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칼로리 음료·다이어트 음식.
당신 뇌 안에 ''식탐''이 있습니다.
네덜란드 피터스 교수팀 연구:"다이어트용 과자가 ''자제력'' 없애,
오히려 더 많이 먹게 만들어"
여름 해변가를 그리며, 다이어트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과자를 먹어도 다이어트용으로 작게 나온 것만 먹고,
음료수를 마셔도 꼭 칼로리가 없는 감미료를 사용한 것만 골라 먹는다.
그런데도, 왜 살은 빠지지 않는 것일까. 비밀은 뇌에 있다.
1].다이어트 포장, 자제력 무장해제
식품 매장에 가면 다이어트용 과자가 많다.
원래 크기보다 작게 만들어, 덜 먹게 해준다는 게 식품회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이어트 포장 과자가 사람의 자제력을 무장해제시켜
오히려 더 많이 먹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틸뷔르흐대의 릭 피터스(Pieters) 교수진은,
140명의 학생에게 텔레비전에 나오는 광고를 평가하는 실험이라고 하면서
각각 감자튀김이 200g 든 큰 봉지 한 개와 45g이 든 작은 봉지 9개를 주고
자유롭게 먹게 했다.
이와 함께, 학생의 절반에게는 다이어트를 생각할 수 있도록 몸무게에 대한 질문을 했다.
실험 결과 몸무게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은 학생들은
작은 봉지나 큰 봉지에 든 감자튀김을 먹은 양이 엇비슷했다.
반면, 몸무게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다이어트에 대해 생각하게 된 학생들은
대부분 작은 봉지를 열었다. 큰 봉지를 선택한 학생은 4분의 1에 불과했다.
하지만, 먹은 양은 작은 봉지를 연 학생이 큰 봉지를 택한 학생의 갑절로 나왔다.
연구진은, 작은 봉지를 택한 학생들의 뇌는 이미 다이어트용 포장을 선택했기 때문에
더 이상 먹는 데 대한 자제력을 발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저지방 식품이나 유기농 식품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하고 있다.
다이어트 포장만 믿었다간, 오히려 식탐(食貪)을 억제할 길이 없다는 말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비자 연구 저널' 최신호에 발표됐다.
2].뇌는 칼로리 높은 단맛 원해
무 칼로리 감미료가 든 음료나 과자 역시 다이어트에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듀크대 알비노 올리베이라-마이아(Oliveira-Maia) 박사 연구진은
'뉴런(neo ron)'지 3월 27 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같은 단맛이라도 뇌는 칼로리가 높은 쪽을 택한다"며
"무 칼로리 감미료가 든 음식은
먹는 양을 늘려 칼로리를 보충하려 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만을 부를 수 있다"고 밝혔다.
단 음식을 먹으면, 뇌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dopamine) 호르몬 수치가 높아진다.
연구진은 정상 생쥐와 맛을 못 느끼는 미맹(味盲) 생쥐에게
설탕물과 무 칼로리 감미료가 든 물을 주면서,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지. 도파민 수치는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봤다.
예상대로, 정상 생쥐는 선호도가 엇비슷했다.
하지만, 미맹 생쥐는 10분 만에 무 칼로리 감미료 물보다
칼로리가 높은 설탕물을 더 선호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파민 수치도 설탕물을 먹을 때만 높아졌다.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월 '뉴로이미지(NeuroImage)'지에는, 설탕물과 무 칼로리 감미료 물을 마신 사람 중
설탕물 쪽에서만 뇌에서 즐거움을 담당하는 부분이 작동했다는 논문이 실렸다.
3].비만 부르는 무 칼로리 감미료
무 칼로리 감미료를 판매하는 회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설탕에서 무 칼로리 감미료로 바꾼 어린이들의 체력이 좋아졌고,
정상 체중을 유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생쥐실험 결과는 정반대였다.
지난 2월 역시 듀크대 연구진이 발표한 '행동 신경과학(Behavioral Neuroscience)'지
연구논문에서는 생쥐를 대상으로 요구르트를 먹이는 실험을 한 결과,
설탕보다 저 칼로리 인공감미료가 든 쪽을 먹은 생쥐가 체중이 더 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인공감미료를 한번 섭취해본 생쥐는,
고(高) 칼로리 감미료가 든 먹이를 그 이전보다 더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과 혀만 속이려다간, 자칫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