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문구 현수막?… 우린 발랄하게 찌른다
與 ‘MZ세대 현수막팀’ 화제
박국희 기자
입력 2023.05.30. 03:00
업데이트 2023.05.30. 06:37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5월 23일)에 맞춰 더불어민주당은 전국에 ‘역사는 진보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그 아래 국민의힘은 ‘총체적 남국 민주당’이라는 현수막으로 반박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송영길 전 대표의 돈 봉투,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 등을 ‘총체적 난국’에 빗대 표현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국회에 혐오 표현이 난무하는 요즘 과거 ‘정치 9단’ 대변인들의 촌철살인 논평을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붙어 있는 여야 현수막. 더불어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를 맞아 ‘역사는 진보합니다’란 현수막을 달자, 국민의힘은 아래에 ‘총체적 남국 민주당’이란 현수막을 설치했다. /박국희 기자
‘총체적 남국’은 지난달 당직 인사를 통해 새 진용을 꾸린 국민의힘 홍보국 소속 현수막팀 4인방의 작품이다. 30대 허지민 부장을 팀장으로 팀원 세 명이 모두 ‘MZ세대’인 90년대생이다. 이들이 전국 253개 국민의힘 당원협의회 명의로 걸리는 현수막 문구를 매주 생산한다. ‘탈당하면 뿌린 돈 봉투가 사라집니까’ ‘청년 꿈 짓밟은 더불어코인당’ 같은 것들이다.
국회 의원회관 3층에 위치한 현수막팀 사무실은 출입문 명패도 떼어놨다. 허 부장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우리가 ‘네거티브 팀’일 텐데 드러내지 말고 조용히 일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재명 대표는 24일 당 회의에서 “전국에 여당 이름으로 걸린 현수막을 보면 야당 비난이 전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난 26일 국민의힘 홍보국 사무실에서 홍보국 직원과 현수막팀원 등이 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가현후 과장, 곽민준 과장, 허지민 팀장, 이성원 국장, 김동진 간사, 김다희 과장. /이덕훈 기자
‘난국’ 글자에 색깔이 다른 두 획을 추가해 ‘남국’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처음 낸 전가영 주임은 “짧은 문구에 현안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루 10시간씩 정치 기사와 속보를 읽으면서 감을 유지한다”며 “또래 친구들의 반응이 어떤지 주변에 꼭 먼저 물어보고 문구를 만든다”고 했다. 보고를 받은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게 왜 오타가 났느냐”고 했지만, 현수막팀이 “젊은 층에서 반응이 좋다”고 주장해 최종 결재를 받았다고 한다.
“쓴소리 해달라” 野원로·MZ노조 부른 與
작년 말 개정 옥외광고물법 시행으로 전국에 정치 현수막이 난립하며 비판 여론이 일자 여야는 다시 현수막을 규제하는 재개정안을 냈지만 논의는 더디다. 이성원 신임 홍보국장은 “소셜 미디어 시대에도 여야 모두 현수막만큼 효과적인 정치 홍보 수단은 없다고 여기는 것”이라며 “적극 지지층만 보는 소셜 미디어와 달리 현수막은 길가다 차를 타고 가다 누구나 보게 된다”고 했다. 이 국장은 그러나 “나도 애들 엄마인데 초등학교 앞에 혐오스러운 정치 현수막을 보고 낯 부끄러웠던 적이 많다”며 “최대한 정치 혐오를 줄이는 문구를 위해 늘 고민한다”고 했다.
박국희 기자
박국희 기자 편집국 정치부 기자
정치부에서 국민의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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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2023.05.30 06:06:56
자살한 인간을 떠받드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할 것이다.
답글작성
96
0
북극신사
2023.05.30 05:53:02
저 현수막 같은것 좀 못달게 현수막금지법 이라도 맹글어라... 국회에 나오지도 않으면서 세비만 꼬박꼬박 챙기는 국회의원들아...
답글작성
71
1
libedu
2023.05.30 03:06:41
역사는 진보합니다. 점점 수렁통으로. 그래서 지금 나라가 완전히 동강났습니다. 이제 만족하슈?
답글
1
6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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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rose
2023.05.30 07:49:05
정답!!
풍향계
2023.05.30 06:13:10
오랜만에 해학과 풍자가 가미 된 짧은 문장의 현수막, 국힘당 현수막 제작 팀에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답글작성
15
0
구름에 달이
2023.05.30 05:23:21
뇌물받는 숫법이 진보하냐. 뇌물받을것이 들통나서 자살한게 그리 자랑이냐 진보하게
답글작성
13
0
SpringNow
2023.05.30 06:40:30
돈봉투가 진보냐? 민주당에서 쉼없이 진보하는건 범죄 기술과 선동 기술 밖에 없다.
답글작성
11
0
SpringNow
2023.05.30 06:37:21
세습이 진보냐? 롤모델이 북한이냐 조선이냐?
답글작성
10
0
월곡
2023.05.30 06:29:44
조롱하고, 풍자하고 비판하는 것은 정치의 기본이다. 그 대상을 다룸으로써 우리는 그러지 말자는 의지의 표현이다. 조롱과 풍자와 비판은 민주당의 전유물이었다. 민주당이 망한 건 내로남불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힘은 민주당의 전철을 밟지 않기 바란다.
답글작성
9
0
TNT
2023.05.30 06:33:04
518명단공개와 가짜유공자 사퇴 프래카드 100개가 광주전역과 세종시 일부에 게시되었는데 자유민주당 정당명으로 게시되어 훼손이나 철거를 못하고 있다는데 이런보도는 왜 안하나?
답글작성
8
0
종북박멸
2023.05.30 06:54:24
더넣어 봉투당은 조국 --->남국--->파국
답글작성
6
0
바우네
2023.05.30 05:27:04
'더불어민주당은 전국에 ‘...’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그 아래 국민의힘은 ‘...’이라는 현수막으로 반박했다'(?) 세로로 길게 드리워[垂] 매단[懸] 막이 '현수막(懸垂幕)'이다. 높은 곳에서 아래로 길게 드리우지 않고, 길가에 가로로 펼친 막은 '플래카드(placard)/펼침막'이라 했으면 좋겠다. <표준국어대사전>플래카드(placard)[명사]긴 천에 표어 따위를 적어 양쪽을 장대에 매어 높이 들거나 길 위에 달아 놓은 표지물.
답글작성
6
0
누칼협
2023.05.30 06:44:48
가로로 달면 플래카드, 세로로 달면 현수막.
답글작성
5
1
느티나무동네
2023.05.30 06:44:06
진보탈을 쓴 수박들 박살내야 이나라가 바로 선다.
답글작성
5
0
택촌
2023.05.30 08:06:51
"역사는 진보합니다" 주업은 코인사업, 부업은 국회의원. 거지 행세하던 의원이 60억대 갑부가됐으니 ...
답글작성
2
0
해결사
2023.05.30 07:23:34
남국이 건은 혐오라기 보다는 정당한 비난으로 보인다... 개딸들 하는 짓이 선동이다...
답글작성
2
0
주오석
2023.05.30 07:08:44
거짓을 유포하는 자 처벌이 답이다,
답글작성
2
0
꼬마궁전
2023.05.30 07:02:44
예전과는 다른 국힘의 현수막! 응원한다!
답글작성
2
0
그남자
2023.05.30 06:56:04
민주당의 '진보'는 '철면피로 사는 방법의 진보', '돈봉투 살포 방법의 진보', '몰래 코인 기법의 진보', '성추행 방법의 진보'를 말하나 보다.
답글작성
2
0
시민
2023.05.30 07:56:26
ㅋㅋ 더불어남국당!!
답글작성
1
0
젊은할미
2023.05.30 07:27:31
참으로 낫부끄러운줄모르는 민주당은 현수막내걸 말이있나보네
답글작성
1
0
로타블루
2023.05.30 07:11:47
역사는 진보한다?ㅋㅋㅋㅋ 돈봉투나 코인이 진보하겠지 소대가리 역사에서는..우리동네에도 저 플랭카드 붙었드만,난 솔직히 노무현 얼굴도 그만 봤으면 좋겠구만
답글작성
1
0
합리가 통하는 세상****
2023.05.30 07:10:08
역사는 진보하는데... 민주당은 퇴보한다!
답글작성
1
0
김철현
2023.05.30 06:50:28
이래봤자 이준석 허은아 일당일 수 있다.
답글작성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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