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스님 6주기 추모결의 대회
1월 7일은 정원스님이 당신의 몸을 소신공양하신 지 여섯 돌이 되는 날이다. 남다르게 정의감과 보살심이 강하여 이명박에게 달걀을 던지고,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지시더니 촛불 때는 당신의 몸을 몽땅 바치셨다.
“일체 민중들이 행복한 그날까지 나의 발원은 끝이 없사오며 세세생생 보살도를 떠나지 않게 하옵소서. 박근혜는 내란사범, 한일협정 매국질. 즉각 손 떼고 물러나라"
정원스님이 남긴 마지막 말씀이다. 페북에 남긴 글을 보면, 국민들에게 고통을 안긴 박근혜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의 범죄를 부인하며 버티고, 그 공범들은 범죄 비호세력들을 부추겨 국민들을 갈라놓고 있는 당시 현실에 대해 분노하며, 어둠을 몰아내고 새로운 희망을 안겨준 민중의 촛불이 바르게 지켜지고 실현되기를 절실하게 염원하며 몸을 사르신 것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중이 승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시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됩니다.”
“ 촛불민심이 정의인 것은 사심이 없기에 여실지견의 눈으로 보고 말하기에 하늘의 뜻입니다.”
“혁명은 내부로부터 와야 한다. 촛불은 내부에서 불을 붙여 밖으로 나와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었다. 내부에서 붙인 불은 꺼지지 않는다. 빈자일등처럼”
가난한 여인의 보잘 것 없는 등불이 꺼지지 않았던 것처럼 스님은 민중에 대한 절절한 사랑으로 스스로 등불이 되어 민중의 촛불을 지키고자 했던 것이다.
벌써 6주기를 맞았다. 정의평화불교연대를 새롭게 이끌어갈 최원녕 상임대표가 추도사를 하였다. 정의평화불교연대의 법우들 10명이 함께 하였다. 1주기 때 조계종 적폐청산 2기 시민연대 공동대표로서 하였던 추도사를 다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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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원 스님! 스님께서 소신공양하신 지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촛불보다 더 붉은 마음으로 불의에 맞서서 분노하시고,
광장보다 더 너른 마음으로 억압받는 모든 중생들에 자비심을 보이시고,
금강석보다 더 굳센 마음으로 삼독(三毒)을 지멸하시더니,
티끌만큼 남은 탐욕과 미련마저 모두 태우고자,
위법망구(爲法忘軀)의 정신으로 촛불에 기름을 부어 절대 악을 무너트리고자
결국 매국노 집단이 일어나는 기회를 끊고 촛불시민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로몸을 사르시고 등신불이 되셨습니다.
스님의 보살행으로 박근혜는 탄핵이 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습니다.
헬조선은 모든 국민이 다같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왕을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왕이 되는 것입니다.
주권자로 인식한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박근혜를 몰아냈지만,
정치적 주체로서 조직되지 못한 채 권력을 정치에 위임해버렸습니다.
하여, 적폐는 아직 온존하고 스님께서 그토록 처단하고자 했던
매국노 집단들은 아직도 권력을 누리고 있고,
민중들의 삶은 아직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스님, 뼛속까지 사무치게 그리운데,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스님의 말씀대로 스님의 몸은 사대(四大)로 흩어졌다가 우주의 원소가 되었겠지만,
스님의 영가(靈駕)는 부처가 되어 문수스님과 함께 극락에 계시지요?
스님, 부처님께서 걸인으로 나투셨는데
원효조차 알아보지 못한 삼국유사의 이야기처럼
거리의 부처, 이 시대의 원효인 스님을 몰라본 채
함께 공양도, 수행도, 투쟁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그 죄를 참회합니다.
스님, 이제 스님의 발원이 우리의 발원입니다.
스님의 뜻을 이어받아 억압받는 모든 중생을 구제할 때까지
용맹정진하여 나를 깨우치고 세상을 바꾸어
정의롭고 평등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그날까지 극락에서 왕생하시며 지켜봐주시기를 바라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