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주도의 A농가에서 참다래 궤양병이 발생했다. 이 병은 한 나무에만 발병해도 과수원 전체에 전염돼 참다래 주산지인 뉴질랜드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진 세균성 전염병. 병에 걸린 나무는 상처 부위에서부터 투명한 수액이 흐르며 심해지면 나무 전체가 말라죽는다.
참다래 궤양병의 발병 시기는 보통 2월 말~4월경인데, A농가에 발생한 궤양병은 달랐다. 전년도에 아무 문제가 없었던 A농가의 참다래에 인공수분(5월)을 한 직후부터 궤양병이 발병한 것. A농가뿐 아니다. 비슷한 시기에 문제가 된 농가들을 방문하거나 샘플을 조사한 전문가는 궤양병의 원인으로 수입꽃가루를 지목했다.
배·사과 등 우리나라 주요 과수 품목도 같은 위협에 놓여 있다. 병원균에 오염된 꽃가루에서부터 발아율과 정형과율을 떨어뜨리는 불량 꽃가루까지, 국내 과수산업을 뒤흔들고 있는 수입꽃가루의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농가 수요의 90% 차지하는 수입꽃가루=대부분의 과수는 동일 품종 간에는 수정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품종 꽃에서 꽃가루를 받아 열매를 맺는 타가수분을 실시하며, 최근 과수 농가에서는 타가수분을 할 때 자연수분보다는 인공수분을 선호하는 추세다. 수분수가 부족한데다 꽃가루 매개곤충인 꿀벌 등이 이상 기후를 비롯한 여러 원인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인공수분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과수 중 하나인 배의 경우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결과 80%가 넘는 농가가 인공수분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사과·복숭아·참다래의 인공수분율도 높다.
대다수의 농가들이 인공수분시 직접 채취한 꽃가루보다는 수입 등 시중에서 구입한 꽃가루를 사용한다. 생산성 저하 등의 이유로 수분수 식재가 꺼려지는데다 인건비 및 꽃가루 채취 작업의 노동량도 만만치 많아서다. 따라서 국내 꽃가루 생산량은 수요량의 10% 수준을 밑돌며 거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 국내의 과수 인공수분용 꽃가루 수요량은 2.7t으로 추정되는데, 최근 3년(2012~2014년)간 평균 꽃가루 수입량은 매년 2.4t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수입량이 3t을 넘었다. 외국산 판매가격이 국산의 15~50% 수준으로 저렴한 까닭도 있지만, 국내산 꽃가루 공급량이 워낙 적은 탓이기도 하다.
◆배·사과도 위험상황=수입꽃가루를 통해 전염병에 감염될 위험이 있는 것은 참다래뿐 아니라 다른 과수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배는 사과·복숭아 등 다른 주요 과수에 비해 수입꽃가루 의존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더욱 위험할 수 있다.
이영기 농촌진흥청 작물보호과 연구사는 “꽃가루를 통해 배·사과 같은 우리나라 주요 과수도 전염병에 감염될 위험성이 있다”면서 “특히 꽃가루를 계속 수입해서 사용한다면 다른 나라에만 있는 전염병이 우리나라에 유입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꽃이 병에 감염돼 있거나, 화분 매개충들이 병을 옮긴다면 꽃가루와 함께 세균도 국경을 넘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 연구사는 “꽃가루는 생물체로 국내에 들어오기 때문에 멸균되지 않으면 잠복 감염 발생의 가능성도 있다”면서 “하지만 꽃가루를 매개로 하는 세균은 매우 작기 때문에 검역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배의 경우 전염병뿐 아니라 불량꽃가루 문제도 우려된다. 배의 수입꽃가루는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오는데, 2014년 중국산 꽃가루 작황은 평년 생산량 대비 40~5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국산 배와 유전적으로 교배가 잘되는 중국 품종인 <설화리> <압리>의 경우 지난해 이상기온으로 개화일이 평년에 비해 2주가량 빨라져 꽃가루 확보가 어려웠다.
생산량 감소로 수입 물량 확보가 어렵게 될 경우, 우리나라 배 재배면적의 82%를 차지하는 <신고>와 교배가 어려운 <두리> <탕리> 품종의 꽃가루 수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우려를 낳고 있다. 일부 과수 재배농가에서 실시한 자체 교배실험 결과 이들 품종은 <신고>배와 교배가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나 사용시 발아율·정형과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는 이들 품종의 꽃가루 친화성 검정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과가 나오기까지 2~3년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자급률 올리는 방향으로 가야=수입꽃가루 안전 문제는 꽃가루 수급 문제로도 연결된다. 안전상 검역을 강화해 불량 꽃가루 수입을 차단하는 동시에 수입의존도가 90%에 달하는 현 상황에서 수입량이 줄어들면 농사 자체를 시작하지 못하는 농가가 생길 수도 있는 현실을 감안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
특히 전문가들은 “수분수를 심지 않은 농가들은 검역이 강화되면 꽃가루를 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우선 수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국내 꽃가루 자급률을 끌어올리는 대책을 주문했다. 곽용범 농진청 남해출장소 연구사는 “수입꽃가루 문제를 해결하려면 수분수를 확보하고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꽃가루 안전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꽃가루 가격도 상승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지원을 통해 채취단지 조성 확대 등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수입꽃가루를 통한 전염병의 유입과 불량 꽃가루 문제가 국내 과수산업을 위협하는 시급한 문제인 만큼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농가가 직접 꽃가루를 채취할 수 있도록 채취법 교육을 확대하고 수분 채취 농가에 대한 지원도 마련해야 한다. 당장은 안전한 수입꽃가루를 공급받을 수 있는 수입 경로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농식품부는 꽃가루 수요량의 90%를 국산으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2017년까지 과수인공수분용 꽃가루 채취단지를 70㏊ 규모로 조성해 국내산 꽃가루를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또 과수고품질시설현대화 등의 사업 지원시 수분수 식재를 하는 농가를 우대하기로 결정했다. 수분수 식재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꽃가루 채취단지 조성은 차질을 빚고 있다. 이명남 농식품부 원예경영과 사무관은 “부지 확보 등의 문제로 꽃가루 채취단지 조성을 신청하는 지자체나 생산자단체가 부족해 사업 지원이 어려운 상태”라며 “지자체나 생산자단체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농식품부 차원에서 꽃가루 채취단지 부지 조성을 지원하는 등의 제도 마련도 고민해 볼 만하다. 꽃가루 자급률을 올리지 못하면 국내 과수산업이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
김다정 기자
조비, 종합토양개량제 ‘뉴트리세이브’ 주목
땅심 높이고 작물 생육 향상에 효과
정부가 친환경농업 육성을 위해 토양개량제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가운데 기본적인 토양개량 효과와 더불어 작물생육을 향상시키는 기능까지 복합된 종합토양개량제가 농가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주목된다.
㈜조비가 농가 보급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종합토양개량제 <뉴트리세이브>(사진)가 화제의 제품이다. 업체 측에 따르면 <뉴트리세이브>는 부식산과 미생물 및 미생물활성제를 모두 함유해 토양개량과 염류집적 해소, 작물생육 향상에 효과적인 제품이다.
특히 유기농업자재 공시제품으로 등록된 이 제품은 주원료인 부식산이 토양에 집적된 염류를 풀어주고 토양 내 공극을 형성해 통기성을 좋게 할 뿐만 아니라 미생물의 서식처와 먹이가 돼 유용 미생물의 증식을 활발하게 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또 광합성 작용을 촉진하고 뿌리를 토양 염류로부터 보호해 발육을 향상시키며 이상기후로 인한 생리장해에도 효과적이다. 아울러 <뉴트리세이브>에 함유된 유용미생물 4종(바실러스 2종·아조토박터·트리코데르마)과 미생물활성제(사크로마이세스 세리비시아)는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하고 집적된 인산·칼리를 분해, 작물의 유효성분 흡수를 돕고 병 저항성을 높이는 데도 효과가 있다.
조비 관계자는 “생리장해가 심하고 발근과 착근이 불량할 때 <뉴트리세이브>를 이용하면 우수한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02-3488-5829.
이경석 기자 kslee@nongmin.com
[새상품]동방아그로 종합살충제 ‘슈퍼펀치’
저항성 진딧물 방제 효과 높아
동방아그로(대표 염병만)는 최근 제주 금호리조트에서 원예용 종합살충제인 <슈퍼펀치> 액상수화제 출시회를 개최했다. <슈퍼펀치>는 고추·사과·배·감·감귤의 응애류·총채벌레류·깍지벌레류·진딧물류 등에 등록된 종합살충제다. 잎 표면에 살포하면 빠른 시간 안에 식물체 안으로 약제가 들어가 해충의 신경전달을 방해해 방제효과가 높다.
동방아그로 관계자는 “기존 약제들은 저항성이 생긴 진딧물에 의한 피해를 막기 어려웠던 반면 <슈퍼펀치>는 신물질을 사용해 확실하게 방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경 기자
“후원자 2만명·20억 모금 목표”
나눔축산본부 ‘2020운동’ 전개
이에 따라 운동본부는 축산인과 축산단체 및 관련기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나눔축산운동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운동본부의 5대 사업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운동본부의 5대 사업은 ▲1% 나눔 ▲봉사 ▲상생협력 ▲환경개선 ▲농업과 축산의 상호 이해 촉진 등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운동본부의 후원 회원수는 1만6299명, 후원금 모금액은 18억6900만원으로 집계됐다.
김광동 기자 kimgd@nongmin.com
허은선의 우리 약초 이야기(65)두릅나무
‘껍질’은 말려 약으로…‘싹’은 나물로 먹어
피곤한 몸에 활기…두통·당뇨병 등 효험
요즘 고속도로를 지나다니다 보면 무수하게 내걸린 현수막 가운데 유독 붉은색으로 크게 적힌 문구 하나가 눈에 띈다. ‘졸음운전, 목숨을 건 도박입니다.’ 상당히 점잖은 표현인데 섬뜩한 기운이 느껴지면서 졸음이 싹 달아난다. 요즘 같은 봄철이나 환절기에는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졸음이 쏟아질 때가 잦다. 그럴 때 피곤한 몸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약초로 두릅나무를 추천한다.
두릅나무는 오갈피나무과에 속하는 높이가 4m 가까이 자라는 떨기나무이며 가시가 있다. 7월경 가지 끝에 흰색의 꽃이 모여 피는데, 9월이 되면 검보랏빛의 열매가 열린다. 가시가 없는 민두릅나무에서 돋는 두릅의 색깔은 진초록빛을 띤다. 이에 반해 가시가 성성하고 억센 두릅나무에서 돋는 두릅 색깔은 초록색에 검붉은 빛이 돌고 향도 아주 진하다. 두 가지 다 요즘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때문에 몸의 피로가 누적되는 봄철엔 살짝 데쳐 자동차 안에서 꼭꼭 씹으며 운전하면 먹는 즐거움과 함께 졸음 예방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총목피라고 부르는 두릅나무의 껍질은 이른 봄과 늦가을에 한풀 벗겨서 햇빛에 말린 뒤 약으로 쓴다. 두릅나무 껍질에는 사포닌성 배당체인 아랄로시드가 많이 들어 있다. 아랄로시드를 물 분해하면 올레아놀산과 아라비노오스·포도당·글로쿠론산·콜린·알칼로이드 등의 성분이 추출된다. 이 성분들은 심장을 든든하게 하고 중추신경을 흥분시킨다. 그래서 신경쇠약과 정신분열·두통·저혈압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위궤양과 위암에도 쓴다.
두릅나무의 싹인 두릅은 우리들이 평상시 먹는 두릅을 말한다. 그러나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른 종류의 땅두릅·땃두릅·개두릅도 있다.
흔히 땅두릅으로 부르는 독활(獨活)은 키 1~2m로 자라는 다년초로, 잎의 길이가 긴 초본류이다. 땅에서 올라오는 새순이 두릅과 비슷하다고 해서 땅두릅이라고 부른다. 땅두릅은 이른 봄에 겨울을 난 뿌리에서 줄기가 올라온다. 이때 어린 싹을 뜯어 나물로 먹는다. 사포닌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당뇨병 환자에게 좋다.
땃두릅은 두릅나무과의 떨기나무이며 효능은 두릅과 비슷하다. 잎이 약간 둥글며, 가는 가시가 많다. 통증 완화와 이뇨작용이 세며, 자양강장 효과가 있다.
개두릅은 두릅나무과의 낙엽교목인 엄나무의 새순이다. 봄에 어린순을 살짝 데친 후 초장에 찍어 먹으면 쌉쌀하고 알싸한 특유의 맛이 오감을 만족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