동법원 재판정과
5개월 동안 삶의 불꽃을 살랐던 뤼순 감옥을 보고
교과서에 기록된 문자를
현실에서 눈으로 찾았습니다
3년을 벼르던 거사 단지 동맹으로 뜻 모으고
하얼빈역에서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한
만고에 꽃 이름으로 전해질
크신 뜻을 이루었습니다
오로지 나라의 독립만을 생각한 당신
역사를 담은 김훈 작가의 ‘하얼빈’을 읽고
벅찬 가슴 안고 잠 못 이루었던 그날을
이국 대련여행에서 만났습니다
감방에서 저술한 ‘안응칠 역사’ 자서전을 읽으며
단단히 뭉친 독립투쟁의
피나는 역사를 알았습니다
‘안중근 재판정 참관기’를 탐독하며
일본법정 심문 앞에 의연하고 당당한
당신의 높고 그윽한 눈빛을 보았습니다
당신과 내 삶을
아스라이 나누었던 80년 간극
안일한 삶 속 무심한 자신을 채찍질하며
서른한 살을 살다간 당신 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114년 전 당신의 순국을 다 받들지 못한 나는
가슴에 큰 돌탑 하나 세워놓고
뤼순 감옥을 떠납니다
5. 앞으로의 문학은
문학은 내 안의 나를 깨우고 나를 자라게 하며 더 큰 세상을 꿈꾸게 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고통과 인내를 요구하는 작업이지만, 한편 가치 있고 고귀한 작업이기에 계속 이 시업을, 시 짓는 일을~~ 이 일에 전념하고자 합니다.
시와 산문에서는 한국문학 110년, 시와산문 30주년을 맞아 “나에게 문학은 무엇인가?” 라는 두 줄 멘트,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저도 참여 했습니다.
나에게 문학은 주저앉은 나를 일으켜 세우는 강한 힘이며, 내 삶의 존재이유요, 목숨이다. 라고 썼습니다. 그런데 책에 실리고 최근 우연히 검색 하다가, 어떤 블로그에서 도서협찬을 받아 서평을 작성한, 한 블로거가 시와산문 30주년을 축하하며 여러 작가님들의 나에게 문학이란 내용을 실은 것을 보았습니다. 그 블로거가 언급한 분으로 김우 님, 조경옥 님, 양우정님, 그리고 끝으로 제가 소개되어 있어서 정말 놀랍고 또 반갑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금의 시대를 문학의 위기다. 라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대인의 바쁜 생활 속에서 책을 가까이 하기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구하고, 짧은 글은 쉽게 읽지만, 긴 글 읽기를 회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을 점점 읽지 않으니 문인의 역할이 더욱 어려워지고 문학으로 수입을 얻는 경우도 거의 없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이렇게 책이 안 읽히는 시대에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있었지요?
지난 달 10월 10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입니다. 저는 처음에 단톡방에서 이 소식을 접하고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 힘들었습니다. 가짜뉴스가 아닌가 생각을 했어요. 비록 시골 한 구석에서 어줍잖게 시를 쓰는 사람이지만, 대한민국 노벨문학상 소식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너무 충격적이고 가슴 벅찬 큰 소식이었습니다. 저도 작은 책방에서 4권의 책을 구입하여 읽고 있습니다. 흰(흰은 시적인 산문이라 해서 사게 되었구요), 작별하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 그리고 오래 전 읽었던 채식주의자 이렇게 4권을 구입했습니다. 최근 저는 전자책을 활용하는 편입니다. 작년 2월 테블릿 PC를 사용한 뒤로 밀리의 서재를 통해, 전자책 읽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어 오랜만에 종이책을 구입하게 되었고, 한강의 작품은 내용이 어려워 진도가 잘 안 나가는 책이라는데 꼭 끝까지 잘 읽어볼려고 합니다.
도종환 시인(국회의원, 전 장관)은 문인의 역할에서 독자를 생각하는 글을 쓰자.고 말합니다. 문학이 다른 장르에 비해 밀려나고 있다며 문인들이 삶의 이야기, 절박한 우리 이야기, 현실의 이야기를 쓰고 있지 않아 염려된다고. 요즘 시는 읽어봐도 무슨 소리인지를 모르겠다. 시가 어려워서 독자들이 시를 외면하고 있어 독자확보가 무엇보다 문제라고 한다. 만화와 드라마는 사람의 이야기, 지금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8,90년대만 해도 문학이 괜찮았는데 지금 문학은 독자와 동떨어져 있다고 걱정을 합니다. 독자들이 문학을 사랑할 수 있도록 시와 소설에서 절절한 우리 이야기를 쓰고 독자와 소통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많이 공감되는 이야기 입니다.
또 하나는 시대정신을 반영한 글을 쓰자.라고 하지요. 문인은 시대를 선도하고 문화를 창달하는 주체자로서 문인의 역할은 시대 현실을 벗어나지 않고 자신의 글에 시대정신이 반영되어야 한다. 사회가 어려울수록 시대를 반영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며, 때로는 현실에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글을 통해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작가는 어느 정도 책임을 가져야 한다. 라고 말하고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문학은 삶을 구제한다고 앞에서 말했지만, 자기 구원도 하지만 이웃의 아픔과 고통도 끌어안아야 하고 사회의 갈등도 품어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순수 서정문학에 참여민중 문학을 더해 창작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더러 있습니다. 즉 시대의 아픈 현실을 담을 수 있어야 하지요. 저는 사실 자신이 없어서 현실을 특히 정치적인 현실, 비판해야 할 사회 현실들을 피해 쓰는 경향이 제 스스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만들어진 영화 한편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와 시너지를 갖듯 한편의 좋은 시도, 좋은 글도 지역의 정서를 바꾸고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는 큰 힘을 가졌다는 문학의 진정성을 믿으며 좋은 글을 쓰고자 노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6. 끝내며
저는 퇴직 후 농장 근처에 작은 공간을 마련하여 그 곳에서 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매실과 감나무가 많아 ‘매감원’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매일매일 감성이 솟는 원천의 자리라고 어떤 분이 말해 주었습니다. 말하자면 그 곳이 제 작업실인 셈입니다. 그 동안 일상생활에서 주로 소재를 찾아 시를 썼습니다. 자연과 가까이 생활하고 있어 사계절의 변화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싹을 틔우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자라나는 과정, 과수든 작물이든 참으로 붙잡고 싶은 하루하루였습니다. 이것을 시로 옮겨 3시집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눈을 외부로 돌려 다른 곳을 방문하고 좀 더 폭을 넓혀 가는데 주력해야 하겠습니다.
앞에 소개한 조마리아 여사나 안중근을 생각하다. 이 시도 외부로 눈을 돌려 써진 시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외도 대전의 남간정사를 방문하고 남간정사 뒤뜰 배롱나무(우암 송시열 선생 이야기), 쌍산재 고택 소나무 (전남 구례) 강원도 춘천을 방문하고 김유정의 동백꽃 사연을 담은 노란 동백꽃 사연, 미당의 이야기를 담은 어떤 비구니 스님의 말씀을 듣고 그날의 봄을 썼고 지금 말한 시작품이 3집 이후 최근의 작품입니다.
저는 고창에서 올1월부터 매주 뜻 맞는 문인들 여섯 명이 모여 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한 분이 올해 첫 시집을 냈구요. 그 외는 미등단자로 시가 필요한 분들입니다. 제가 리더가 되어 시 이론 일부를 소개하고, 제 신작시 1편을 발표합니다. 참여자 전원이 매주 추천시 1편을 소개하고 자작시 1편을 준비합니다. 회원들은 합평을 통하여 2, 3주 동안 한 편의 시를 완성해 갑니다. 마지막 주는 긴 글을 위하여 수필(산문)을 발표하여 문장력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처음엔 신작발표를 모두 부담스러워했지만, 이제 습관이 되어 잘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도 덕분에 좋은 시는 아니지만, 1주 1편을 쓸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참 좋습니다.
오늘 소중한 발표 기회를 주신 시와산문문학회 김양숙 회장님께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또한 행정 도움을 주신 김명아 주간님께 고맙단 말씀을 함께 드립니다. 문학에 대한 저의 부족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올리며, 이것으로 저의 시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긴 시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표순복 약력 소개
0. 95년 월간<한국시> 시부문 등단
0. 고창문인협회 회장역임
0. 전북여류문학회 편집국장, 작가의문장 부회장
광화문시인회, 고창시맥 동인
0. 시집으로 특별하지 않은 날의 주절거림 (2012)
나무 곁으로 가다 (2020)
세 그루 빈손 (2023)
0. 수상; 전북예술인공로상, 서울시인상, 고창문학상,
고창예술인상, 청암문학상, 전북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