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21》의 독자들에게 게임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낯설지 않을까. 남북의 정세가 시시각각 돌변하고 수많은 활동가들이 뙤약볕 아래에서 고생하고 있는데 무슨 한가하게 게임 이야기냐고 질책하는 독자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통일이 중요하다고 해서 일상을 놓을 수 없듯이 첨예한 정세의 뒤편에서 우리의 의식을 조종하는 문화양식을 외면할 수는 없다.
가령, 지금 우리가 미국을 반대하고 있지만 내면적으로 미국인의 마음을 닮아가고 있다면? 우리가 수많은 투쟁에서 자유와 휴머니즘의 가치를 내세웠지만 그것이 사실은 미국인들의 가치였다면? 우리는 해방공간에서 미국의 원조가 다름 아닌 경제적 종속을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 것을 얼마나 오랫동안 몰랐단 말인가.
어느 날 우리가 축배를 들었지만 미군의 캠프가 철수한 자리에 겉모습만 동양인일 뿐인 또 다른 미국인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 촉망받는 인재들이 미국 유학길에 올라 그들의 사상과 이념의 전도사로 돌아와 합리주의를 내세울 때 우리 스스로 그것에 매료되어 보낸 그 세월은? 우리는 진정으로 백인들의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지는 않은가.
말레이시아의 찬드라 무자파르, 우리가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제3세계의 지식인인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 권리에 대한 서구의 자유주의적이고 휴머니즘적인 개념은 사실 인간학대입니다.”
20세기 내내 자유주의와 휴머니즘은 불변의 가치처럼 여겨졌다. 그 두 이름으로 전쟁이 벌어지고 학살이 일어나고 무수한 이민족이 백인들의 발아래 짓밟히는 동안에도 자유주의와 휴머니즘은 결코 깃발을 내린 일이 없었다. 그것이 전 지구적 가치가 아니라 서구적 가치임을 서구 스스로 표명하는 이 순간, 다시 말해 서구적 인권과 서구적 자유, 그에 반대되는 것이면 비인권 국가이고 지구상에서 사라져야할 나라가 된 지금에도 우리는 스스로 ‘휴먼’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
‘휴먼’이즘은 백인주의
휴먼과 오크의 전투 장면
〈워크래프트Ⅲ〉는 자원을 채취해 건물을 건설하고 유닛을 양성해 전투를 벌이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지만 여기에 가상의 영웅을 등장시켜 게이머를 대신토록 하는 롤플레잉(Role Playing) 요소를 가미했다.
게임의 줄거리는 AD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인공은 휴먼(Humans)의 영웅으로, 전투적이고 공격적인 종족 오크(Orcs)의 지배자 호드에 맞서기 위해 7개 국가의 지도자들을 설득해 로데론 연합군을 세운다. 마치 독일민족의 대서사시 니벨룽겐의 노래에 등장하는 아틸라의 훈(HUN)족과 게르만 민족의 전투를 연상시킨다. 이후 워크래프트는 1편 ‘어둠의 물결’과 2편 ‘어둠의 저편’까지 오크와 휴먼의 전쟁을 다룬다.
‘혼돈의 시대’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워크래프트Ⅲ〉는 휴먼의 노예였던 오크의 영웅 쓰랄이 흩어진 오크들을 모아 인간에게 대항한다는 큰 줄기의 이야기에 언데드와 나이트엘프라는 두 종족을 추가했다.
〈스타크래프트〉에서의 테란종족처럼 휴먼은 그대로 인간의 형상을 띠고 있다. 따라서 게이머들이 직관적으로 접근하기 쉽게 되어 있다. 유닛들의 행동양식과 건축물 또한 합리적인 구조를 배경으로 한다. 그런데 휴먼의 구성원들을 살펴보던 중 묘한 현상을 발견했다. 공교롭게도 그들이 모두 백인이라는 사실이다.
로데론 연합의 왕인 테러너스에게는 아더스라는 왕자가 있었다. 아더스는 로데론 최고의 검투사로 성장하지만 어둠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아버지 테러너스를 살해한다. 휴먼은 이렇듯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직접적으로 그려내면서 그리스 신화가 휴머니즘의 모태임을 암시하고 있다. 물론 그리스 신화는 현 시대까지 서구 백인들의 행동양식과 사고를 지배하는 사상적 배경이다.
휴먼의 영웅들 또한 십자군과 북유럽의 신화로부터 탄생한다. 성전사 팔라딘은 궁극의 레벨로 상승하면 신으로부터 죽은 병사를 되살려내는 능력을 부여받는다. 워해머를 무기로 사용하는 또 하나의 영웅 마운틴킹은 본래 직업이 대장장이다. 북유럽 신화의 난장이 대장장이인 로키의 다른 이름이 아닐 수 없다. 블리자드를 소환하는 늙은 전사 아크메이지는 마법단체인 키린 토르의 수장으로 유럽 환타지의 전통에서 비롯된 영웅이다.
휴먼의 기본 유닛 피전트(일꾼)는 금과 나무 등 자원을 채취하고 건물을 짓는 일을 한다. 이들은 다른 종족과 달리 협동이라는 인간 보편의 행동양식에 따라 건물의 협동건설(Cooperative Building)을 할 수 있다. 또한 재미있는 것은 다른 종족의 일꾼과 달리 피전트는 일정 시간 밀리셔라는 전투유닛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또한 프랑스혁명과 2차 세계대전 시기의 레지스탕스를 자유주의와 휴머니즘의 상징으로 여기는 백인들의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워크래프트Ⅲ〉는 미국 굴지의 게임개발회사인 블리자드사의 작품이다. 블리자드사는 우리나라에서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크래프트〉를 제작했고 악마와의 싸움을 주제로 한 롤플레잉 게임인 〈디아블로〉로도 유명하다. 이 회사의 게임개발자들이 미국인들이기에 자신들의 전통과 신화, 취향에 기대어 휴먼을 구성했으리라는 것은 짐작이 간다. 또한 여기까지 휴먼의 모습과 특성을 보다보면 ‘게임을 만들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런 휴먼에 대항하는 다른 종족들, 특히 오크와 언데드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흠칫 놀라게 된다. 게임개발자의 머리 속에 휴먼이란 곧 백인만을 뜻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800년 칭기즈칸 콤플렉스 벗어났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995년 12월 31일자 기사에서 지난 1000년간 ‘인류사에 영향을 준 가장 중요한 인물’로 칭기즈칸을 선정했다. 기사는 ‘칭기즈칸이 세계의 간격을 좁혀놓았다’고 소개했고, 사이버스페이스와 네트워크의 거미망을 치면서 비로소 칭기즈칸 800년 콤플렉스에서 벗어났다고 자인하고 있다.
800년 동안 백인들이 칭기즈칸에게 가졌던 콤플렉스는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그들이 그토록 자랑하는 콜롬버스보다 먼저 지구 전체에 인간의 지배력을 펼쳐낸 위대성에 대한 콤플렉스, 유럽이 몽골대제국의 변방에 지나지 않았다는 과거에 대한 콤플렉스일 것이다. 그러나 종족의 우열을 나열하면서 감춰왔던 이들의 콤플렉스는 더 근원적인 것이었다.
백인들은 지금 칭기즈칸의 사유, 자연과 더불어 번영하는 유목의 사고야말로 지구 전체가 겪고 있는 위기를 헤쳐 나갈 유일한 패러다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위대한 세계제국의 지혜를 빌려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이다.
백인들은 칭기스칸을 빼다박은 오크의 영웅에게 쓰랄(Thrall), 즉 노예라는 이름을 붙였다.
흉노와 훈족의 말발굽이 한 차례 유럽을 휩쓸고 지난 간 후 초원은 오랫동안 지도자를 잃고 방황했다. 푸른 늑대의 자손 칭기즈칸이 등장할 때까지. 〈워크래프트Ⅲ〉에서 오크족의 영웅 쓰랄은 칭기즈칸과 마찬가지로 부족의 영웅이었던 아버지 듀라탄을 잃고 갖은 고생 끝에 종족을 통일하면서 등장한다. 의지를 잃고 나약해졌던 오크의 부족들은 쓰랄의 등장과 함께 명예롭고 자랑스러운 전사로 다시 태어난다. 쓰랄은 자신의 기원을 찾아다니던 중 전설적인 프로스트울프 부족을 발견했고 여기서 훌륭한 샤먼 드렉탈의 지도 하에 고대 샤먼 문화를 수용함으로써 진정한 지도자가 된다.
칭기즈칸이 부족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대샤먼 코르치의 도움을 받았듯이 말이다. 이런 칭기즈칸을 빼다 박은 오크의 영웅에게 블리자드의 게임개발자들은 쓰랄(Thrall), 즉 노예란 이름을 붙여주었다.
오크의 특징은 흉악한 외모와 초록색 살결로 대표된다. 휴먼의 표현에 의하면 그들은 ‘손이 너무 커서 섬세한 작업을 할 수 없고’ ‘전쟁을 좋아하는’ 종족이다. 그렇지만 백인들의 마음속에도 오크는 자연친화적이 아닐 수 없었던 모양이다. 오크의 영웅들은 번개를 발사하거나 지진을 일으키는 등 모든 자연물과 현상에 신령이 깃들어 있다는 토테니즘에 기대는 경향이 있으며 직접적으로 샤먼이라는 유닛을 등장시켜 오크가 동양인의 다른 모습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프로스트 부족 출신의 오크 영웅 파시어는 하얀 늑대를 타고 다닌다. 그는 때로 늑대 두 마리(셰도우울프)를 불러들여 전투에 참가시키고 대지의 신령에게 구원을 얻어 지진을 일으키는 기술을 갖고 있다. 숨는 기술과 미러(거울) 이미지로 적군의 눈을 속이는 블레이드마스터는 큰칼을 휘두르는 영웅이다. 그의 외모와 무기는 일본의 사무라이를 닮았다. 등에 꽂은 깃발은 사무라이 그 자체다. 또한 그의 기술은 닌자가 사용하던 것들이다. 또 한 명의 영웅 타우렌치프틴은 그 자체가 토템이다. 동물의 형상을 한 그는 자연형상물인 토템을 지고 다니며 그의 부하라 할 수 있는 타우렌들은 토템으로부터 양성된다.
오크의 전사들. 피온, 타우렌, 샤먼, 셰도우울프, 코도비스트(왼쪽부터)
유닛들의 구성과 전투능력도 초원과 샤먼의 전통을 따른다. 칭기즈칸의 백호제, 천호제가 군민일치의 구성이었듯 채집과 건설을 담당하는 기본유닛 피언도 전투능력을 갖고 있다. 샤먼은 시베리아 샤먼과 마찬가지로 얼굴에 동물의 가죽을 뒤집어 쓴 채 전쟁터에서 퍼지(정화)라는 기술로 상대의 마법으로부터 유닛을 보호하는 능력을 발휘한다.
특히 재미있는 유닛은 코도비스트인데 여기에 탄 오크는 워드럼오라라는 커다란 북을 친다. 북을 치면 주위 오크 유닛들의 전투능력이 상승된다. 샤먼 민족의 특성은 즐거울 때 흥을 낼 줄 알고 어려울 때 신바람을 일으킬 줄 아는데 있다지 않은가. 이 사실을 유닛의 특성에 담았다고 생각할 때면 백인들의 치밀함에 왠지 등줄기가 서늘해진다.
바이칼 호수에서 시작된 샤먼 민족, 즉 흉노계, 동호(東胡)계, 여진족계, 맥족과 타브가치를 포함하는 몽골계 민족의 모습을 기초로 설계된 오크는 백인들이 가진 칭기즈칸 콤플렉스의 다른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겉모습은 비록 거칠지만 자연의 정령에 기대며 명예와 의리를 소중히 하는 오크의 모습을 감출 수 없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타자를 보는 백인들의 왜곡된 시각은 언데드로 가면 지나칠 정도로 굴절된다.
백인들과 같은 땅에서 살수 없는 존재들
1791년 서인도제도의 아이티섬에서 흑인노예들이 폭동을 일으킨다. 강제로 아프리카를 떠난 흑인들은 낯선 땅에서 하루 종일 채찍에 시달렸으며 귀를 잘리고 불로 지지는 고문을 받는 등 지옥 같은 삶에 던져졌다. 이미 인간이라 불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른 흑인들의 유일한 낙은 아프리카의 정령들이 힘을 되찾는다는 황혼 무렵의 춤이었고 그들의 종교 부두교였다.
흑인들은 부두의 힘을 빌려 자신들도 인간임을 부르짖었지만 휴먼 즉, 백인들에게 비친 흑인들은 단지 ‘미개하고 잔인하며 야만적인 검둥이들’일 뿐이었다. 이러한 백인들은 아이티섬에서의 폭동을 부두교의 원시성으로 몰고 갔다.
이후 서구의 백인들은 아프리카의 문화는 근원적으로 야만적이라 여겼다. 이와 같은 생각이 20세기의 미국에 횡횡해 자유주의와 휴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아이티를 점령했고 야만을 척결한다는 이유로 모든 폭력은 정당화됐다. 백인들은 아이티를 살아있는 시체들이 돌아다니는 죽음의 땅으로 변모시켰다.
좀비는 그렇게 탄생했다. 1941년 아이티를 마술과 주술의 땅으로 만든 미신타파운동이 있었고 이후 1년도 안되어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라는 공포영화가 만들어졌다. 죽음에서 되살아난 좀비들은 영혼이 없는 무시무시한 존재였다. 헐리우드의 감독들은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 부두교의 마법사들이 사람을 죽인 후 의식을 통해 되살리는 모습을 표현했다.
백인들의 생각에는 흑인들에게 영혼이 없어야 옳았다. 그들에게 흑인은 자유의지가 있어서도 안 되고 당연히 휴먼이라는 대명사를 앞에 붙일 수도 없었다. 흑인은 하등해야 하고 악마의 다른 이름이어야 했던 것이다.
언데드의 전사들. 미트웨건, 벤쉬, 구울, 너크로멘서, 어보미네이션(왼쪽부터)
몇 년 전 이탈리아 베네똥의 광고는 어린 백인 여자 아이는 천사로 흑인 여자 아이는 악마로 분장시켜 놓았었다. 많은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광고는 꽤나 오랫동안 각종 지면을 장식했다. 아이티를 점령했던 백인들의 생각 밑바닥을 살펴볼 수 있는 일이다. 언데드는 바로 죽음에서 깨어난 좀비들로 구성된 종족이다.
〈워크래프트Ⅲ〉에서 언데드는 살아 움직이는 수많은 시체, 육체로부터 분리된 영혼, 저주받은 인간들로 구성돼 있다. 언데드는 건물을 건설하지 않고 통째로 소환한다. 악마와 맺은 거래의 결과이다. 또한 블라이트라고 하는 건물에 영향을 받아 주변에 썩은 땅의 지역이 생긴다. 언데드의 건물은 대부분 썩은 땅에만 소환될 수 있으며 유닛들 또한 썩은 땅 위에 서 있으면 체력이 조금씩 회복된다. 그들은 전염병을 퍼뜨리고 부패된 박쥐 떼를 이용하며 시체를 보관해 두었다가 되살려 전투에 이용하기도 한다.
언데드의 영웅들은 모두 창백한 표정을 하고 있는데 드레드로드는 흑마법을 쓰는 악마다. 흑마법이란 말 자체가 아이티의 부두교에서 비롯된 것임을 상기한다면 블리자드의 게임개발자들이 드레드로드를 부두교 주술사로 선정한 의도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원래의 모습을 잃고 기형적으로 변한 리치는 다크리추얼이라는, 아군을 죽여 자신의 체력을 보강하는 간사한 영웅으로 표현된다. 데스나이트는 아더스왕자의 화신이다. 아버지를 죽이고 휴먼족을 배반한 캐릭터로서 궁극의 레벨로 상승하면 죽은 유닛을 살려내는 기술을 발휘한다.
언데드족의 기본 전사인 구울은 한때 좀비였던 썩은 시체들이 최후의 변화를 거쳐 만들어진 것이다. 아이티섬의 흑인들처럼 구울은 나무를 채취할 수 있으며 시체를 먹어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 어보미네이션은 마치 프랑켄슈타인처럼 여러 시체들에서 팔과 다리, 몸통, 얼굴 등을 마구 짜깁기해놓은 유닛이다. 피를 뚝뚝 흘리고 다니면서 전염병을 퍼뜨리기도 한다.
이밖에 죽은 시체를 되살려내는 네크로맨서와 적 유닛의 몸속으로 들어가 조정하는 능력을 지닌 벤쉬 등이 있다. 언데드의 개성을 나타내는 특이한 유닛은 공성무기인 미트웨건이다. 이 유닛은 그 이름처럼 음식물 덩어리 같은 것을 날려 건물이나 나무를 공격하고 시체를 싣고 다니며 이를 나중에 되살리거나 다른 유닛의 체력회복용으로 쓴다.
휴먼의 일꾼 피전트는 일정 시간동안 밀리셔(오른쪽)로 번해 전투에 참가할 수 있다.
백인들에게 좀비는 결코 한 땅에서 살 수 없는 존재인 모양이다. 〈워크래프트Ⅲ〉의 마지막 미션은 휴먼와 오크, 나이트엘프의 동맹이 언데드의 공격으로부터 월드 트리를 지키는 것이다. 언데드는 휴먼과 끝까지 화해할 수 없는 적인 셈. 이처럼 백인들은 흑인들과 더불어 공존하는 방법을 찾고 있지 않다.
게임 제작자의 사유 방식 전이될 수도
〈워크래프트Ⅲ〉에 등장하는 마지막 종족인 나이트엘프는 신비종족으로 서구 환타지의 총체라 할 수 있다. 이미 영화화되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엘프족을 근간으로 종족을 구성하고 있다. 나무들이 살아서 걸어다니는 것이나 유닛의 아름다운 외모는 영화에서의 모습 그대로이다. 특히 이들이 수호하는 월드 트리는 세계 전체를 뜻하며 그들 스스로 ‘천국의 왕관’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이렇게 나무를 우주 전체로 표현하는 양식은 서구 신화의 전통이다. 11∼12세기 쓰여진 스칸디나비아의 서사시 〈에다(Edda)〉 양식에서 우리는 우주를 가리키는 신화적 표현으로 나무를 상징화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나이트엘프의 영웅 중 하나인 세나리우스는 원시 수림에 사는 반신반인의 유닛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그리스신화의 헤라클레스나 아스킬레피오스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렇듯 나이트엘프는 휴먼들의 꿈속의 종족으로 백인사상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헐리우드 영화처럼 대중의 영혼을 사로잡는 게임은 수시로 반복하며 접한다는 측면에서 영화보다 중독성이 강하고 문화적으로 더 깊이 다가가 있다. 특히 롤플레잉 게임의 경우 게이머가 게임상의 인물을 가상으로 체험하고 조정하기 때문에 게임의 주인공과 자신을 쉽게 동일시하게 되며 게임을 반복할수록 사유방식 또한 게임 제작자의 의도에 근접하게 된다.
물론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보면 게임은 단순히 오락거리일 뿐이지만, 청소년들과 매니아들 사이에서 게임은 이미 확고한 문화양식으로 자리 잡았고 생활의 한 요소가 됐다.
아이들은 〈스타크래프트〉 테란족의 말소리를 흉내 내고 베토벤의 음악도 〈스타크래프트〉 버전으로 녹음돼 유통된다. 이에 따라 케이블TV 온게임넷으로부터 출발한 프로게이머의 게임 상황 중계는 iTV를 거쳐 이제는 MBC GAME, 스카이게임에 이르기까지 전 방송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프로게이머가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만큼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등장한지는 벌써 오래 전의 일이며 이제는 당당히 우리 사회의 한 직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무튼 기성세대의 우려와 달리 게임은 하나의 문화양식으로 뿌리내려, 자라나는 세대의 영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워크래프트Ⅲ〉는 신화와 설화를 바탕으로 잘 꾸며진 흥미진진한 게임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20세기에 와서 인류 보편 언어가 된 ‘휴먼’이라는 단어에 백인우월주의를 녹여낸 부분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청소년들의 마음속에 ‘휴먼’이란 곧 백인이며 우리 또한 휴먼이 되기 위해선 백인이 되어야한다는 의식이 암암리에 주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이클잭슨의 탈색된 피부를 보면서 백인이 되고 싶은 미국사회 흑인의 한 단면을 익히 알고 있지 않은가.
어느 날 우리들의 아이가 “아빠 나도 인간인데 내 피부는 왜 노래?”하고 묻는 당혹스러운 날을 맞이하게 될지 모른다. 아무리 미군이 철수한다고 해도 백인들의 문화가 우리의 영혼을 사로잡고 있는 한 그런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
신화와 설화를 잃어버린 민족은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형성할 수 없으며 저력이 드러나지도 않는다. 또한 문화적으로 침탈 당한 민족은 결코 침략자의 지배를 벗어날 수 없다. 게임 하나에도 서구문명의 모든 인문학적 상상력을 담아내는 백인들의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이제라도 진정한 인본주의를 지구적 가치로 세울 수 있는 노력, 문화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때다.
게임은 게임으로 즐기되 아이들의 어깨를 툭툭 치며 백인들의 문화적 편견을 설명해줄 수 있다면 ‘휴먼’의 가치가 좀더 일찍 ‘백인화’를 넘어서게 되지 않을까.
동양의 무협소설도 마찬가지죠 소설 맥락보면 다른나라의 실력가가 오면 약한 한족 검사가 약간식 깨져주고 한족 의 고수가 오자 변방고수가 지게 하는 결국엔 타종족은 한족을 절대로 못이긴다는 사대가 강하게 나타나는 스토리도 많습니다. 또 어떤경우에는 삼국지나 수호지가 우리나라역사 왜곡용으로 쓰인경우도
첫댓글 뭐라고 해야할지.. -_-; 글쓸 소재가 참 없었나봅니다..
이거 반지의 제왕에도 있는 문제 아닌가요? 반지의 제왕에서도 인간족은 단지 백인만 있고 나머지의 고블린과 오크족들은 동양인이나 나머지 흑인들을 표현한것으로 나오더군요. 호빗족 여행자 4명은 각각 영국의 스코틀 랜드, 잉글랜드, 웨일즈, 아일랜드를 대표한다고 하죠.
사실상 대부분의 환타지 소설이라는것이 그들의 나라를 중심으로 사대가 펼쳐진경우가 많습니다..
판타지가 서구적이라면 무협은 동양적이죠. 비슷한 맥락이라 생각합니다.
제가보기엔 이글의 취지는 워크래프트상륙을 위한 블리자드의 교묘한 계략으로 보이는데요, 워크처럼 인종을 교묘하고 확실하게 구분지은것도 없어보입니다.
비약이.. 좀 심하외다.
동양의 무협소설도 마찬가지죠 소설 맥락보면 다른나라의 실력가가 오면 약한 한족 검사가 약간식 깨져주고 한족 의 고수가 오자 변방고수가 지게 하는 결국엔 타종족은 한족을 절대로 못이긴다는 사대가 강하게 나타나는 스토리도 많습니다. 또 어떤경우에는 삼국지나 수호지가 우리나라역사 왜곡용으로 쓰인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경우 확실한 증거는 없내요. www.coo2.net 의 운영자의 의견인데 저는 자세히 모르겠습니다. 이사이트 운영자가 역사학자도 아니고 은행에서 근무하는 사람인지라..
coo2.net 이라면.. -_-;
글세요.. 민족차이보단 뭐랄까.. 인종색갈을 백인들일부가 아직까지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해주는거 같네요 아무튼 블리자드의 교묘한 워크래프트스토리를 구성한걸 확실친 않지만 그냥 말
해주는것이고 내면속 인종차별이 보이는것을 쓴 글인거 같습니다.저같은경우 어느정도 이글을 믿고있고 어떤분은다르게 보실수도있죠 /아 그리고 글이 좀 높이 뛴것같긴 하네요; 좀비라던지... 약간 과장시킨듯-_-;; 아무튼 저는 재밌게 봤다는^^
펌글 말고 워2에 대한 평은 상당히 재미있군요. 예전에 밤새면서 워2 멀티와 싱글 캠패인을 플레이 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서랍속에 짱박힌 워2 BNE 시디를 꺼내서 재설치 해서 즐겨볼까 궁리 중입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설령 저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게임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인식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저부터도 저 글을 한참동안 읽고서야 알았거든요. 그런데 단순히 게임만 하는 저렇다는걸 사람들이 알리가...
뭐 그러지 않을사람도 있죠, 저같은경우는 아차- 했거든요 워크를 옛날부터 쭉 즐겨오던지라 모든승리는 휴먼이고 워크3도 보나마다 휴먼승리 이런생각을 했으니까요. 휴먼을 다른종족보다 훨씬 체계적인 종족 인.간. 으로 봐왔으니 저는 "그러고보니 그렇네" 할수밖에요, 모든사람이 모르지도 않죠
좋은글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