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
브랜드마다 그들 브랜드의 중심적인 역할을 이끌어온 시리즈들이 있다. 그리고 마치 자동차의 세대교체처럼 그런 제품들은 꾸준히 신 버전을 등장시켜
신 모델에 대한 기대를 높여 주고 있다. 다인오디오의 경우는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라인업이 바로 컨투어 시리즈이며, 지속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꾸준히 혈통을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최근 주목할 만한 새로운 컨투어 시리즈들이 등장했는데, 혁신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파격적인
‘All New’ 모델이 등장하여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컨투어
시리즈에서 가장 상위 모델인 컨투어 60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겠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외관에 새로운 콘셉트를 시도한 곡면 디자인이다.
이는 다인오디오의 전통적인 각진 사각의 이미지를 벗어 버리고, 전면 모서리 부에 곡면 처리를 추가함으로써 매끄럽고 우아한 디자인으로
재탄생되었다.
다음으로
3웨이 4스피커로 구성된 새로운 드라이버들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여기에는 완전 새로운 유닛들이 채용되어 있는데, 핵심인 저역용 베이스
드라이버는 24cm 사이즈로 새로운 MSP 콘을 채용하여 더블로 장착되었다. 높은 내구성의 알루미늄 보이스 코일을 사용하고 구리 코팅이
적용되었으며, 보빈의 권선 높이는 24% 증대시켰다. 그리고 글라스 파이버 포머에 충분한 갭을 유지함으로써 높은 전류를 커버하도록 하였고, 열
방출도 쉬워졌다. MSP 콘의 두께는 0.4mm로 줄인 반면 다이어프램의 면적은 이전 모델에 비해 20% 증대시켰다.
에지와
프레임 접합부도 7.6mm 두께로 보강되어 강력한 움직임을 원활하게 잡아주도록 했다. 콘과 에지의 움직임은 70% 증대시켜 낮은 질량으로도
충분한 에너지를 낼 수 있다. 그리고 듀얼 페라이트 마그넷 방식을 채택하여 자력을 증대시켜 줌으로써 전체적인 드라이버의 움직임은 기존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운동량이 크고, 자력 반응도 빠르기 때문에 깊이 있고 밀도 높은 저역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미드레인지의
경우 15cm 사이즈이며, 개선된 MSP 콘과 동일한 구조로 새롭게 개발·적용되었다. 트위터는 순간적으로 높은 이득이 장점인 신형 에소타 2
소프트 돔 트위터를 채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통적인 품격 있는 고역의 재생을 유지하고 있다.
3웨이
방식의 네트워크부는 고품질의 문도르프 커패시터와 새로운 배선들을 사용하였다. 크로스오버는 베이스와 미드레인지는 220Hz, 미드레인지와 트위터는
4.5kHz로 세팅, 각 드라이버에 최상의 컨디션을 제공하도록 하였다. 재생주파수 대역은 28Hz에서 23kHz로 저역 재생 능력이 탁월하며,
음압도 88dB로 동사의 스피커로서는 제법 높게 설정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캐비닛의 경우 새로운 멀티 레이어 방식을 이용한 커브 구조로 제작되어 있다. 마치 가구와 같은 마감을 위해 캐비닛의 경우는 두 스피커를 샌딩과
연마를 통해 3주간 건조와 가공을 거쳐 동일한 페어 매칭을 만들어 냈다. 전면 모서리 곡면은 소리의 확산성과 사운드 패턴을 철저히 분석한
결과물인데, 별도로 추가된 전면 배플은 알루미늄 플레이트를 CNC로 정밀 절삭 가공하여 라운드형으로 아름답게 완성되었다.
남성
보컬 곡으로 브루노 마스의 ‘Versace On The Floor’를 선곡해 보았다. 감성을 자극하는 그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명확한 표현력을
바탕으로 스피커 앞을 가득 채워주었다. 고전적인 스타일의 악기들을 사용한 녹음이지만, 오히려 밝고 적극성 있는 세련된 음의 표현을 만끽할 수
있었다. 빠른 저역 반응이 돋보이는 베이스와 킥의 저역은 쉽게 퍼지지 않고 특유의 견고함을 유지하여 더블 우퍼를 통한 정확한 임팩트가 매력적으로
그려졌다.
재즈곡은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연주로 ‘You Look Good To Me’를 들어본다. 우선 우측 스피커를 가득 채워주는 베이스의 움직임은 빠른 저역
반응과 맞물려 생동감이 넘치고, 불필요한 부밍 없이 간결하고 당당한 현의 표현을 들려주었다. 드럼에서는 스네어와 심벌의 표현력을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에소타 트위터만의 투명함으로 잘 연결시킴으로써 리듬에 활력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피아노는 중역대의 밸런스를 잘 유지함으로써 트리오의
매력을 제대로 발산하여 음악에 빠져들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
대편성곡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중 4악장을 안드리스 넬슨스가 지휘하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새로운 MSP 드라이버의 윤곽을
더욱 명확하게 보여준다. 도입부의 강렬한 금관의 울림은 에소타 트위터의 위용을 느끼게 하며, 미드레인지의 투명도를 통해 목관 파트와 현악 파트의
정확한 윤곽을 그려냈다. 그리고 팀파니와 콘트라베이스의 울림은 빠르고, 임팩트를 통해 웅장함이 배가되는데, 적극적인 표현력은 곡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컨투어 60 스피커는 마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과 혼연일체가 된 듯했다.
사운드
성향은 컨투어 시리즈의 상위 기종답게 컨투어 60만의 정확한 컬러를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트위터, 미드레인지, 더블 우퍼의 역할을 분명히
전달해 주고 있으며, 더블 우퍼의 경우 대구경 우퍼 못지않은 특유의 뒷심을 발휘함으로써 깊고 특별한 저역 밀도를 만들어 내었다. 여기에
중·고역의 명료함이 더해져 있어 기분 좋은 중독성 있는 음장감을 펼쳐준다. 그야말로 새로운 컨투어 시리즈가 추구하는 매력적인
사운드이다.
마무리해보자.
무엇보다 다인오디오 컨투어 시리즈의 인기 비결은 MSP 콘의 매력을 극대화시킨 사운드이며, 독보적인 드라이버 개발 능력을 통해 꾸준히
업그레이드해온 성과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특히, 최신 버전은 다인오디오의 고전적인 이미지를 한 단계 뛰어넘는 유연함과 신선함이 더해져 더욱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 컨투어 60은 미들급의 체구이지만 세련미 넘치는 디자인과 함께 대형기 못지않은 잠재력을 갖춘 모델이라고 평가할 수
있으며, 오랜 노력의 결실을 보여주는 철저히 준비된 스피커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