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신안군 기독교 체험관 종교 편향 주장 옳지 못하다
최근세 목사
신안군은 천사의 섬으로 알려진 서남권의 대표적 관광 코스로 연간 방문객이 20만 명에 이를 정도다.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비기독교인의 방문도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신안 갯벌은 이미 2018년 유네스코 다도해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지정돼 습지 보호 구역으로 보호 관리를 받고 있고, 증도 짱뚱어다리와 태평염전, 임자도 신안 튤립 축제, 임자도 대광해수욕장 등 다양한 관광 상품과 기독교 유적지가 어우러져 대한민국 최대 힐링 관광지로 부각되고 있다.
불교계는 신안군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된 ‘천사섬’(1004)이라는 용어를 문제 삼으면서,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 명칭을 종교편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안군이 ‘천사섬’이라고 명명한 것은 1026개의 섬 중 물이 차면 잠기는 섬들을 제외한 1004개를 일컫는 말이다. ‘천사’라는 단어는 기독교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친절하고 헌신적인 간호사를 ‘백의의 천사’라고 한다. 누군가를 보호하고 지켜주는 사람을 ‘수호천사’라고 부르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므로 신안군이 ‘천사섬’(1004)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기독교 선교를 위한 것이 아니며, 친절한 어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섬이라는 것을 나타내고자 한 창의적인 명품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천사섬’’을 기독교와 연관 지어 ‘종교편향’으로 몰고 간 것은 옹졸하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또한 증도면 병풍리·기점도·소악도 노두길을 중심으로 조성하여 국내외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는 ’섬티아고‘(섬 순례길 지칭) 순례길과 작은 기도처를 종교편향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불교계의 이같은 ‘종교편향’ 주장은 신안군의 창의적인 종교문화사업을 통한 세계적인 관광문화의 섬으로 만들려는 정책을 반대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신안군민이 호응하는 정책을 불교계가 나서서 반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신안군은 전국 266개 지자체 중 재정자립도가 225등으로 맨 꼴지에 있다. 하나의 행정단위가 소멸 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관광문화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것, 지역주민 자긍심을 높이는 것을 특정 종교단체에서 종교 편향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 아쉬운 대목이다. 신안군은 이미 1004섬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은 매년 10만 명이 다녀가는 명소가 됐습니다. 인근에 조성된 섬티아고 순례길 역시 섬 전문 연구기관에서 지방소멸 위기 극복 사례로 소개할 만큼 지자체의 성공사업 사례가 됐다.
증도는 2008년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선정됐다. 영화 ‘서편제’ 촬영지이자 슬로시티로 지정된 청산도와 함께,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섬이 됐다. 또 증도에는 낙도의 전도자로 6.25 때 증동리교회를 사역하다 순교한 문준경 전도사를 기리는 순교기념관이 있다. 정부와 지자체 지원금을 받지 않고 성결교회 중심으로 설립돼, 매년 10만 명이 다녀가는 명소가 되었다. 신안군의 창의적인 문화관광사업 중 하나인 퍼플섬은 지난해 유엔세계관광기구로부터 ‘제1회 유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 및 ‘2021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
마을 사람들을 헌신적으로 섬긴 문준경의 삶에 영향을 받은 신안군 지도읍 출신 CCC 설립자 김준곤 목사에 의해 시작된 성시화운동의 모델도 ‘문준경 전도사의 대신거지운동’이다. 김준곤 목사는 한국 기독교의 폭발적 부흥을 주도한 분으로 1974년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민족복음화운동을 시작했다. 만일 고향 마을에 김준곤 목사 기념관 등이 건립된다면 국내와 해외에서 김준곤 정신과 삶의 발자취를 따르고 싶어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이며, 신안에서 1만 여 명이 넘는 대학생들의 컨퍼런스도 열릴 것이다. 불교계는 고 김준곤 목사의 선양학술심포지엄 개최를 신안군이 지원‧협력하는 것을 문제 삼으면서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해 굳이 선양학술심포지엄을 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정부가 지원한 종교별 지원예산 내역을 살펴보면 불교계 591억2000만원, 천주교 447억2000만원, 기독교 173억2000만원 규모였다. 교세가 가장 큰 기독교가 가장 적은 예산을 지원받았다. 이것을 종교편향이라고 하는 것이고, 마땅히 시정되어야 할 종교차별인 것이다.
한국교회는 불교계에 대한 종교편향 주장을 자제해왔다.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아 ‘전통문화 체험’이라는 목적으로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불교 의식을 가르치는 것도 사월 초파일에 서울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개최하는 대규모 연등제 도 문제 삼지 않았다. 또한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민의 혈세로 폐사지에 절을 복원하고, 사찰을 개보수하는 것도 문제삼지 않았다. 자칫 종교간 갈등으로 국민화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불교계도 신안군의 종교문화관광사업을 종교편향이라고 공격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