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수확의 계절, 정리의 계절
2023년 10월 5일 목요일
음력 癸卯年 팔월 스무하룻날
일찍 잠에서 깼다.
뭐가 문제인지 초저녁 잠이 많아지고
아침 잠이 점점 없어져 일찍 일어난다.
거의 새벽 4~5시가 되면 잠에서 깬다.
늙어가는 조짐이고 징조인가? 젠장~~
동이 트기도 전인데
일어나자마자 곧바로 바깥으로 나간다.
목공실앞 온도계부터 살핀다. 영상 3도,
자연스레 고개를 들어 지붕을 바라본다.
서리가 내려 하얗게 덮었다. 또 젠장이다.
어제는 하루가 어찌 지나갔는지 모른다.
명절이라고, 생일이라고 너무 쉬었나?
아침부터 택배사와 면사무소로, 장평으로
정신없이 돌아다니다가 오후에는 또다시
원주에 나갔다가 빗길 달려 밤에 돌아왔다.
흔히들 하는 말, '백수가 과로사 한다'더니
그 말이 맞는갑다. 밭일도 아니고 내세울
만한 일도 아닌데도 바쁘다고 동분서주를...
그래도 어쩌겠는가? 남들이야 대수롭지가
않은 것일지는 모르지만 내겐 소중하니까.
서리가 내려도 아랑곳하지도 않는 구절초,
가을꽃을 대표하는 꽃으로 들국화 일종이다.
줄기가 자라며 아홉개 마디가 생기고 꽃이
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이 시기에 꽃,
잎, 줄기를 채취하면 약효가 좋다고 한다.
이제 점점 자연마트 장바구니가 가벼워진다.
허나 오늘 아침은 제법 많이 채워 들어왔다.
아내가 "아직도 호박과 가지가 열리는갑네?"
라고 하여 "이제 얼마 안남았다니, 아쉽제?"
라고 했더니 "그간 고생 많았어!"라고 했다.
서리가 내리기 시작해 아무래도 호박덩굴도
사그라지기 일보직전이 아닌가 싶다. 머잖아
아침에 하는 일, 하나가 없어지게 될 것 같다.
장바구니와 가위, 스키폴대를 들고 호박넝쿨
사이를 뒤지고 다니며 애호박을 땄었는데...
이 시기는 수확의 계절이요, 정리의 계절이다.
기쁨과 보람도 맛보게 되지만 반면 아쉬움도
느끼게 된다. 수확은 수고에 대한 보답이겠고
정리는 아쉬움이 남긴 해도 또다른 기약이다.
내년을 기약하며 아침에 가지나무를 정리했다.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첫댓글 아직도
풍성한 수확 입니다
오늘도 결실과 정리 속에서
즐겁고 행복 하세요
답글 늦어 송구합니다.
감사합니다.^^
풍성한 수확이네요~^^
답글 늦어 송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직도 호박은
누렇게 익어가고
가을꽃들은 벙긋벙긋
피어나네요.
산골 풍경이
멋져요.
답글 늦어 송구합니다.
이제 서서히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