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바랭이 풀밭에서
한도훈
늦가을 바랭이 풀밭에 앉아
치마끈 입에 물고
하늘을 향해
헤벌쭉 웃어 보이는 여인
바로 도솔천이다.
어디서 왔는지 검은 개 한 마리
여인 곁에 다가와
큰 귀 세우며 웃어대고
곰비임비 구경꾼으로 모여드는 햇살
검은 개꼬리에서 빛난다
쌈지공원을 만들다 만 터에
한삼덩굴은 소나무 가지를 덮고
무작정 꼭대기로 오르는데
무슨 속 깊은 꿍꿍이라도 있는지
쇠무릎은 무릎을 발발 떤다
자주 달개비 머리에 꽂고
아주 작은 물웅덩이에 얼굴을 비쳐보는
여인의 눈에서
자꾸만 헝클어지는 바랭이풀
어디로 가버렸는지
검은 개 대신
늦가을 바람이 머리카락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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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바랭이 풀밭에서 / 한도훈
함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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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16 11:3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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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삼덩굴, 바랭이 풀, 달개비 , 쇠무릎등 저는 이런단어를 들을 때마다 한번도 본적은 없지만 친근감이 가요. 이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