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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이런 날이 있다니!
곱씹을수록 다시 의미가 봄 새싹처럼 새롭게 돋고,
곱씹을수록 입안 가득, 가슴 가득 향기가 넘쳐나게 하고
곱씹을수록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다시 생각나게 하는 글귀!
얼마 전 나를 들뜨게 했던 바로 그 책 이다.
그냥 신문이나 TV 뉴스를 통해서만 접했던 책을 손에 넣고보니 마음이 갑자기
부자가 된 것처럼 푸근해진다.
1991년 신용호 창립자의 제안으로 시작된 교보생명 본사 외벽에 걸린 글판은 올해로 25돌을 맞았다고 한다.
하루 도심 유동 인구 110만명이 드나든다는 서울 광화문 네거리 교보생명 사옥에 걸려서
삶에 지친 현대인들의 어깨를 톡톡 다독여주고 위로와 희망을 속삭여주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뀔 때마다 20~30자 내외의 글귀들이 주는
가로 20m, 세로 8m 크기의 글판이 주는 감동은 실로 엄청나보인다.
고은, 정현종, 문정희, 김용택, 정호승, 도종환, 안도현 등 이 시대 대표 문인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녹아 스며있다는 이 책은 1991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해도 쉬지않고
늘 쫓기듯 사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해서 함초롬 행복감에 젖게 한다.
상업성을 배제하고 특정 정치/사회적 이해가 엇갈리는 이슈로부터 자유로운 공익가치를
지닌 내용을 전달한다는 이 글판은 우리에게 다만 감동을 전하는 차원을 넘어 진정한 이 시대의
'소통'을 담당하는 매체로 자리매김 했다. 시/문학에서 좋은 글귀를 발췌했다는 감성적인 글귀는
많은 사람들에게 늘 신선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손에 쏙 들어오는 판형, 적절한 사진과 그림, 눈에 띄는 글꼴들이 여느 책과는 남다르게
다가온다. 한 장 한 장 책장이 뿜어내는 향기와 잔잔한 감동은 아직도 우리들의 가슴을 콩닥콩닥 뛰게한다.
지금도 내가 광화문 네거리에 서서 읽고, 거닐고, 느끼며 서성거리고 있는 듯 하게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 삶의 메세지'로 우리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이 책을
언제든 빼서 읽을 수 있게 내 손 가장 가까이에 두고 싶다. 다시 한 번 조용히 시를 읊조려 본다.
사람이 온다는 건 /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
- 정현종의 시 <방문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