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과 관련한 나의 경험은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소개할 경험은 고등학교 2학년 때 교내 축구 대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우리 반은 당시 강력한 우승후보 였었다. 상대팀은 비교적 강한팀은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긴장을 하고 있지 않았으나 우리팀 한 명이 그 날 갑자기 나오지 않았다. 결국 10대11로 경기를 시작했고 역시 1명이 부족한 탓이었는지 쉽게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그렇게 전반전이 지나갔고 쉬는 도중 갑자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당시 내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는데 뭔가 직관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포지션을 바꿔 후반전을 진행했고 경기는 전반전보다 훨씬 잘 풀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좀처럼 골을 넣을 기회는 찾아오지 않아서 답답해하고 있었던 찰나 나한테 공이 왔다. 그 때 나에게 3명의 수비가 달려오고 있었고 골대와는 거리가 꽤 멀었다. 여기서 합리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다른 공간이 빈 곳으로 패스를 해줘야했다. 그러나 그 때 갑자기 생긴 직관에 따라 슈팅을 때렸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골대 오른쪽 그물쪽으로 공이 빨려들어갔다. 그렇게 나의 골로 경기를 승리했다. 만약 그 때 포지션을 변경해야겠다는 직관과 슈팅을 때려야겠다는 직관이 없었다면 경기는 지고 말았을 것이다.
두 번째로 소개할 경험은 대학 입학과 관련한 이야기이다. 나는 수시원서를 넣기 2일 전까지만 해도 계속해서 목표로 한국체육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를 갈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수시원서접수 2일전 원서를 넣을 대학교들을 마지막으로 찾다가 인하대학교 체육교육과를 발견했다. 합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경쟁률 27.8대1 이라는 숫자를 뚫고 들어오기에는 굉장히 무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냥 뭔가 꼭 써야할 것 같다는 그 때 당시의 직관의 힘이 합리적으로 생각하자는 힘을 누르고 결국에는 인하대학교 체육교육과에 지원하기로 마음을 먹게했다. 수시 원서를 전부 접수하고 난 후 나는 한체대 특수체육교육과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실기만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 동안 인하대학교 체육교육과 수시 1차 발표가 있었다. 정말 딱 직관에 따라 쓴 학교이기 때문에 크게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으나 1차를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그래도 경쟁률이 높기 때문에 2차에서 떨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한체대만을 준비했다. 그러다가 한체대 실기날이 다가왔고 그 날 10m왕복달리기 종목에서 실수를 하는 바람에 대학에 바로 떨어지고 말았다. 평소에는 만약 한체대를 떨어지면 정시를 준비하려고 늘 생각해왔으나 뭔가 인하대 체육교육과에 붙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말 큰 위험부담이 있지만 직관에 따라 실기가 끝나고 바로 운동을 그만두었다. 운동을 그만두고 얼마 후 인하대학교 면접을 보았고 최초합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만약 한체대 실기가 끝나고 합리적으로 생각했다면 시즌 운동비로 200~300만원 정도가 나갔을 것인데 직관에 따라 행동했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지 않고 인하대학교 체육교육과에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잘 몰랐었지만 교육방법 및 교육공학 수업에서 직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니 나도 이런 경험들이 있었고 직관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