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과는 체육을 잘 한다고 하지만,(뭔 못하겠어) 뭐 내 시절로 돌이켜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우리과 인원이 워낙 소수 인원인데다 그 중에 특출나게 농구며 축구며 잘하는 사람 세 네명, 그들은 빠져 나가려고 해도 절대 못 빠져 나간다, 그들 덕이지.
내 시절에도 문우제 우승은 한번인가 있었던 것 같다. 아닌가 두번? 여하간 축하하고 기쁜 일이다. 사진상의 학생회장의 얼굴은 기쁨도 기쁨이지만 피곤함을 느낄 수 있는데, 나름대로 이해는 간다.(술 좀 작작 먹어, 그리고 창우가 TV에 두번이아 나오던데-본방송과 특집 방송 하이라이트에 또- 창우를 아시는 분들은 보셨는지)
운동은 지지리 못하고 목소리만 컸던 탓으로, 난 문우제 기간이면 운동 경기의 3인칭 관찰자로서 세세하게 문우제를 참여하려고 했던 사람이다.문우제 하면 기억나는 네 사람이 있다.
먼저 90학번 한성이 형. 놀라웠던 점이 문우제 때 농구 시합을 하면, 농구 동아리에서 심판을 봐주었는데 심판 휘슬을 불더라도 한성이 형이 어필하면, 그 때마다 심판들끼리 잠깐이나마 의논을 하고 시정할 때도 있었고, 농구 동아리 심판들도 한성이 형을 '형님'으로 모시는 분위였다. (그래서 상대편의 어필을 받기도 하고) 당시 인하대에서 농구를 제일 잘한다고 하는 말도 들었고...여하간 몸놀림이 아름다웠다고나 할까.
두번째로 90학번 관철이 형. 축구 시합을 하는데 자연스럽게도, 그걸 뭐라고 하나, 여하간 그걸 하더라. 신기에 가까웠다.(90학번 남자 선배들이 역대 학번 중에 운동을 제일 잘했던 것 같다)
세번째로 91학번 강대진 선배. 길게 말할 건 없고 축구를 할 때 엄청 빨랐고, 킥도 체구에 비해 엄청 힘이 있었다. 기억나는 장면은, 몸이 거구인 상대편 선수가 골대로 돌진하자 어깨로 부딪혀서 넘어뜨리고 반칙했다고 손 들고 수비하러 뛰어 가던 장면, 참 멋있었다. 뒤풀이 때, 축구를 왜 그리 잘 하냐고 물으니까 초등학교 때 축구 선수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92학번 최정희. 여러분들도 다 알겠지만 발야구에서는 홈런이 없다. 상대 수비가 공을 빠뜨리고 아무리 시간이 지체되어도, 심판은 2루타를 선언한다. 어떨 때는 막가파 식으로 밀어붙이면 그라운드 홈런도 잇을 수 있겠으나, 홈런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홈럼의 경계가 없으니 어디까지 차 넘겨야 홈런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그녀는...홈런을 찼다.불문과와 발야구 결승전. 지고 잇었는데 그녀가 홈런을 찼다. 그 때 그 장면을 못 본 사람은 감히 상상이 안 될 것이다. 홈런의 경계가 없는데도 상대편 불문과도 홈런을 인정했으니, 상상에 맡기겠다. 진짜 끝도 없이 공이 날아 갔다. 진짜 눈물이 나려고 했다. 내 평생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이상 문우제 올해 문우제 우승 사진을 보며 떠 올린 나의 감흥이었고...
자료실 사진보니 홍규-진섭 커플의 사진이 있던데, '이나중 탁구부'의 '마에노'와 '이자와' 같다. 욕하면서 한참 웃었다.
첫댓글 ㅋㅋㅋ, 선배님 네 분에 관한 얘기, 다 인정합니다. 그리고 진섭이가 이자와, 홍규가 마에노쪽이라 생각이 되는군요.
맞다, 생긴 것도 비슷하다. 마에노는 약간 보스 기질이 있고, 이자와는 똘마니 기질이 있는데, 사진을 자세히 보면 설정이 그렇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