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저는 평소와 다름없이 고요한 새벽 미사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주일을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사 때마다 바치는 신앙 고백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초기 교회 시절부터 끊임없이 이어져 온 거룩한 신앙의 유산입니다.
삼위일체의 신비는 참으로 깊고 오묘하여 인간의 머리로는 다 헤아릴 수 없지만, 온전히 믿고 고백할 때 비로소 우리 삶에 은총으로 다가옵니다.
성찬 전례가 시작되고, 감사한 마음으로 예수님의 거룩한 몸(성체)을 받아 모셨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들어 성전의 십자고상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순간, 거짓말처럼 때마침 새벽 동이 트기 시작했습니다.
창문을 장식한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아침 햇살이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빛깔로 피어나 성전 천장을 가득 비추었습니다. 그 경이롭고 빛나는 풍경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잠시 눈을 감고 침묵 속에 머무르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만약 이 아름다운 빛을 함께 바라보고 같은 감동을 느꼈다면, 우리는 이 아침 다 함께 주님의 크신 은총이라는 선물을 받은 것일 테지요.
혹여 설령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해 나 혼자만 보고 느꼈다 하더라도, 그것은 주님께서 부족한 나에게 특별히 혼자만 누리도록 허락하신 은총의 선물일 것입니다.
함께 나누어서 풍요롭고, 홀로 깨달아서 더없이 감사한 새벽. 빛으로 찾아오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은총이 오늘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커다란 힘이 되어줍니다.
교우 여러분은 오늘 어떤 빛 속에서 주님의 은총을 발견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