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라는 말은 기저질환자에게는 일상용어이긴 하지만
딱히 특별나게 아프거나 휘둘릴 때는 많지 않아 이번에는 좀 힘들었다.
그러니까 아프지 않고 별 일 없이 지내는 일상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다시 체험하는 중이다.
사실 고장난 부분이 정해진 상태라 그런 것은 그저 주어진 약으로 해결하면 될 일이지만
은연중에 본의 아닌 아픔을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버거운 일이긴 했다.
예정치 않은 타인의 죽음 앞에 직면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오랜 절친이긴 하여도 그다지 자주 만나지 않은 채 그냥 잘 있으려니와 가끔 드문드문 안부 인사만 하는 정도로
굳이 시시콜콜을 전하지 않아도 그저 모든 것이 전달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삶의 복 중에 하나다.
그런 친구가 갑자기 남편의 부고 소식을 알려왔다.
이미 그 즈음에는 쥔장 역시 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어 조금 시들거리던 시점이긴 했지만
그래도 어려운 시점의 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주섬주섬 길을 나섰다......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
그길이 얼마나 멀고도 먼 길인지를 그날 겨우 알았다.
예전 같으면 승용차를 이용해 달려갔을 일이지만 기어이 버스타고 지하철을 몇번씩 갈아타고 혼자 나섰다.
사실 남편도 상황이 좋지 않은지라 함께 가자고 하긴 무리였으므로 그저 씩씩하게 나선 길이었다.
친구를 위로하고 달래줄 역할은 나의 몫이라며 나선 길자락에 가다가 이미 지쳐버린 상태.
하였어도 빈소 분향실에서 만나진 친구는 의연하기만 하고 나는 우선 눈인사만을 청하였다.
순서를 기다리는데 주마등같은 인연자락이 흘러간다.
음악을 하는 친구로 만나 오랜시간을 길들여온 우리는 친구가 독일로 유학을 가면서 잠시 소원했다가
다시 귀국하여 찾아든 발걸음으로 다시 찾아진 인연이기도 하다.
하지만 독일에서 유명한 대부, 대모 노릇을 하던 친구 내외는 독일 유학생으로서 독일에 자리 잡는가 했더니
어느날 불현듯 고국으로 돌아와 학교와 교회 성가대를 이끌면서 나름의 길을 기척하며 사느라 골몰하기도 했다.
하여 겨우 일년에 한 번도 만나기 힘들 시절을 건너가고 무용을 하던 외동딸도 결혼을 하고 어느덧 초로의 나이가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음악가로서의 잘나가던 꿈을 꾸던 시절을 지나 그저 음악의 동반자로서 자리매김만 하는 중이었다.
그랬어도 그 친구 내외를 만나면 세상 부러울 일 없는 음악 이야기로 세상의 꽃을 피우면저 희희낙락이었던 시절은
지금 생각해도 매우 행복한 시절인연의 끝판왕이긴 했다.
더러 음악하는 친구들을 만났어도 가는 길이 달라져 버린 각자의 영역이라는 것이 있어 다들 제 생활이 바쁘긴 해도
소싯적 기억만으로도 매우 즐거운 추억은 언제나 가득 그득이긴 하다.
그런 정동길 추억은 아련하고 이제는 세상살이 끝에 이르른 지금에서야 가는 길이 다르다고 외면했던 친구들 조차도
소중했음을 새삼스럽게 느끼는 중이다.
어쨋거나 친구의 남편은 어릴 때 부터 알고지내는 음악가족이긴 했으나 시댁의 환대 속에 결혼을 한 것은 아니었다.
세상사 잣대에 가끔씩은 휘둘릴만 하지만 끝까지 믿음 속에 친구들 잘 지켜준 부군 덕분에
친구 역시 제 생뢀을 잘 해낼 수 있었고 보란듯이 잘 살아내고 있었으며 욕심 없이 산다는 것의 표본부부이기도 했다.
해서 친구지만 존경스럽던 부부였으므로 그 남편의 죽음은 황망스럽기까지 했고 상실감은 장난이 아니었다.
그런 마음의 부담감이 온몸의 전해져 온 탓일까, 내몸이 스러지기 시작했고 그렇게 일주일을 앓다 일어났다.
참 세상살이가 역시나 만만치 않다.
빈소 사진 속에서 만나진 친구의 남편은 웃고 있었고 친구는 그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그 큰 눈망울이 벌개진 채로 말. 이. 다
그리고 돌아와 발인이 끝나고 소통 한 후 다시 떡실신해 버린 자신을 보면서
친구는 얼마나 힘이 들까를 생각해보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일상을 시작하면서 친구에게 소식을 넣는다.
그래도 살아진다는 것을.....살아내야 한다는 것을.
첫댓글 에효효효 맘 아팠겠다는...
난 독감예방주사를 맞았는데
남편은 안맞더니 두주를 된통 앓더라구요. 같은 공간에서도 마스크 쓰고 식사도 따로하고
손도 자주 씻었더니 다행이 나는 피해갔네요.
ㅎㅎ 나이값은 어쩔 수 없는 듯...
대충 끝나가는가 싶었는데
이번엔 남편이,
에효, 다들 잘 견딥시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