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작가의 '요한복음 뒷조사'는 기존에 새물결플러스에서 출간된 '마가복음 뒷조사'와 '마태복음 뒷조사'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에끌툰이라는 웹사이트에서 매주 연재를 하던 동명의 웹툰을 가지고 책을 만든 것이기에, 나는 만화책을 읽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들었지만 책을 덮었을 때는 한국교회를 생각하며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
'요한복음 뒷조사'의 메인 스토리는 반기독교 작가로 이름을 날린 사페레와 김다윗 목사가 요한복음의 진실성에 관한 재판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페레는 한때 잘 나가는 교회 오빠로서 찬양인도자도 하고 CCM 음반도 냈지만 불의의 사고로 교회를 떠나게 되었고 그 이후에는 반기독교 사상을 전파하는 안티 크리스천이 되고 말았다. 사페레와 김다윗 목사의 재판 과정에 모태신앙인 이성경이 이중 첩자의 역할을 하며 처음에는 김다윗 목사를 뒤에서 도와주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사페레에게 정서적으로 마음이 기울게 된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요한복음 뒷조사'는 요한복음에 대한 설명이 상대적으로 빈약하고, 현재 한국교회를 비판하는 내용이 과도하지 않았나 싶다. 왜냐하면 요한복음 본문이 1장부터 21장까지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그 본문이 공관복음과 왜 다른 관점으로 예수의 삶을 조망하고 있는지가 너무 간략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한 공동체와 현재 한국의 일부 대형교회를 단순 비교하여 한국의 대형교회에서 더 이상 요한복음에 담긴 사랑의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결론을 내리는 것도 조금 부자연스럽다.
나는 차라리 '요한복음 뒷조사'가 포스트모던 사회에서의 '진리'(Truth)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는 생각이 든다. '요한복음 뒷조사'가 한국교회를 비판하기보다 요한복음에서 유독 예수님을 가리켜 '진리'라고 말하는데 그 진리가 다원화된 세상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더 집중하였으면 이 책이 기독교인 뿐 아니라, 비기독교인에게도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있다. 복음서 뒷조사라는 한국교회에서 전무후무한 시도를 한 작가의 용기에는 손뼉을 치고 싶지만, 책의 모든 내용에 손뼉 치면서 동의하기는 조금 힘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