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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꽃의소리 원문보기 글쓴이: 연꽃의소리
Buddha Baby와 MC Snipe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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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인 6월 20일부터 예매가 시작되었는데, 엠씨 스나이퍼의 팬 카페에는 무대와 가까운 자리를 예매하는데 성공했다고 환호하는 팬들의 글이 가득했다. 보통 이런 공연은 좌석이 없고 공연 내내 서서 환호하며 함께 즐기는 스탠딩인 경우가 많다.
‘내가 3시간을 서서 동참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50대가 스탠딩으로 3시간은 힘든데, 혹시 좌석도 있나요?’라는 질문의 글을 남기자 ‘우리 부모님들보다 나이가 많다.’‘멋지다’는 꼬리 글들이 많이 달렸고, 인사를 나누고 싶으니 몇 번 좌석을 예약했는지 알려달라는 글도 있었다. 카페 운영자가 답 글로 2층은 지정 좌석이라고 알 려주었기에 좌석을 예매했다. 엠씨 스나이퍼의 팬 카페 회원 가운데 내가 제일 고령자인 듯했다.
공연 시작 며칠 전부터 팬 카페는 술렁거리고 있었다. 팬들이 모여서 대화하는 채팅방에 가서 보니 대부분 10대 후반이었고 20대가 가끔 있었다. 이들과 함께 공연을 봐야 하니 어떤 모습으로 가야할까 고민을 하다가 나도 그들과 비슷한 옷차림을 하기로 했다. 어색했지만 몸에 딱 붙는 청바지에 헐렁한 티셔츠를 입고 공연장을 향했다.
멜론 악스 입구에는 입장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 2층 좌석을 예매한 사람은 줄을 서지 않고 입장해도 된다는 안내를 받고 2층 좌석에 앉았다. 공연이 30분 쯤 늦게 시작되었는데, 그 30분 동안 그들의 앨범에 있는 곡들이 흘러나왔다. 흘러나왔다기보다는 노래와 함께 이미 객석은 환호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뜨거운 열기 속에 헐렁한 차림에 두건을 쓴 엠씨 스나이퍼가 등장했고 노래가 시작되었다. 첫 곡 <To Be>가 시작되자마자 팬들은 손을 높이 들어 흔들며 박자를 맞췄고, 무대의 음직임 만큼이나 스탠딩 상태인 팬들의 움직임도 파도처럼 출렁거렸다.
그런데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처럼 엠씨 스나이퍼가 쓴 두건이 내 눈에 들어왔다. 연꽃이 그려진 두건을 쓴 엠씨 스나이퍼. 그의 1집 앨범부터 그의 음반과 노래에는 연꽃이 따라 다녔다.
내가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의 음악 세계를 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즐겨듣는 노래들은 ‘어느 가수가 부른 어느 곡’, 이렇게 간단히 설명될 수 있는데 비해, 요즈음 음반이나 가수들은 여러 그룹에 속하기도 하고 따로 활동하기 때문에 이를테면 계보가 상당히 복잡한 편이다. 같은 이름 아래 활동하는 사람들, 그들을 크루(Crew)라고 부른다. 붓다 베이비(Buddha Baby)는 MC Sniper를 주축으로 하는 힙합 크루이고, 붓다 베이비에 속하는 가수들은 MC Sniper, MC BK, 비도승우, U.L.T, Room9, 탁(TakTak36), 무웅(Zenio7), Illinit 등이다.
내가 엠씨 스나이퍼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그의 삶에 대한 진지 태도 때문이고, 또 하나는 힙합 가수가 붓다 베이비를 외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가장 큰 인연은 그가 불자라는 것 때문일 것이다. 연예계에 많은 불자들이 있다. 불가 가수도 있고, 불자 배우들도 있다. 그들 가운데 불교 행사장이 아닌 대중 앞에 서는 자리에서 ‘붓다’를 외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거의 보기 드문 현상이다. 지난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탤런트 김혜옥씨가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저는 불자라서....’라는 인사말을 하자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하고 있던 우리 집 가족들이 ‘수상 소감에 불자라는 인사 하는 사람 처음 봐......’ 이렇게 외칠 정도였다.
엠씨 스나이퍼의 팬 카페의 젊은이들과 대화하면서 종교에 대해 물었다. 그들 가운데 불자 집안에서 자란 젊은이들도 있었지만 타 종교이거나 종교가 없는 젊은이들도 많았다.
굳이 그가 종교를 드러내놓고 활동하면서 포교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 그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가 외치는 소리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교가 젊은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친숙해진다면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솔직히 내가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엠씨 스나이퍼와 붓다베이비의 팬일 뿐이다. 힙합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엠씨 스나이퍼와 붓다 베이비들이 외치는 소리 ‘붓다 베이비 만만세’ 대목을 듣고 있으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10대의 팬들은 엠씨 스나이퍼의 힙합 자체에 감동해서 눈물을 흘린다. 어느 여중생은 ‘진짜 첫 곡 들을 때부터 눈물이 나왔고, where am I 부를 때는 엄청 울었어요.’ 라는 콘서트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나는 멍하니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그들이 ‘붓다 베이비 만만세’를 외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엠씨 스나이퍼의 팬들은 엠씨 스나이퍼의 노래 때문에 눈물을 흘렸고, 나는 저런 젊은이들이 부처님을 외친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 눈물을 흘렸다.
붓다베이비와 엠씨 스나이퍼는 이날 콘서트에서 <To be>를 시작으로 <봄이여 오라>, <I Say>, <Buddha Baby>. <Better than yesterday>, <김치 한 조각>, <Where am I>, <Motivation>, <Smile Again>,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BK Love> 등의 곡을 불렀다.
이제 4집 음반을 발표했고, 4번의 콘서트를 가진 붓다 베이비 엠씨 스나이퍼. 그의 노래와 활동에 불교계의 관심은 어느 정도일까? 어떠한 연유인지 알 수 없지만 큰 불교 행사에서 아직 한 번도 엠씨 스나이퍼를 본 적이 없다. 그가 외치는 붓다 베이비 만만세가 불교에 대한 짝사랑이 되지 않도록 우리 불자들도 그들의 활동에 박수를 치고 손을 흔들어 소통되는 사랑이 되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콘서트를 계기로 친해진 엠씨 스나이퍼 카페의 10대들. 그들은 요즘 나를 이모라고 부른다. 내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펼쳐질 연등축제에는 나를 이모라고 부르는 그들과 함께 하고 싶다. 종로 거리를 가득 메우는 연등축제 행렬의 끝에서 엠씨 스나이퍼를 만나고 싶다. 그리고 그들 카페 회원들과 함께 멋진 밤을 보내고 싶다. 붓다 베이비 만만세를 외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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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년 07월 27일 10:55:23 / 수정 : 2007년 07월 27일 11:54:00 사라스와티의 다른기사 보기 |
첫댓글 무애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들의 불교인연이 궁금해 지는군요..
불교TV에서 인터뷰나 초대석을 한번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그가 부른 육도윤회에 보면 그가 어린시절 불교를 접하게된 인연이야기가 가사에 좀 나옵니다. ^^
나의 딸에 엠씨스나이퍼를 아느냐고 물어봐야겠어요. I ♥ MC Sniper
글과 함께 올려진 사진, 음악도 좋았습니다. 붓다 베이비 만만세, 붓다 마덜.파덜도 만만세!!!
붓다 싱글들도 만만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헐~~~ 나도 엠씨 스나이퍼 좋아하는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