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목탁소리 법상 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문자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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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불교에서는 시절인연따라 모든 만물이 생멸한다고 설합니다.
아무리 나무에게 꽃을 피우라고 고함을 질러도 봄이 오지 않고서는 꽃은 피지 않습니다.
아직 때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아직 성공이라는 꽃을 피울 시절인연이 오지 않은 사람이, 스스로 '난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 일은 꼭 성공하고야 말거야'라고 고집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생에 봄이 오기 전에 꽃은 먼저 피지 않습니다.
아직은 시기상조이며, 집착을 내려놓고, 법계에 내맡기며,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행함으로써, 때를 기다려야 할 때인 것이지요.
이처럼 시절인연은 내 쪽에서 오라고 한다고 오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 우주법계 전체가 한마음으로 연기법으로써 이루어 내는 것입니다.
온 우주는 인드라망 그물코처럼 연결되어 있는 전체적인 연결성으로 대기대용의 법계를 운행시켜 나갑니다.
그러니 시절인연이라는 이 말 속에 어떻게 '나'를 개입시킬 수 있겠어요?
시절인연이 있다는 말 자체가 '나'라는 개체적인 자아는 없다는 말입니다.
무아라는 뜻이고, 연기를 드러내는 말이지요.
'나'의 뜻대로 살고자 하면, 내 뜻대로 안 될 때 괴롭습니다.
그러나 시절인연에 맡기면, 되어야 할 것이 되어야 할 때가 되면, 저절로 되어질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안 되죠.
매 순간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성실함으로 눈앞의 삶을 생생하게 살아냄으로써 그릇을 키운 이에게, 우주법계는 그가 할 수 있는 큰 일을 맡길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런 일을 맡기는 어떤 신이나, 불성 같은 무엇이 따로 있다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불이법으로, 따로 있는 것은 없습니다.
이렇게 매 순간 눈앞에 전체가, 법이 다 드러나 있기 때문이지요.
시절인연에 삶을 내맡기세요.
연기법에 무아에 삶을 내맡기는 것입니다.
이 몸이 내가 아니라, 아무것도 아니면서 전부인 '이것'이 진정한 나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라지고, 그저 눈앞의 인연에 응하며, 내맡기고 살 때, 삶의 신비는 모든 것을 적절하게 쓸 것입니다."
<법상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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