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 후 아파트를 한 바퀴 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걷는 시간을 즐기는지도 모르겠다.
아파트 정원 한쪽에 큰 화분들이 대여섯 개 모여 있다.
실내에서 키우던 식물들인데
왜 그 구석에 모여있는지
잎들을 보니 누렇게 뜨고 시들시들하다.
동시에 엘리베이트안 공고란에
그 화분들을 찍은 사진이 게재되고
일주일 후까지 안 가져가시면 처리해 버리겠다고 적어놓았다.
햇살에 살리려고 내놓았을까?
주인이 버렸을까?
큰 언니네의 화분들은 너무 잘 길러 천정까지 닿으려고 했다.
언니가 애지중지 키우던 화분은
언니가 돌아가시자 버려졌기에
먹먹한 마음이 든다.
이 시각이면 늘 애완견을 유모차에 태운 견주는
개가 14살이라 눈도 안 보이고 짖지도 않는다고 하며
산책을 시켜주는데 그 마음씨에 생명의 존엄성을 보는듯해서 뒷모습이 아름답다.
미사리의 나무고아원에는
나무들이 야윈 채 줄지어 옮겨 심어져 있었다.
화분도 고아가 되어버리니 슬프다.
이렇게 버려진 화분에
분꽃도 피우고 백일홍도 피우고
들깨도 심은 소박한 아파트의 고운 손길도 보인다.
또 측백나무로 가려진 어느 일층 끄트머리 아파트 주민의 베란다 앞에는 수국이랑 노란 백합이 어울어진 비밀의 정원도 있다.
단독주택 담밑에는 루드베키아와 키작은 채송화가 방긋방긋 웃는다.
흙이 있는 곳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모두모두 열심히 살아간다.
첫댓글 반가운 별꽃님의 글
식물에게도 생명의 존엄성을 느끼게 하시는 고운 마음씨
그리고 아름다운 꽃들을 보며 참으로 아름다운 아침이구나 하는 마음입니다.
이 소중한 아침을 보여주시는 고운 님 감사드립니다.
삶방의 아름다운 꽃 낭만님
첫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늙어가니 생명의 존엄성에
관심이 더 갑니다.
사람도
애완견도
키우는 식물들에게도
사랑과 정을 준 만큼
책임을 져야 할 것 같아요.
어린 왕자가 말한 것처럼 ㅎ
별꽃님~
루드베키와 꽃과 채송화가 아주 예쁘네요.
꽃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
덧없는 행복을 즐것입니다.
무더운 여름철 건강관리 잘 하세요.
샛별사랑님
집 둘레에 예쁜 꽃들을 기르시는 분
건강과 행복이 주렁주렁 열리시길
청포도 알처럼
별꽃님
꽃을 너무나 좋아하는 금송입니다
버려진 화분을 보고 쓰신 진솔한 글을 보면서 심는 것보다(사오느는것도) 돌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도요
꽃들을 돌보는거 쉬운 일은 아닙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지요
꽃은 관상의 댓가만큼 늘 정성과 보살핌을 해줘야 한다는것 다들 아시죠...
식물들은 물주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에 춤을춘다고 합니다
꽃들에 섬세한글 잘 보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금송님
안그래도 관리를 못할 것이면 사들이지 말지 싶었지만
주인의 사정을 잘 모르니까
살아있을 때 화분으로 행복했다면 그것도 운명이겠지요? ㅎ
정성과 사랑으로 꽃과 채소들을 키우시는 금송님
행복과 건강이 덤으로 주렁주렁 하시길 비옵니다.
화원에서 예쁜 꽃들을 보면 의욕적으로 데려 오고 싶지요
특별한 전문성 없이 오로지 물과 영양제 로만 키우다 어느 날 이유 도 모르게 나약해지고 미관상 거둬 버려야 하는 그 상황이 너무 심란하더군요
이젠 화분을 줄여야 겠다 라는 생각 하네요
별꽃님 예쁜 꽃 들 잘 보고 갑니다
복매님
저도 동감입니다.
저는 나다니는 게 더 좋아서 ㅎㅎ
베란다에 햇살 가득 겨울에도 꽃이 피는 집
부지런한 손길이 있어야 가능하겠지요.
어깨와 팔도 아프다면서 열심히 정원을 가꾸는 언니에게
남들이 가꾸어 놓은 꽃들이 공원에 즐비한데
그만 고생하라는 말도 하지요.
하지만 집안에서 날마다 말을 걸고 물을 주고
꽃이 피면 기뻐하고 향기를 맡고
생명을 키우는 행복을 어찌하리오.
더운 여름을 잘 보내세요. 복매님
버릴때에는 사정이
있었겠지만
태어날때는 소중한
생명인데~
약 20년전에 이른봄
어름도 채 녹기전에
가게옆 골목에 버려진
3년생 군자란을 지금까지
보살펴 줬더니
保恩에 答禮로
이렇게 예쁜 꽃을
피웠답니다.
어머나 저 군자란이 보은에 답례로 활짝 꽃을 피웠군요.
20년 전에 골목에서 버려진 꽃인데 그럼 23년을 살았군요.
나무의 수명이 사람의 수명을 능가하고
군자란은 특히나 가정에 행운을 준다고 하니
오랫동안 잘 자라길 바랍니다.
가끔씩 아파트 정원에 버린건지
이파리는 누렇게 시들고 돌아가기 직전의 이름 모를 화분들이 있어요
꽃피고 싱싱할때는 사랑받고 시드니까 버린다
꼭 우리네 황혼의 인생살이 갔아서 씁쓸합니다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
즐감하고 갑니다
금빛님도 보셨군요.
쓸쓸한 마음이 들지요.
성철스님이 장삼
안경 지팡이
이쑤시개 하나
남기고 열반으로 드셨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언젠가는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바람되고 흙이 되어 자연으로.....
감사합니다.^^
별꽃님의 글에
주고받는 댓글을
읽어 봅니다
글속에서
느끼는 자신의 감정과
표현들 그리고
생활의 단면을
보는듯 해서 좋습니다
그러셨군요.
삶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게 편합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정겨운 꽃입니다
내가 나그네라면 가던길 멈추고
저 꽃들에 빠졌지 싶습니다
ㅎㅎ 사하님
귀여우세요.
"흙이 있는 곳에서는
식물들이 열심히 살아간다...."
이 부분에 감명을 느낍니다.
동물들도 태어나면
전심전력 살아갑니다.
사람도 물론 그래야겠지요?
역시나
삶방 방장하실때 부터 핵심을 잡아내시고 적절한 댓글을 달아주시는 센스가 빛이 납니다.
유난히 더위를 타시는 매화향기님 건강하세요
아파트 일층의 정원은
참 다양 하답니다
나무숲으로 가린집
그안에 예쁜 의자와 등
가끔 웃음소리에 커피향에
가던길 잠시 주춤 하기도 하지요 어떤 아름다운 분들의 대화일까
안단테님의 아파트는 숲이 울창하다니
1층 주민들의 그 여유로운 일상을 목격하시나 봅니다.
목동 아파트가 처음 지어졌을 때에도
1층 주민들을 위하여 베란다에서 정원을 통하는 쪽문도
있었거던요. 각자 텃밭을 만들거나
정원을 꾸미는 신기한 모습을 보았는데
지금은 어찌 변했을까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아파트에 가서 빈 화분 수집하는 일은 누워 떡먹기보다 편한 세상일듯싶더군요
사람이 많다보니 잘 키우는 사람. 취미도 안 맞고 잘 못 키우는 사람이 있다보니
그런 현상이 생긴 듯...
그러려니... 합니다 ㅎ
맞아요
크고 묵직한 빈 화분들이 많아요.
애들이 초등생일 때는
집안에 식물을 쑥쑥 키우던 때도 저도 있었으니까요.
감사합니다.
아! 첨알았어요 나무고아원 있다는걸
공사 등으로 나무를 캐내야 하는 어린 나무들을 모아서 키우더군요.
겨울이라 그런지 나무가 비실비실해 보이던데
곧 튼튼하게 자라겠지요.
너무 이쁘고 아름다운 🌸 들 입니다
꽃이 예쁘고
아기들이 예쁘고
우리는 아름답게 늙어가는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그린이님
눈길을 사로잡는 꽃들이 차암 이쁩니다.
꽃을 사랑하시던 제 친정아버님 성향을 빼닮은 저도 꽃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입니다. ^^~
수피님
친정아버님이 꽃을 사랑하셨나요.ㅎ
두분의 성격이 닮아서 부녀사이가 무척 좋았나 싶어요.
좋은 밤 되세요.^^
어머나
모란꽃 앞의 수피님
@별꽃
서울대공원 장미원안 모란꽃 울친구들 이랑 올 봄에 보러 갔었습니다.
사진은 지웠습니다. ^^~
꽃들이 넘 예뻐서 절로 미소가 지어 지네요
우리 아파트엔 버려진 화분에 고추도 심고 상추도 심고 그런 분들이 많아서
가끔 둘러보며 자란 모습 보는것도 즐거움 입니다
그렇지요.
버려진 화분에 고추도 심고
상추도 심고
자라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정겹고 흐뭇하지요.
바람이 부는 밤
편안히 주무세요.
눈에 보이는 사물과 꽃을 바라보며 고운 마음을 담은 글 눈과
마음이 맑고 밝아지네요
회사 화분에 핀 꽃을
담아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화분
푸른 잎사귀에 빨간 꽃 한 송이
참 귀한 꽃인듯 합니다.
고운 댓글 감사합니다.
수많은 꽃들을 정성스럽게도
담으셔서 올려 주셨네요.
덕분에 많은꽃들 대리만족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맛난 점심드셔요
울 마누라는 다육이에 미쳐서 몇년을 난리를 치더니 이젠 다 치우고 몇개 안남았네요
그 화분만해도 엄청난데 처리가 골치 아픕니다 ㅎ
미인 부인께서
그러셨군요.
통통하고 탱글탱글하고 자그마한 화분의
다육이...
선인장처럼 물을 자주 안주어도 되니 사랑하며 키우는 분들을 많이 보았어요.
마치 유행처럼 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