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이 중요해졌다.
일단 확률상 유리해진 팀은 휴스턴이다. 휴스턴은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홈에서 패한 적이 없다(6승, 원정 2승5패). 단일 포스트시즌에서 홈 7승 이상 거둔 팀은 총 7팀. 이들 중 월드시리즈 우승을 놓친 팀은 아무도 없었다.
단일 포스트시즌 홈 7승 이상
[8승] 2002 에인절스
[7승] 1981 다저스
[7승] 2001 애리조나
[7승] 2007 보스턴
[7승] 2008 필라델피아
[7승] 2009 양키스
[7승] 2015 캔자스시티
휴스턴이 주목해야 될 팀은 2008년 필라델피아다. 월드시리즈가 현재 구성(2-3-2)으로 굳혀진 것은 1946년. 이후 시리즈 1승1패로 3차전에 돌입한 것은 34번이 있었고, 이가운데 3~5차전을 홈에서 치른 18팀이 우승을 차지했다(52.9%). 또한 이 중 4팀은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냈는데, 가장 최근 사례가 바로 2008년 필라델피아다. 원정보다 홈이 편한 휴스턴으로선 2008년 필라델피아의 행보가 재현되길 바라야 한다.
반면 다저스는 시리즈가 장기화 되는 것을 노린다. 당초 그동안의 기세를 이어가면서 시리즈를 최대한 빨리 끝내는 편이 좋아 보였다. 챔피언십시리즈까지 큰 타격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 극복 능력을 확인할 길이 없었다. 무엇보다 미닛메이드파크에 대한 기억도 별로 좋지 않다. 다저스가 마지막으로 미닛메이드파크 원정에 나선 것은 2015년 8월이다. 다저스는 3연전을 모두 패했는데, 1차전은 마이크 파이어스에게 당한 노히터 패배였다.
두 팀의 첫 두 경기는 홈런 대잔치였다. 1차전 3개, 2차전 8개를 합작했다. 7차전까지 진행됐던 2014년 월드시리즈 도합 홈런 수가 5개였다(2015년 5차전 8개, 2016년 7차전 15개). 특히 2차전은 월드시리즈 역대 한경기 최다인 홈런 8개를 주고 받았다. 연장전 홈런만 5개. 이는 포스트시즌 신기록일 뿐만 아니라 정규시즌 20만 경기에서도 없었던 기록이다(엘리아스스포츠).
첫 두 경기 나온 홈런들
다저스
1. 크리스 테일러 (포심)
2. 저스틴 터너 (커터)
3. 작 피더슨 (슬라이더)
4. 코리 시거 (포심)
5. 야시엘 푸이그 (포심)
6. 찰리 컬버슨 (포심)
휴스턴
1. 알렉스 브레그먼 (포심)
2. 마윈 곤살레스 (커터)
3. 호세 알투베 (포심)
4. 카를로스 코레아 (커브)
5. 조지 스프링어 (슬라이더)
*포심(6) 커터(2) 슬라이더(2) 커브(1)
올해 메이저리그는 정규시즌부터 홈런의 시대였다. 지난해 전년도 대비 14.3% 증가한 5610홈런을 만들어내더니, 올해는 다시 8.8%가 오른 6105홈런을 때려냈다. 한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새롭게 경신(종전 2000년 5693홈런). 200홈런을 넘긴 팀도 지난해 12팀에서 올해 17팀으로 늘어났는데, 휴스턴과 다저스는 각각 2위와 11위에 올랐다. 휴스턴은 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238홈런, 다저스는 가장 많은 221홈런을 쳤다.
그렇다면 두 팀은 미닛메이드파크에서도 홈런 공방전을 벌일 수 있을까.
일단 미닛메이드파크는 좌타자보다 우타자가 더 홈런을 치기 쉬운 곳이다. 홈플레이트에서 좌측펜스와의 거리가 315피트(96m)로 메이저리그 구장 중 펜웨이파크(310피트) 다음으로 짧다. 실제로 올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나온 212홈런도 우타자 홈런 비중이 더 컸다.
미닛메이드파크 우/좌타자 홈런
15 [우타자] 121 [좌타자] 77
16 [우타자] 113 [좌타자] 58
17 [우타자] 135 [좌타자] 77
이 점은 휴스턴에게 더 반갑다. 올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타자는 조지 스프링어(16개)다. 우타자 스프링어는 팀 홈런 1위(34개). 챔피언십시리즈부터 월드시리즈 1차전까지 8경기 30타수3안타(.100)로 부진했는데, A J 힌치 감독의 흔들리지 않는 믿음 속에 드디어 살아났다(2차전 5타수3안타 1홈런 2타점). 휴스턴의 2차전 승리가 중요한 것은 단순히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려서가 아니라 돌격대장 스프링어가 반등했다는 점이다. 휴스턴의 막강 타선은 스프링어가 살아나가면서 시작되는데, 휴스턴은 정규시즌 스프링어가 출루한 117경기에서 79승38패(.675)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홈런 친 경기 21승9패 .700).
휴스턴은 홈런 상위 5명 중 4명이 우타자다. 스프링어와 더불어 호세 알투베와 카를로스 코레아(이상 24개) 알렉스 브레그먼(19개)이 홈런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우타자 홈런이 많은 이유이자, 홈으로 이동하는 휴스턴의 공격력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번 포스트시즌 홈에서 더 무시무시했던 알투베를 빼놓을 수 없다. 알투베는 원정 7경기 .179 .303 .286에 불과했지만, 홈 6경기는 .591 .640 1.273(ops 아님)라는 두 번 확인하게 되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포스트시즌 6홈런 중 5홈런을 미닛메이드파크에서 몰아쳤는데, 2000년 이후 단일 포스트시즌 홈 5홈런 이상은 알투베가 네 번째다(2009년 제이스 워스 6홈런, 2011년 넬슨 크루스 5홈런, 2013년 데이빗 오티스 5홈런).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 토미 케인리에게 밀어친 홈런을 제외하면 모두 잡아당겨서 담장을 넘겼으며, 구종을 가리지 않은 부분이 위협적이다(체인지업 포심 투심 슬라이더).
알투베 홈에서 친 홈런 [베이스볼서번트]
다저스는 휴스턴보다 많은 20홈런 타자 6명을 배출했다. 그런데 좌타자 코디 벨린저(39개)와 코리 시거(22개)를 비롯해 스위치 히터 야스마니 그랜달(22개)이 포함되어 있다. 미닛메이드파크의 짧은 좌측펜스를 이용해야 할 우타자 세 명은 야시엘 푸이그(28개)와 저스틴 터너, 크리스 테일러(이상 21개)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다저스 타선을 이끌고 있는 선수들이다. 터너와 테일러는 구장을 고루 활용하는 스프레이 히터지만, 푸이그는 당겨치는 타구가 많은 타자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통틀어 친 30홈런 중에서도 23홈런이 좌측담장 밖으로 날아갔다.
세 선수 정규시즌 타구 분포 (%)
푸이그 [좌] 46.5 [중] 30.5 [우] 23.0
터너 [좌] 36.7 [중] 38.9 [우] 24.5
테일러 [좌] 38.3 [중] 33.5 [우] 28.2
다저스의 또 다른 변수는 지명타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아메리칸리그 제도에 따라 3~5차전에서 지명타자를 쓸 수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안드레 이디어, 그랜달 등을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차전과 4차전 휴스턴 우완 선발(랜스 매컬러스, 찰리 모튼)이 나올 것을 대비해 좌타자를 배치하겠다는 의도. 이디어는 다저스에서 미닛메이드파크 홈런이 가장 많은 선수다. 단 미닛메이드파크는 분명 우타자가 홈런을 치는 데 유리한 곳이며, 이디어의 마지막 미닛메이드파크 홈런은 지금으로부터 7년 전에 나왔었다.
다저스 미닛메이드파크 최다홈런
4 - 개리 셰필드 [우]
4 - 애드리안 벨트레 [우]
4 - 안드레 이디어 [좌]
4 - 맷 켐프 [우]
두 팀은 1차전과 2차전에서 시리즈가 홈런 싸움으로 흘러갈 것을 보여줬다. 투수들의 체력 소모가 타자들에 비해 더 두드러진 것도 이 흐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과연 다저스는 휴스턴과의 홈런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적어도 홈런을 하나도 치지 못했던 2015년 미닛메이드파크 원정 때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다저스 주요 타자 미닛메이드파크 성적
어틀리 (28경기) .218 2홈런
이디어 (21경기) .333 4홈런
키케 (14경기) .238 1홈런
포사이드(12경기) .256 0홈런
터너 (08경기) .259 1홈런
피더슨 (03경기) .000 0홈런
그랜달 (02경기) .000 0홈런
푸이그 (02경기) .375 0홈런
테일러 (01경기) .000 0홈런
[인사이드WS] 다르빗슈 슬라이더 vs 매컬러스 커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