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융기관은 유동성 비용을 사실상 0으로 낮출 수 있고
결제 리스크는 중앙은행이 떠안으며
담보만 있으면 시장 조달 없이도 하루 동안 필요한 자금을 무제한에 가깝게 사용할 수 있다
는 뜻이다.
경제적 실질로 보면 이는 공공 유동성에 대한 독점적 접근권, 즉 보이지 않는 보조금이다.
그러나 회계·감독 체계에서는 이 혜택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담보 제공은 순자산 평가에서 빠지고
무이자 차월의 경제적 가치는 공시되지 않으며
공공 유동성 의존도는 측정조차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금융기관은 공공 인프라를 사용하면서도 그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구조가 형성된다.
2. 문제는 ‘누가 시스템의 스테이크홀더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결제 시스템은 금융기관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개인은 매일 송금하고 결제한다
기업은 매출·지급·정산을 반복한다
국민 전체가 납세를 통해 국가 신용을 뒷받침한다
공공기금·연기금은 국채를 대규모로 보유하며 시장 안정에 기여한다
그런데도 결제 인프라의 핵심 기능(일중 유동성)은 금융기관만 독점한다.
이것은 구조적으로 불합리하다. 결제 시스템의 리스크는 전체 경제가 함께 부담하는데, 그 시스템의 혜택은 소수 기관만 누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3. 그렇다면, 개인과 기업에게도 ‘기본 담보력’을 인정할 수 있지 않은가
필자가 제기하는 핵심 문제의식은 바로 이것이다.
“일중차월 무이자 특혜를 특정 기관에게만 줄 것이 아니라, 개인과 기업도 시스템 스테이크홀더로 인정하고 일정 규모의 기본 담보력을 기준으로 제한적 일중 유동성 권리를 부여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금융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문제다.
개인·기업의 기본 담보력은 이미 존재한다
예금 잔액
급여·매출 등 반복적 현금흐름
국채·정책성 금융상품 등 안전자산
지급보증된 예금보험 체계
이 모든 것은 중앙은행이 인정할 수 있는 담보력의 기초가 된다.
즉, 새로운 담보를 요구할 필요 없이 이미 존재하는 관계·흐름·자산을 기반으로 ‘기본 담보력’을 산정할 수 있다.
4.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보편적 일중 유동성 권리’
개인과 기업에게 무제한 차월을 허용하자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보편적 접근권 + 보수적 한도 + 규칙 기반 운영이다.
(1) 기본 담보력 산정
예금의 일정 비율(예: 10~20%)
반복적 소득·매출 흐름의 보수적 할인
안전자산 보유분의 일부
(2) 일중 한도 부여
개인: 소액 자동 오버드래프트
기업: 매출 기반 일중 결제 한도
공공기금: 국채 보유량 기반 한도
(3) 당일 정산 원칙
일중 한도는 당일 말까지 자동 상환
미정산분은 일반 신용거래로 전환
(4) 규칙 기반·차별 없는 적용
접근권은 보편적
한도는 담보력에 따라 차등
이 구조는 CBDC·지급결제 계좌·은행 계좌 어디에도 적용 가능하다.
5. 왜 이것이 ‘결제 인프라의 민주화’인가
이 제도는 단순히 기술적 개선이 아니다. 다음과 같은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1) 공공 인프라의 혜택을 공공에게 돌려준다
결제 시스템은 공공재다. 그 핵심 기능을 소수 기관만 독점할 이유는 없다.
(2) 금융 접근권의 실질적 평등을 강화한다
형식적 계좌 보유가 아니라 실질적 유동성 접근권이 금융포용의 핵심이다.
(3) 경제 전체의 결제 안정성을 높인다
개인·기업의 일중 유동성 스트레스가 줄어들면 경제 전체의 결제 실패 리스크도 감소한다.
(4) 공공 유동성 의존도를 투명하게 만든다
누가 얼마나 공공 인프라에 의존하는지 투명하게 드러나야 제도적 정합성이 생긴다.
6. 결론: 결제 인프라의 민주화는 금융 민주화의 출발점이다
결제 시스템은 경제의 혈관이다. 그 혈관을 흐르는 공공 유동성은 국민 전체가 함께 뒷받침하는 공공재다.
그렇다면 그 혜택 역시 국민 전체가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일중 유동성의 독점적 배분
담보 제공의 회계적 비가시성
공공 인프라의 사적 전유
이 구조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결제 인프라의 민주화는 돈과 금융의 민주화를 향한 첫 번째 단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