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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징검다리] 길거리 나앉게 된 미정이네 |
연이은 병마에 결국 쓰러진 아버지 |
하얀 피부에 맑은 눈과 수줍은 미소가 예쁜 미정(가명·14)양. 첫 눈에 착하고 순수한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미정이는 아버지 생각만 하면 이내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미정이의 아버지는 지금 뇌경색으로 투병 중입니다. 건강했던 아버지는 미정이가 갓 돌을 넘겼을 때 장결핵이라는 병을 앓게 됐습니다. 아버지가 장 절제술을 받고 투병하는 동안 빚은 크게 불어나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고, 아버지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었습니다.
장결핵·심근경색 이겼지만
뇌경색에 또다시 투병생활
집세 5개월 밀려 앞길 막막
아버지는 딸인 미정이가 학교에서 집이 못산다는 이유로 또래의 차별과 무시를 당해 우는 모습에 가슴이 찢겨 나갔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몸을 추스를 수 있게 되었을 때 일감만 있다면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고 했습니다.
가족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린 아버지는 5년 동안 갚을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빚도 대부분 갚았습니다. 가족들의 마음에 희망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희망은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사그라졌습니다. 벌써 5년 전의 일입니다. 당연히 당시에도 아버지는 곧 일어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정말 아버지는 두 달 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도중에 쓰러져 다시 치료를 한 적도 있었지만, 아버지는 다시 이겨낸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해 봄 아버지는 다시 뇌경색이 발병했습니다. 그동안 잘 견뎌온 아버지도 이번에는 힘에 겨웠나 봅니다. 투병 생활은 어느덧 7개월째, 재활 치료를 시작한 지는 2개월째로 접어듭니다. 아버지는 재활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프로그램이 없을 때에는 추운 겨울에도 땀범벅이 될 정도로 복도를 오가며 걷기 연습을 합니다.
아버지는 조금씩 기운을 되찾고 있지만, 언제까지 치료를 해야 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버지의 투병 이후 생활은 어머니의 아르바이트로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병원비를 내기 위해 빌린 빚 이자를 갚고 나면 겨우 쌀 한 포대를 살 수 있습니다. 계속 들어가는 병원비와 집세는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집세를 내지 못한 지 벌써 5개월. 보증금 100만 원은 조금씩 없어져 남은 돈도 없고 언제 집에서 쫓겨날까 두렵습니다. 어린 미정이는 이런 형편이 너무 막막한지 쉴 새 없이 훌쩍이기만 합니다.
△이유경·부산 금정구청 주민생활지원과 사회복지사 051-519-4320.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사랑의 열매 051-441-9423-4.
△지난 26일자 종오씨 이야기 67명의 후원자 341만 5천원.
↓ 이렇게 됐습니다
지난 12월 12일자 재훈이
재훈이 가족에게는 많은 시민들의 사랑과 정성이 쌓여 모두 77명의 후원자로부터 459만 원의 성금이 모였습니다. 전달된 성금은 재훈이 엄마가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그동안 밀렸던 병원비 124만 원을 갚았습니다. 나머지는 앞으로 계속 들어갈 병원비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재훈이 엄마는 현재도 모진 병마와 싸우기 위해 차디찬 수술실에서 수술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또 얼마만큼 지루한 치료 과정을 거쳐야 할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마 수술실에 누워 병마와 싸우고 있는 엄마와 재훈이 형제에게는 이번 고비만 힘을 합쳐 잘 넘기면 따뜻한 봄과 함께 밥상에 세 명의 식구가 마주앉게 되는 희망을 가져본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