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물관리사업소
고운기
스무 살 사내놈들은 똑 같애
여전히 여자 꼬실 때면
오래된 문장이나 표절하고 ……
자동차 안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가 조금씩 진부해 질 때
진부했던 내 스무 살에도 소스라치고
스무 살 때 여자와
쉰이 넘은 남자
삼거리에서 안내판을 보며
의왕시맑은물관리사업소와 서울구치소가 나란히 써 있는
삼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하필 맑은물관리사업소와 구치소는 나란히 있을까
쉰이 넘은 여자가 말한다
아무렴, 맑은 물 관리해야 해 ……
스무 살 때 남자는 구치소 앞 주차장에서 여자를 내리고
서늘한 바람 되어 돌아나온다
<유심> 2014, 4
첫댓글 고운기교수님의 두번째 강의에서 시적정보를 잘 파악하여 화자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시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인지에 대해 배우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아까비 아까비
절대절대 안 빠져야지!!나의 게으름에 한방 날리다
시적 정보 찾고있는 우리샘들~~~
눈동자 굴리는 소리 듣고있습니다.. 우리의 열공으로부터 우리의 작품도 나와야할낀데요~~^^
아무래도 시인은 스무살적의 여친을 만난듯
그렇다해도 스무살과 쉰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시의 기술적인?? 내공에 감탄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