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이라는 말처럼 무서운 말은 없을 것 같습니다.
사전적 용어로는 ‘한 시대나 사회 또는 계급에 독특하게 나타나는 관념, 믿음, 주의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단순하게 되어 있지만 이 말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이념’이 영어 ‘이데올르기(ideology)’로 바뀌면 일반 사람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뜻으로 변합니다.
이데올로기라는 용어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이기 때문에 선뜻 와 닿지 않지만, 이것이 이데올로기의 특징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은 사고 작용을 통해 다양한 이데올로기들을 평가하고 판단하여 자기의 사고방식과 가장 근접한 이데올로기를 선택하고 지지합니다. 거기다가 종종 특정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는 추종자들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게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소득 주도 성장’, ‘주거 불안 해소’ 같은 정치 슬로건으로 시행한 경제정책이 하나같이 국가 경제를 파탄 지경에 이르게 했다. 정확한 현실 파악 없는, 이념에 따른 정책의 왜곡 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
최선집 풍요로운경제연구소장은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는 경제 현실을 이념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제대로 된 분석이나 정책적 해결이 나올 수 없었고, 결국 많은 국민의 삶이 피폐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 소장은 행시·사시에 합격한 후 재무부 관료로 근무하다가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세법 전문 변호사와 재정 정책 전문가로 활동했다.
최근 ‘정경환란’이란 책에서 역대 정부의 경제정책을 해부한 그는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 등에서도 정치와 정책을 혼동해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줬는데 다시는 이런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잘못된 정치와 정책으로 인해 망가진 국가 경제를 ‘환란’으로 규정했다.
최 소장은 “역대 정권은 양극화 해소, 사회적 약자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기 위한 ‘선의’의 경제정책을 내세웠지만 당시 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 및 정책 효과 분석 없이 밀어붙여 패착에 이른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현 정부에서 정책에 ‘정치’와 ‘이념’이 입혀지면서 오히려 국가 경제가 더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지 못하게 하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부동산 시장 흐름을 무시한 채 각종 규제를 남발해 주택값·전셋값 폭등을 초래했다”며 “현장을 제대로 알아야 정책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소장은 “경제정책을 펴는 데 있어 ‘네편 내편’ 가리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경제는 맞물려 돌아가기에 ‘부자 경제’, 가난한 경제’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 예로 최저임금이 급등하자 부유한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 수를 줄이고, 가게에서는 무인화 기기를 들여놓는 현상을 들었다. 그는 “잘못된 정책의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현 정부의 정책 실패 원인으로 “이념 과잉 정책을 밀어붙이고, 부작용이 있어도 고치지 않고 반대편에 밀리면 안 된다는 고집으로 일관한 것”을 꼽았다. 그는 “내년 대선에 출마한 여야 후보자 중 누가 정치적 선동이나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올바른 경제정책으로 국민들의 삶을 편안하게 해 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신문, 최광숙 선임기자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정치와 경제를 분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경제학자가 다 정치적인 것은 아니지만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은 자기 이념에 따라 경제를 난도질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치인들에게 편승한 경제학자가 많기 때문에 단순하게 얘기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너도 나도 다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다고 하지만 특정 이념을 가지고 정치판에 뛰어들다보니 그 결과가 국민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정치가를 선택할 때에 이런 면을 차분히 봐야하지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나오는 대다수가 선동가에게 권력을 내주는 것처럼 감언이설에 속는 것이 우리 현실일 겁니다. 이미 유럽에서는 한물 간 '이데올르기'가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집요하게 이어지고 있는지 정말 걱정입니다.
정치와 경제를 확실하게 분리할 수는 없더라도 우리 국민들이 좀 더 현명한 판단으로 정권을 선택했으면 좋겠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