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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Annapolis)에 있는 미국 해군사관학교(United States Naval Academy)를 투어했다.
2015년 9월 4일, ‘사진으로 보는 애나폴리스의 이모저모’라는 글을 올렸을 때 김태성 동기가 “친구가 학교 안을 투어할 수 있었으면 곳곳을 자세히 전했을 텐데… 아쉽다”라고 댓글을 남긴 적이 있다. 그날은 오후 5시가 지난 늦은 시간이어서 투어를 하지 못했던 기억이 남아 있었다.
그로부터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이번에는 정말 뜻밖의 인연으로, 샌디에이고에서 애나폴리스를 방문한 아들의 장인·장모님을 만나 함께 학교를 둘러보게 되었다. 예전에는 이루지 못했던 투어를 이렇게 다른 인연을 통해 다시 찾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애나폴리스는 메릴랜드주의 주도(State Capital)이자 대서양 연안의 아름다운 항구 도시로, 해군사관학교와 함께 미국 해군을 상징하는 중요한 장소다. 평일에도 주차가 어려울 만큼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지만, 주변 풍경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이 도시의 도로 구조는 외지 관광객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질 만큼 좁고 독특한 형태로 이어져 있어 운전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여러 곳에 설치된 로터리(Roundabout)는 일방통행 도로와 연결되어 있어, 처음 방문한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구간이다. 야간에는 방향 감각을 잃기 쉬워 더욱 조심해야 했다.
우리는 방문객이 주로 드나드는 Gate 1을 통해 입장해 박물관이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정문을 지나자마자 해군사관학교 특유의 단정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느껴졌고, 깔끔하게 정돈된 캠퍼스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도로를 따라 보이는 건물은 방문자 센터(USNA Visitor Center)로, 이곳에서 모든 방문객은 철저한 보안 검사와 신분 확인을 거쳐야 한다. 이 구역은 사진과 비디오 촬영이 제한되어 있으며, 만 18세 이상의 방문객은 해군사관학교 출입을 위해 REAL ID(운전면허증 또는 주 신분증), 미국 여권, 혹은 유효한 국방부 신분증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외국 여권을 소지한 외국인은 관광 목적으로는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안내받았다.
단체 관광객들이 출입 보안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방문자 센터 앞은 차분하면서도 긴장감이 느껴지는 분위기였고, 모두가 신분 확인 절차를 차례로 통과하며 입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공항에서 여객기를 탑승할 때 TSA 보안 검색을 받는 것처럼, 이곳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철저한 보안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신분 확인과 소지품 검사를 모두 통과해야만 비로소 해군사관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
보안 검사를 무사히 통과한 뒤, 우리는 박물관 입구로 이어지는 복도를 걸어 들어갔다. 이 복도는 해군사관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물이 배치되어 있어, 마치 시간 속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미국 해군사관학교(United States Naval Academy, USNA)는 해군과 해병대 장교를 양성하는 명문 군사 교육기관으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사관학교다. 1845년 미국 연방정부 소속으로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에 설립되었으며, 흔히 ‘아나폴리스(Annapolis)’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학생들은 ‘미드쉽맨(Midshipmen)’이라 부른다.
1845년 설립 이후 USNA는 군사, 정치,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리더를 배출해 왔다. 대표적인 졸업생으로는 다음과 같은 인물들이 있다.
• 지미 카터(Jimmy Carter): 제39대 미국 대통령. 1946년 USNA 졸업 후 해군 장교로 복무.
• 존 매케인(John McCain): 전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이자 해군 조종사 출신. 베트남전에서 포로 생활을 했으며 1958년 졸업.
• 체스터 니미츠(Chester W. Nimitz):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함대 사령관. 1905년 졸업.
• 어니스트 킹(Ernest J. King):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 작전총장. 1901년 졸업.
이처럼 해군사관학교는 미국 역사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인물들을 꾸준히 배출하며, 지금도 미국 해군의 핵심 리더십을 길러내는 상징적인 교육기관으로 자리하고 있다.
해군사관학교의 커리큘럼은 21개 학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교육 기간은 일반 대학과 동일한 4년이다. 졸업 후에는 해군 또는 해병대 소위로 임관하며, 이학사(Bachelor of Science) 학위를 받고 최소 5년간 의무 복무를 해야 한다.
입학 자격은 만 16세에서 20세 사이의 미국 시민권자이며, 대통령·부통령·국회의원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야 한다. 경쟁률은 매우 높아 2020년 기준 약 16,000명 지원자 중 8%만이 합격했다. 졸업률은 약 88%로 알려져 있다.
해군사관학교는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학비와 숙식비를 전액 지원받으며, 재학 중 매월 약 1,000달러의 용돈도 지급된다. 국가가 미래 장교들을 책임지고 양성하는 체계가 잘 갖춰져 있는 셈이다.
해군사관학교의 주요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1845년 해군 장관 조지 밴크로프트(George Bancroft)가 세번 항(Severn Fort)에 ‘해군 학교(Naval School)’를 창설한 것이 그 시작이다. 당시 교수진은 4명의 장교와 3명의 민간 교수로 구성되었고, 약 50명의 학생을 교육했다. 이후 1850년 ‘해군사관학교(Naval Academy)’로 공식 발족하며 미 해군의 리더를 양성하는 고등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창설 당시 10에이커(약 1만 2천 평)에 불과했던 캠퍼스는 현재 338에이커(약 41만 평) 규모로 확장되었으며,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의 아름다운 해안가에 자리하고 있다. 캠퍼스 전체가 국립 사적지로 지정되어 있어 유서 깊은 건물과 역사적 장소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초기에는 백인 중심으로 입학을 허용했으나, 1949년에 최초의 흑인 해군 장교를 배출하며 변화의 흐름을 열었다. 2025년 기준 학생 수는 약 4,400명, 교수진은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약 600명, 직원은 1,200명 규모다. 제복은 해군은 흰색, 해병대는 검은색을 착용한다.
해군사관학교는 미국의 5대 사관학교 중 하나로 군사 엘리트 양성소로 꼽힌다. 한인 학부모회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재 약 40명의 한국계 학생이 재학 중이며, 대부분 미국에서 태어난 2세들이다. 또한 한국의 사관생도가 교환학생 또는 유학생 자격으로 입학하기도 한다. 상·하원의원 추천, 뛰어난 체력, 리더십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한국계 학생들도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학하고 있다.
해군사관생도라면 반드시 이곳의 수영 훈련 코스를 통과해야만 졸업할 수 있다. 필수 요건 중 하나인 이 수영 훈련은 고되고 까다롭기로 유명하며, 많은 생도들이 긴장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훈련이 이루어지는 수영장은 올림픽 규격을 뛰어넘는 규모의 현대식 디지털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진에는 일부만 담겼지만 실제로는 사진에 보이는 면적의 두 배에 달할 만큼 광대하고 압도적인 크기의 수영장이었다.
단체 관광객들은 투어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질서 정연하게 캠퍼스를 둘러보고 있었다. 해군사관학교 투어는 약 30분 간격으로 진행되며, 소정의 요금을 지불하면 6인승 차량을 이용한 투어도 선택할 수 있다. 도보 투어와 차량 투어 모두 체계적으로 운영되어 방문객들이 학교의 역사와 주요 시설을 편안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사관생도의 리더십과 체력을 길러내는 필수 교육 과정 중 하나인 레슬링 체육관의 전경이다. 이곳은 생도들이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는 핵심 훈련 공간으로, 해군 장교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장소다.
매년 열리는 해군사관학교(USNA)와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의 미식축구 경기에서 승리한 팀이 사용했던 풋볼이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전시된 풋볼은 두 사관학교의 치열한 경쟁과 전통을 상징하는 의미 있는 유물이다.
풋볼을 가리키고 있는 여성분이 이번 투어의 가이드였는데, 발음이 매우 정확하고 또렷해 설명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차분하면서도 전문적인 안내 덕분에 투어가 더욱 즐겁고 유익하게 느껴졌다.
캠퍼스 안에는 교수(주로 해군 대위 계급의 군인 교수) 가족들이 거주하는 사택이 마련되어 있다. 이 사택은 듀플렉스 구조로 한 건물이 두 가구로 나뉘어 있으며, 각 가구에는 5개의 방이 갖춰져 있다. 교수 가족들은 보통 이곳에서 약 3년간 거주한 뒤 다른 근무지로 이동한다고 한다.
91식 어뢰는 당시 기준으로 매우 혁신적인 공중 투하용 어뢰로, 얕은 항구나 정박 중인 함선을 공격하는 데 특히 효과적이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진주만 공격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지붕 수리가 진행 중인 이 건물은 '와드 홀(Ward Hall)'로, 고위 장교의 공식 거주지이자 각종 행사가 열리는 역사적인 장소다. 현재는 해군사관학교 교장(Superintendent)의 공식 관저로 사용되고 있으며, 1900년대 초반에 지어진 고전적인 미국식 저택 양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웅장한 외관과 잘 가꿔진 정원이 인상적이며, 해군사관학교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물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 건물은 해군사관학교의 전통과 위상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내부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고위 장교와 외빈을 위한 리셉션과 공식 만찬 등이 열리며, 사관학교의 중요한 행사들이 진행되는 장소로 사용된다.
일반 투어에서는 내부를 볼 수 없지만, 외부에서만으로도 건물의 위용과 품격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학교 후면에 있는 캠프스 내의 건물들..
해군사관학교 캠퍼스 안에서 일반 방문객이 관람할 수 있는 주요 장소는 다음과 같다.
• 르준 홀(Lejeune Hall)
체육 시설이 모여 있는 공간으로, 중앙 수영장과 레슬링·체력 단련 시설 등이 있다.
• 명예의 전당(Athletic Hall of Fame)
해군사관학교가 배출한 우수 선수들의 업적과 역사를 전시한 공간.
• 드라이독(Drydock)
학생 식당 겸 휴식 공간으로,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 라이트 형제 비행기 모형(Wright Brothers B1 Flyer)
초기 항공 기술의 상징적 유물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전시물이다.
• 밴크로프트 홀(Bancroft Hall)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단일 기숙사 건물로, 미드쉽맨들의 생활 공간이다.
• 메모리얼 홀(Memorial Hall)
전사한 해군·해병 장병들을 기리는 추모 공간.
• 메인 채플(Main Chapel, 해군 중앙성당)
해군사관학교의 상징적 예배당으로, 웅장한 내부와 파이프 오르간이 유명하다.
• 유대교 예배당(Jewish Chapel)
다양한 종교 전통을 존중하는 사관학교의 특징을 보여주는 공간.
• 해군사관학교 박물관(U.S. Naval Academy Museum)
해군사관학교의 역사, 전쟁사, 해양 유물 등을 전시한 대표 박물관.
• 아멜–레프트위치 방문자 센터(Armel–Leftwich Visitor Center)
입장 절차와 보안 검사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이 구역은 사진 및 비디오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글/ 사진 손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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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두 분이 건강하여 함께 여행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