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동기의 부고를 보고...
어제 저녁 늦게 고교동기의 부고가 떴다
요즘은 교우회 사이트가 형해화되었고
간단한 밴드로 소통을 한다
우리 동기들이 운용하는 밴드가 몇 개 있다
그 중에서 전체동기회 밴드와 동기산악회 밴드
그 두 곳에 부고가 떴다
돌아간 동기가 오랜기간 산악회 멤버로서
열심히 산행을 다녔기 때문이다
2001년에 생긴 산악회인데 나는 2003년부터 나갔다
우연히 청계산 이수봉 인근에서 마주쳤다
이후로 아주 열심히 산행을 다녔다
그 당시는 매주 산행을 했었다
매주 돌아가며 서울 근교의 산 들을 누볐다
북한산, 도봉산,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청계산, 관악산, 검단산, 예봉산, 운길산,
매달 첫 주 일요일엔 전체 교우회 산악회 산행이었다
우리 동기산악회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다
연 3년 최다참가기수 상을 타기도 했었다
주로 원거리 산행으로 명산 100산을 돌았다
엊저녁 부고를 받은 친구도 골수회원이었다
부인과 함께 열심히 산행을 다녔다
나도 우리집사람과 함께 산행을 다녔다
부인들끼리 친해져 따로 모임도 갖고 그랬다
그 친구 부인이 음식솜씨가 참 좋았다
약식같은 걸 만들어 비닐랩으로 곱게 싸서
먹기 좋게 썰어 담아 갖고 나왔다
각종 강정도 만들고 그랬다
나중에는 사업이 잘 안 되어 중국엘 나갔다
거기서 몇 년 지내다가 베트남으로 옮겼다
마지막으로 귀국해서는 빌딩 경비일을 했다
그러다가 몇 달 전에 뇌출혈이 왔다고 들었다
겨우 고비를 넘기고 통원치료를 한다는 소식이었다
그런데 회복하지 못하고 어제 별세했다
참 건강하고 잘 생긴 친구였는데 애석하기 짝이 없다
언젠가 2003년인가? 몇몇이 번개산행을 간 적이 있었다
청평쪽의 호명산이었는데 길을 잘못 잡아서
가파른 코스로 오르게 되었다
사람들이 별로 안 가는 코스였는데 모기가 말도 못했다
유독 어제 간 친구가 많이 물렸다
내가 산행기를 쓰면서 썼던 구절이 생각난다
암놈모기 들이 잘 생긴 00이를 보고 반해서
00오빠 어서 와요 하며 환영파티를 하나보다고...
그만큼 인물이 훤하게 잘 생긴 친구였는데...
지난 4월11일과 12일 이틀 연속 부고가 떴었다
그 친구들은 학창시절 추억은 있지만
졸업 후 접촉은 거의 없었던 친구들이었다
그런데 어제 간 친구는 수없이 많은 날을 함께 산행하며
함께 땀을 흘리고, 함께 밥을 나눠먹고, 뒷풀이를 하고
원정산행을 가서는 한 방에서 함께 잠도 자고 그랬다
부지런히 친구 사진을 꾸미고 조기도 걸고, 조화도 걸고
우리 동기회 엠블럼도 걸고, 사망동기 명단도 갱신하고
여러장의 꾸미기 이미지를 만들어 올렸다
작업을 마치고 나니 새벽 1시가 다 됐다
어쩌다 보니 내가 서기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어제까지 모두 59명의 동기들이 갔다
총 528명이 졸업했으니 11%쯤 간 셈이다
같은 과 대학동기들의 12%와 엇비슷한 사망율이다
앞으로 더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다
오늘 보니 밴드에 명복을 비는 댓글 들이 새까맣게 붙었다
댓글 몇 자로 큰 위로가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명복을 빌어주는 친구들이 참 고맙다
그동안 뇌출혈 후유증으로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이제 편안히 쉴 수 있어서 오히려 다행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다시한번 먼저 간 친구의 명복을 빈다
첫댓글 _()_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친구님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누구나 가는건데 친구가 자리잡으시려고 먼저간거 뿐이지요
그렇군요
그래도 좀 아쉽습니다
감사합니다
친구분의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달님이랑님! ^^*
친하게 지냈던 분을 보내면 많이 힘드실텐데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힘들건 없지만 마음이 허전합니다
먼저 간 친구가 안 됐구요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함빡미소님!
친했던 친구의 부고는
마음이 울적하지요
동행선배의 부고를 받은 생전에 친했던 선 후배들이
가신 선배 자꾸 생각 난다고 하더군요
친하지는 않았어도
늘 함께 하며 산을 탔던 친구입니다
우리동네까지 와서 뒷풀이 3차로
둘이서 감자탕도 먹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분당가는 버스를 탔지요
조금 더 살았으면 좋았을 걸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부인이 아주 미인인데
어떻게 눈을 감았을까요?
감사합니다 안단테님~~
528명의 11%나 가셨다니...
같이 산행도 하시도 뒷풀이도 하신 분 가셨을 때는
청솔님 서운하셨겠어요.
정말 가신 분 안되셨습니다.
네 많이 섭섭하구요
인생이 허무해 집니다
감사합니다
가까이 지낸분의 부고를 받으면.충격이 크시겠지요
이제 서서히 이런소식이 계속 전해 진다는게
슬픈일입니다
네 좀 그렇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동기들이 가겠지요
그게 참 서글픕니다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 입니다
감사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