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를 위험에 빠뜨린 두 명의 원로
글쓴이 : 조우석 평론가/ 조우석칼럼
지난주 이 지면에서 예고한 바 있다. 한국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는 위선적 리버럴리스트 그룹을 비판하면서 구체적인 케이스로 기독교계·영화계를 망치고 있는 원로 네 명을 차례로 도마에 올리겠다는 약속이었다. 원로입네 하는 그들이 어떻게 이 나라의 어둠을 깊게 하는지를 촘촘히 따져 묻자는 뜻이다.
다음 주에 거명될 영화계의 감독 임권택과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김동호에 앞서 오늘은 기독교계의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서울대 명예교수 손봉호를 다룬다. 무엇보다 손봉호 교수는 내 눈엔 대표적인 바리새파다. 스스로 거룩하고 깨끗한 척할지 몰라도 남의 눈의 티끌만 찾아내며, 그렇게 ‘지적질’하는 걸 업으로 삼아 온 죄가 크다.
더구나 1938년생 손봉호 어깨엔 윤리학자이고 서울대 명예교수란 빛나는 계급장이 달려 있다. 하지만 곤혹스러운 건 지금 그가 개신교 중 가장 철저한 교단인 예장 고신을 좀먹고 있는 대목이다. 예장 고신은 일제 때 신사참배를 거부한 위대한 신앙 전통을 가졌지만 그는 2011년 이후 현재까지 고신대 석좌교수로 앉아 있으면서 그 교단조차 오염시켰다.
그 결과 “고신이 전 같지 않다”는 말이 나돈 지 오래다. 심지어 그 교단 소속 교수·목회자 중 문재인·이재명 지지자들이 심심찮게 눈에 띌 정도다. 물론 손봉호의 악영향 탓임이 분명하다. 그런 그에게는 감투가 엄청 많다. 샌님 같은 외모 때문이고, 그걸 업으려는 사회적 수요가 많은 탓이다.
오래전 정보통신윤리위원장·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을 지낸 데 이어 지금은 조선일보윤리위원장이니 그가 손대지 않는 곳이 없다. 조선일보의 경우 예전 그 신문의 주필 송희영 스캔들 이후 좌파 인사 손봉호를 위원장에 떡 하니 앉히며 눈 가리고 아웅 했던 것이다. 이후 그 신문도 변한 게 없고, 손봉호도 적극적 역할이 없다. 그런 그가 왜 한국 교회에 위험 요인일까?
그는 무엇보다 20년 전 깃발을 든 교회개혁실천연대의 창립 멤버다. 문제는 그 단체가 개혁을 앞세워 한국 교회를 죽이는 짓을 반복하고, 끝내 반(反)기독교 흐름을 부채질한다는 점이다. 반 한기총, 반 전광훈의 외침도 그가 오래전부터 해 온 일이다. 즉 그들의 활동은 뉴스앤조이 같은 교회 파괴 세력과 서로 활동 영역을 넘나드는데 그게 치명적이고 위협적이다.
결정적으로 교회 개혁의 깃발을 든 저들은 문재인·이재명 그리고 주사파 같은 거악(巨惡) 앞에선 찍소리도 못 한다. 세상에 이런 위선이 없다. 그렇다면 손봉호는 왜 저럴까? 1990년대 말 북한에 두 차례 다녀오면서부터 약점이 잡혔다는 말도 있는데, 오늘 그걸 다루긴 부적절하다. 다만 손봉호는 오래전부터 좌파 인물로 분류되며 반성경적 인물임이 맞다.
손봉호는 그렇게 쉽게 파악되지만, 상대적으로 어려운 인물이 김장환(88) 원로목사다. 그는 개신교 중 침례교 쪽이다. 침례교는 한국에선 메이저 교파는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당당한 주류 교파다. 더욱이 그는 세계침례교총회장까지 지냈으니 막강한 파워를 자랑한다. 그리고 그는 스타다.
1973년대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서울 여의도전도대회 때 매끄러운 통역으로 유명하며, 국내 목사 중 해외에서 지명도가 높다. 6·25 때 미군의 하우스보이 출신이라는 점에서 입지전적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김장환은 과오를 말하기 전에 공로가 분명히 있다. 결정적으로 한미 관계를 뒤에서 백업해 준 역할이 그것이다. 그 대목은 찬사 받아 마땅하다.
역대 대통령 중 미국과 네트워크를 맺으려 할 때 그의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이 드물다. 즉 전두환·노태우·김영삼·이명박·박근혜 등과 잘 사귀는 능력도 출중하다. 게다가 김대중 같은 좌파 대통령과는 일정하게 선을 그어 왔으니 균형감각도 인정된다. 권력과 가까이했다고 그가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증거 역시 없다. 단 문제는 있다.
김장환, 그가 과연 우리가 원하는 예언자적 사명을 다했는가. 그 결정적 잣대를 들이대면 답이 없다. 정말 답답하다. 온 세상이 극단적 좌파로 변질된 지금 극동방송이란 언론 매체를 가지고서 그는 대체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김장환이란 이름값을 가지고 무얼 하는 걸까. 그렇다. 김장환, 그가 좌파를 도왔다는 증거는 없지만, 광화문 태극기 운동 등 우파에 기여한 바도 없다. 그러나 대통령과 밥먹을 때는 어김없이 자칭 한국목사대표로 빠질 때가 없다. 권력에 기막히게 약삭 빠르다.
그래서 그는 내내 미스터리이고 행동하지 않는 복음이 얼마나 허탈한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나라가 없으면 극동방송도 기독교도 없다는 자명한 진리를 그는 언제 깨칠까. 김장환만 모르는 듯한데 실은 한국 사회는 위기다. 산업화와 민주화가 뿌리째 흔들리고 지금은 체제전쟁이 한창이다.
김장환은 오히려 악에 저항하는 전광훈목사와 광화문 세력을 폄하하고, 애국세력의 그 자리를 은근히 깔아문대어왔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밥먹을 때는 기독교의 대표인체 어김없이 나타나 애국세력들의 정의와 주장을 묵살하고 분열시키며, 대형교회재벌카르텔의 이기와 현상 보존을 지켜왔다. 그의 방송시 언행을 들어보라. 오만하고 권위주의하며 그리고 소위 까분다. 그렇게 오만한 기독교 부자로 권력실세들과 어울려 살아온 자이다.
기독교도 그러한데, 지난 20여 년 기독교를 ‘개독교’라로 부르고 ‘개독 박멸’을 외치는 반기독교 흐름이 도도하다. 그럼에도 기독교는 여전히 한국 근현대사의 위대한 유산이 맞다. 이제 둘 중 하나다. 이걸 뚫고 한국 사회가 한 단계 전진할까, 아니면 폭망할까. 김장환 목사의 역사적이고 성경적인 판단을 기대한다(조우석의 글에 김장환편을 약간 수정보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