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
8월의 노래
긴긴 세월
침략받아 암흑의 벼랑에서
빛발 좇아 나아가고
풍찬노숙하며 조국 찾겠다는 의지
하늘 높이 불타올라
마침내 질긴 쇠사슬 끊어
한 줄기 광명 찾은 겨레여
그날의 조국은 자유롭고
부모 형제자매 어울리는 환희
산하에 넘쳐나는 광복의 열기
얼마만의 축복이던가
마음 놓고 부르는 송축의 노래
바짓가랑이 걷어 올리고
씨름판에 뛰어들어
모래 두 눈에 튀어 따가워도
기쁨의 눈물
바위를 쳐도 아프지 않은 두 주먹
백 리를 달려도 힘 솟는 두 다리
아 다시 찾은 오로지 하나뿐인
대한민국이여
여명이 트이는 그날을 P2
여명이 트이는 기다림은 멀고
벽으로 막힌 세월의 흐름은
바람결 되어 잡을 수 없는데
불현듯 보이는 철책 너머 산줄기에는
이곳과 다름없는 수목이 우거졌구나
쉼 없이 펄럭이는 저 붉은 깃발
섬뜩한 느낌은 지난날의 기억 때문일까
골짜기마다 나무 그루터기마다
그날의 핏자국 남아 있는 듯
줄기로 자라는 숲의 한쪽에도
빠알간 흔적 오버랩되어 떠오른다
줄기차게 맴도는 격랑 너머
저 산줄기 뒤에 도사린
침략자의 부릅뜬 눈초리가
평화로운 내 가슴을 뒤척이고 있구나
지금 곧 쏘아댈 듯 어떤 예감은
지난날의 비극 의식함 때문일까
내일로 날아오르는 겨레의 맥박이여
이념 초월하는 지구인의 갈구를
민첩하고 슬기롭게 포착하라
먼 시간과 공간 속에서 자라난
같은 조상의 넋으로 돌아와
우리 함께 부둥켜안고
빛나는 여명을 맞자
슬펐던 아리랑 기쁨으로 합창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