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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승찬대사가 2조 혜가대사에게 물었다 / 무비스님
"제자가 몸에 풍병을 앓고 있으니 청컨대 스님께서는 저를 위하여 죄를 참회하게 하여주십시오."
혜가대사가 말하였다.
"죄를 가져오너라. 그대에게 참회하게 하여 주리라."
"죄를 찾아보아도 마침내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대에게 죄를 참회하여주는 것을 마쳤느니라. 마땅히 불법승을 의지하여 살라."
"저는 지금 화상을 뵙고 이미 스님은 알았습니다만 무엇을 불과 법이라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마음이 불이며, 마음이 법이니라. 불과 법은 둘이 아니며 승보도 역시 그러하니라."
"오늘에야 비로소 죄의 본성이 안과 밖과 중간에도 있지 아니하며, 마음이 그러하듯이 불과 법이 둘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혜가대사는 그가 법의 그릇임을 깊이 인정하였다.
#직지심체요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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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승찬(僧璨,?-606)대사는 수나라의 양제 대업 2년 10월 5일(서기 606년)에 입적하였다.
태어나신 날자가 알려지지 않아서 세수가 얼마인지는 모른다.
입적하시고 150년 뒤에 당나라 현종 황제가 감지선사(鑑智禪師)라고 시호를 올렸다.
탑호는 각적(覺寂)이라하였으며 당시 제상으로 있던 방관(房琯)이라는 사람이 비문을 지었다.
어느 날 혜가 대사에게 40이 넘었음직한 사람이 찾아와서 자신은 풍병(風病)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고 고백하면서 본문과 같은 대화가 있게 되었다.
풍병이란 지금의 말로는 문둥병환자이다.
40세가 넘기까지 온 세상이 다 혐오하여 아희들은 그와 같은 병자를 보면 돌을 던지기도 한다.
그 몹쓸 병을 앓으면서 얼마나 많은 고초를 겪었겠는가.
온 세상 사람들이 병을 혐오하여 던지는 돌에 맞은 아픔보다도 자신은 무슨 몹쓸 죄업을 지었기에 이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가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미워하고 혐오하는 그 매와 돌멩이가 더욱 가슴 아팠던 것이다.
수많은 명의들을 찾아서 처방을 받았으나 끝내 치료하지 못하고 아마도 최후라는 비장한 각오로 산중에 유명한 도승이 있다는 소문만을 듣고 무턱대고 찾아왔으리라.
그러기에 부처님도 법도 스님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찾아 온 것으로 미루어 짐작이 가는 일이다.
훌륭한 지혜를 갖춘 진실한 성인이란 유형무형의 모든 존재에 대한 실상을 꿰뚫어 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세상의 온갖 존재에 대한 바른 안목도 중요하지만 특히 인간에 대한 바른 안목과 사람들이 잘못알고 있는 죄업에 대한 바른 안목을 가지고 있어야 비로소 성인이라고 할 수 있다.
혜가대사는 승찬대사가 인간의 죄업 때문에 몹쓸 병을 앓고 있다고 하는 잘못된 견해를 간단하게 설파하여 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이와 같은 설법을 안심법문(安心法門)이라한다.
죄업이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인데 사람들은 잘못알고 그 죄업이라는 환영(幻影)을 스스로 가설해 놓고 그것에 속박당하여 고통을 받고 있다.
죄업이 실체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다.
이 사실은 승찬대사가 무능하여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죄업이 실체가 없는 것은 진리이기 때문에 찾을 수 없다.
실로 죄업이란 이름뿐이다.
마치 토끼의 뿔과 같고 거북의 털과 같은 존재다.
승찬대사는 그동안 죄업이라는 환영에 사로잡혀 있었을 뿐이다.
<천수경>에도 죄업이란 자체의 성품이 없다. 다만 사람이 마음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도 실체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마음이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면 죄업이란 것도 또한 사라진다.
그래서 죄업도 없어지고 마음도 없어지고 두 가지가 다 텅 비어버리면 이러한 것이 진실한 참회다.
罪無自性從心起 죄무자성종심기
心若滅時罪亦亡 심약멸시죄역망
罪亡心滅兩俱空 죄망심멸양구공
是卽名爲眞懺悔 시즉명위진참회
없는 죄업을 없다고 보지 못하고 확연하게 존재한다고 생각하여 사람들을 오도하는 것은 성인의 가르침이 아니다.
불교를 가르친다고 하면서 삿된 법을 가르치는 것이 되고 만다.
그래서 바른 견해(正見)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승찬대사는 간단한 대화를 통해서 마음이 밝아지고 그토록 무겁게 짓눌러오던 죄업은 어느 사이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길로 출가하여 삼보를 믿게 되고 급기야는 부처님의 정법안장까지 물려받게 되었다.
#무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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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승찬대사가 2조 혜가대사에게 물었다 / 무비스님
자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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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12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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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모 땃서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 삼붇닷서! 존귀하신분, 공양받아 마땅하신분, 바르게 깨달으신 그분께 귀의합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