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와 틀리다
우연히 이런 글을 보았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르다”와 “틀리다”라는 말을
혼용해서 사용한다는 글이었습니다.
“난 너와 생각이 틀려” 가 맞습니까?
“난 너와 생각이 달라”가 맞습니까?
그러면 “대학교는 고등학교와는 틀리네?”가 맞는 표현입니까?
“대학교는 고등학교와는 다르네?”가 맞는 표현입니까?
네! 둘 다 “다르다”가 맞는 표현입니다.
잠시 설명을 드리면,
'다르다'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
혹은 "보통의 것보다 두드러진 데가 있다"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그러나 '틀리다'는 "산수의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
"바라거나 하려는 일이 순조롭게 되지 못하다"라는
뜻으로 옳다의 반대로 쓰입니다.
이러한 단어의 비교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나의 마음을 지배할 때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다줍니다.
내가 다른 사람과 의견의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
우리는 상대방과 내가 의견이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하지만 상대방 혹은 나의 의견이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경우에는” 싸우거나 충돌을 일으켜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단지 틀린 것만 바로 잡으면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유다인들 사이에는 큰 충돌이 일어납니다.
한쪽에서는 돌을 들고 사람을 죽이려하고,
한쪽에서는 자신의 일이 정당함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둘 다 같은 이유에서 출발합니다.
바로 하느님을 올바로 섬기고 사랑한다는 이유입니다.
유다인들은 하느님을 누구보다 올바로 섬기는 사람으로서
하느님을 모독한 사람을 죽이려 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로서
누구보다 하느님을 잘 알고 사랑하기 때문에
아버지의 분부대로 좋은 일을 하신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한 이유는 같았지만
그 방법과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충돌의 방법과 결과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결국 팽팽한 대립은 예수님을 죽음으로 몰고 갔지만
부활로서 당신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신 예수님께서는
사람을 죽인 유다인들의 방법이 틀렸음을 드러내었습니다.
유다인들은 자기들이 옳다는
고정되고, 변화하지 않고, 이미 딱딱하게 굳어버린
생각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 틀린 줄을 모르고,
단지 예수님과 생각이 다른 줄 알았던 것입니다.
정작 자신들이 틀린 줄 알았더라면 고쳤어야 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분쟁이 생길 때,
예수님의 말씀과 내가 원하는 것이 대립될 때,
과연 그것이 다른 것인지?
틀린 것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만약 단순히 다른 생각이라면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기에”
인정하고 조율해가면 됩니다.
하지만 분명 내가 틀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것을 올바로 고쳐야 하는 것입니다.
무턱대고 주장하는 나의 말 한 마디가,
굳어버린 내 생각이 예수님을 돌로 칠 수도 있음을 기억하며
남은 사순절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롯젤로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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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말입니다. 틀리다와 다르다 를 구분할수있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는 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