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소란이 끝나고 나면 잠시 소강상태로 숨을 돌리다가......
하지만 삶은 연속적이라서 긴장 또한 놓을 수 없는 것이.
곧이어 벌어질 무수한 사건을,
과거의 경험에 따를 수 있는 것들은 수월하게,
예측하지 못한 것들은 겁 내지 말고 의연하게,
살아가면서 터득한 모든 지혜를 동원하여 절반의 후반기, 잘 살아 봐야지.
하루 중에도 흐렸다가, 맑았다가 움직이는 감정의 기복이 심하게 떨리더라도
흔들리다 걸러질 종결된 마음이 온전하면 무엇을 바라겠나?
밭에서 따온 쌉싸레한 상추와 청하,
회 한 접시로 6월의 마지막을 깔끔하게 종료시키고
다시 새 날에는 마음도 다르게 갖고자 했다.
누가 되었든 나서서 표현하는 일은 좋은 것이다.
순간적으로 사라지기도 하는 불안감이나 허전함은
변화를 내세워 위로를 권한 사람의 용기 덕분이다.
긴가 민가 했다가도 강한 어조로 주입시키면 마치 그런 것 같거든?
자동차의 경유가 다 되었는지,
평촌에서 판교로 넘어오는 아침 시간부터 경고등이 깜박이기 시작했었다.
다빈이를 학교까지 데려다 주고, 사무실 근처까지 잘 견뎌 볼까 하다가
집 근처에 마침 셀프 주유소가 있던 걸 생각해 냈다.
불안하게 맘 졸이는 것보다 얼른 채워 넣어야 안심이 되지 싶어
잠깐 들르자 했더니, 사거리에서 뉴턴이 안 되는 곳이었다.
내쳐 가고 말자. 어떻게 될 테지. 가다가 서면 어쩔 수 없고....
지나치는데 막내 다빈이 "엄마, 기름 안 넣어요?"
- 아직은 괜찮을 것 같아.
엄마가 하는 일이나 행동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 해도,
일거수 일투족을 열심히 관찰하는 걸 보면
자신에게 들이닥친 이 혼란에 대해 나름의 해법을 찾느라
아이 또한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로,
혼자서만 좋은 길 가겠다고, 순탄한 배에 올라탄 것도 아닌데
들어서 상처 받을 성냄도 이젠 한 박자 쉬어가면 좋을 것을.
엄마가 아무려면, 되는대로 살 길을 찾아가는 것일까? 아무 생각도 없이....
아침마다 아쉬운 2~30분의 시간이
오히려 하루종일 함께 마주 하고 있었으면 좋을 아쉬움 보다 오지게 실속있기도 하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함축되어진 긴장의 시간,
오로지 막내와 나만의 시간임에, 아무려면 어떻나?
충족되어질 행복은 어차피 불가능하다.
한가로운 푸념으로 몰아 부치며,
정신이 번쩍 날 사소한 고통에서 이겨내야 비로소 승리하는 삶이다.
2014년 7월 1일 데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