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하지않는다을 우연히 읽었다. 여주는 작은 잡지사의 기자였는데 사진이 필요한 경우는 직접 촬영했지만 중요한 취재는 개인적으로 사진가를 섭외해서 같이 일했고 그래서 만난 것이 인선이었다. 3박4일정도의 취재가 많아 동성이 편할 것이라고 해서 비슷한 또래를 구했고 20년이 넘어 잡지사를 은퇴하고도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었다. 그녀는 돈되지않는 다큐먼터리 영화가 주업이었고 이를 위해 돈을 벌기위해 사진촬영을 하곤 했다.
그녀는 국비지원 목공학원에 다니다 10개월과정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마흔즈음에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의 치매로 제주로 내려갔고 그녀가 거동하지 못하자 그간 배운 실력으로 목공으로 생계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그녀가 와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원래 전기장비를 사용할 때는 아무리 추워도 장갑을 끼면 않되는데 이를 어겼고 덕분에 손가락이 잘려나가서 봉합수술전문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그녀는 부모는 물론이고 친척이 전혀 없었다. 38
봉합수술은 성공했지만, 봉합된 손가락신경이 괴사하지않게 3분마다 소독된 바늘로 찔거 피를 내야 한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데 포기하면 환상통이 평생지속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점이 궁금하여 검색해보니 환상통은 흔하지만 대부분 48시간내 사라지고 그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아직 연구중이어서 확립된 결과는 없지만, 심리치료나 거울치료, 약물치료 등을 통해 치유가능하다고 한다. 문제는 돈이 없는 그녀가 친척도 없어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간병비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44
그녀는 여주에게 제주의 집에가서 애완용으로 키우고 있는 앵무새에게 물을 주라고 부탁하고 여주는 눈바람을 뚫고 제주로 내려간다. 90 그리고 그녀가 사고를 당한 작업현장과, 죽어버린 앵무새와 그리고 그녀가 모아온 4.3사건에 대한 자료들을 보게된다. 여기서 삶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불교에서는 나와 남이 다르지않고 각 개체가 고유한 것이 아니고 단지 인과 연에 따라 순환할 뿐이라고 가르친다. 도민들을 학살한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은 다르지않다. 바다에 수장된 시체와 그 살점을 띁어먹은 고기도 다르지않다. 다만 인연에 의해 순환할 뿐이다.
권력이라는 것이 혹은 이념이라는 것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사람들은 자연을 순환하는 가운데 일시적으로 모인 상태일 뿐이다. 그러면 삶과 죽음도 사실 그리 다른 것은 아니다. 다만 부모형제가 죽어가는 것을 보는 사람은 그 기억이 죽을 때까지, 아니 죽은 다음에도 사람들을 통해 이어질 수있다. 그렇게 보면 참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살든 죽든 바르다고 생각하는 방법을 따라야 할 것이다. 261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3495056
1부 새
1 결정結晶; 2 실; 3 폭설; 4 새; 5 남은 빛; 6 나무
2부 밤
1 작별하지 않는다; 2 그림자들; 3 바람; 4 정적; 5 낙하; 6 바다 아래
3부 불꽃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