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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과 디자이너 딸 채용 의혹 등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여권은 김 여사에 대한 특검 추진을 주장하는 등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김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이 "우리나라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라며 호평한 것을 두고 도리어 혈세 낭비 등에 대해 수사를 받아야 할 사안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퇴임 2주년을 맞아 출간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인도 모디 총리가 허황후 기념공원 개장 때 꼭 다시 와 달라고 초청해 아내가 나 대신 행사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책을 통해 "지금까지도 아내가 나랏돈으로 관광 여행을 한 것처럼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평소에도 정상 배우자들이 정상을 보조하는 배우자 외교를 많이 하는데 (김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은)'첫 단독 외교'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의 이런 주장은 지난 2018년 당시 주인도 한국대사관이 외교부 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보낸 행사 초청 공문을 통해 사실과 다름이 밝혀졌다. 당초 문체부 장관이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외교부가 김 여사가 방문하는 것으로 바꾼 것이다.
▲ '문재인 정부 청와대' 트위터는 지난 2018년 11월 5일 "사비타 코빈드 인도 대통령 여사와의 오찬. 김정숙 여사가 선물(2018년 7월)한 사리 중 하나로 만들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정숙 여사가 뉴델리 인도 대통령궁에서 열린 사비타 코빈드 인도 영부인 등과의 오찬에서 환담하고 있는 모습. ⓒ문재인 정부 청와대 트위터 캡처
특히 김 여사는 인도 방문 당시 인도 대통령의 부인인 사비타 코빈드 여사가 선물한 전통의상 '사리'를 멋대로 재단해 블라우스로 만들어 입었는데 지금까지도 중대한 외교 결례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또 김 여사의 동행자들이 많아 수억원대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는데 정치권은 외교가 아니라 '초호화 외유'라고 지적하며 지금이라도 특검을 추진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부인에 대한 특검을 한다면 김정숙 여사가 먼저"라며 "당시 대통령이 없는데도 대통령 휘장을 달아 훈령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갔으면 2600만 원이면 됐을 예산이 (김 여사 방문으로)15배로 불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문 전 대통령은 타지마할 세금 낭비에 대해 회고록이 아닌 대국민 사과에 나서야 마땅하다"며 "국민을 우롱하는 경거망동을 삼가고 자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소속 배현진 의원도 이번 논란과 관련해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타지마할 가서 '단독 외교' 했으면 외교부가 보고서에 남겼을 텐데 왜 방문 일지를 안 썼을까"라며 "국민을 어찌 보고 능청맞게 웬 흰소리인가"라고 촌평했다.
▲ 온라인에 퍼진 김정숙 여사의 '공식석상 패션' 합성사진. 김 여사가 132가지의 다른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자이너 딸 특혜 채용에 수상한 금전거래까지..."특검 추진해 의혹 밝혀야"
문 전 대통령 회고록이 소환한 김 여사 관련 논란은 이 뿐 만이 아니다. 김 여사가 타지마할을 방문할 당시 동행자 명단에는 김 여사의 단골 의상실 디자이너의 딸인 양모씨와 유송화 전 춘추관장도 포함됐다.
프랑스 국적인 양씨는 당시 청와대 행정관으로 특별 채용이 됐는데 최근 양씨가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에게 300백만 원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가성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양씨는 채용 당시부터 특혜 시비가 일었던 인물로 정치권에서는 양씨가 김 여사 의전과 의상 등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에서 일한 것을 두고 김 여사의 개인 옷값 등을 특수활동비로 은밀히 처리하기 위해 채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다혜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문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과 함께 "그들은 저열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는 글을 올리고 자신을 둘러싼 검찰 수사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문씨가 적은 문구는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했던 말로 문씨는 이 문구와 함께 '참을 인(忍)'자를 세 번 적었다.
또 "제 가족과 지인, 심지어 고딩(고등학교) 동창까지 털다 전세 부동산 계약서까지 영장 (들이)밀고 가져가더니 중앙지검장(이창수 검사장)으로 깜짝 등장했다"며 "저기요, 울 아들 학습 테블릿만 돌려주세요"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민전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인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건희 여사의 300만 원짜리 (명품 파우치)특검을 받아들이는 대신 적어도 3억 원 이상으로 보이는 김혜경 여사(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의 국고손실죄 의혹에 대한 특검과 김정숙 여사의 관봉권을 동원한 옷과 장신구 사 모으기 의혹, 그리고 그 옷과 장신구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등 '3김 여사'에 대한 특검을 역제안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권의 한 인사는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을 주장하기 전에 문재인 정권에서 발생한 김정숙 여사의 다양한 불법 의혹들에 대해 자발적으로 특검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자신들의 잘못과 치부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남의 허물만 들춰내 지적하는 행태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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