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입지 여건, 명품 브랜드, 그리고 대단지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수요자를 사로잡는 3가지 요소다.
이를 모두 갖춘 단지가 서울 강남권에서 잇따라 나온다. 다음달부터 반포동에서 분양되는 반포주공2·3단지 재건축 물량이다. 물량도 적지않아 벌써부터 강남 분양시장을 달구고 있다.
반포주공3단지는 자이 브랜드를 갖고 있는 GS건설이 짓는다. 총 3410가구. 이 중 조합원 몫을 제외한 82~297㎡ 566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삼성물산이 짓는 반포주공2단지는 9월 중 총 2444가구 중 426가구(86~267㎡)가 일반 분양된다. 강남권에서 1000가구 가까이 대규모로 분양되기는 2004년 잠실 재건축 단지 이후 4년 만이다.
입지여건ㆍ브랜드ㆍ단지규모 '3박자' 갖춰
이들 단지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단지 규모가 큰 데다 좋은 교육·교통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인근에 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 지하철 3·7호선 환승역인 고속버스터미널역이 있다. 내년 4월 지하철 9호선도 지날 예정이다. 단지 내에 초·중학교가 들어서고 신세계백화점·강남성모병원 등이 가깝다.
업체들 간 품질경쟁도 치열하다. GS건설 황진팔 반포자이 총괄상무는 “대규모 커뮤니티시설(8910㎡)과 19만8000㎡의 넓은 녹지공간을 확보해 주민들의 쾌적한 삶에 설계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삼성건설 조영선 현장소장은 “발코니 난간을 없애 주상복합아파트와 같은 외관을 만들고 호텔식 로비를 도입하는 등 고급 단지로 짓는다”고 말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조건이 뛰어난 단지들이어서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가도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도 받지 않는다.
업계에선 3.3㎡(1평)당 평균 3500만원 안팎으로 보고있다. 현재 거래되는 조합원 입주권 시세(3.3㎡당 3000만~4000만원)와 비슷하지만 주변 아파트 가격(3.3㎡당 2700만~3000만원 선)보다는 크게 비싸다.
이때문에 벌써부터 이들 단지에 청약이 몰리면서 강남권 주택 시장을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인근 K공인 박모 사장은 “높은 분양가에도 청약 열기가 뜨거우면 주변 집값도 덩달아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입주 빨라 강남 시장 안정에 도움될 듯
하지만 이보단 '공급효과'때문에 되레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많다. 이들 단지는 공정률 80%에서 후분양되기 때문에 입주가 빠르다. 12월부터 내년까지 5800여 가구가 한꺼번에 입주한다. 잠실 일대에도 하반기부터 1만8000가구가 새로 입주한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입주하지 않는 조합원 물량과 새 집에 들어가기 위해 내놓는 기존 주택 매물이 적지 않을 것이어서 강남 집값 약세는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단지 입주가 시작되면 강남권 전세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임대주택 678가구가 입주 무렵 주변 전셋값의 80~90%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