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얀의 검은 안대 최 건 차
십여 년 전, 미국 인터넷경매시장에서 낡은 검은 안대 한 개가 10만 달러에 팔렸다. 이스라엘의 전쟁 영웅 모세 다얀(Moshe Dayan 1915-1981)이 착용했던 유품이기 때문이다. 다얀은 1967년 6월, 이스라엘이 중동연합국 이집트와 시리아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그는 1941년 시리아 전쟁에서 한쪽 눈을 잃고 검은 안대를 착용하고서 계속 군에 남아 전투지휘를 했었다. 이스라엘 정부가 수립되던 1948년 팔레스타인전쟁 시에는 예루살렘전선의 사령관으로 聖地를 탈환하고 입성한 이스라엘 건국의 영웅이기도 하다.
검은 안대의 착용은 이질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궁예나 해적두목들과 불한당의 거친 모습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 보편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다얀의 검은 안대는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경의와 흠모의 증표로 귀한 소장품이 되었다.
작금의 우리나라 지도자들이나 정치 권력자들 중에는 검은 안대를 한 사람이 없다. 혹자처럼 개 눈을 해 밖을 망정, 안대는 하지 않고 두 눈을 멀쩡하게 뜨고 다니는 것같이 보이도록 안과 의술의 혜택을 받고 있다. 사물과 현실을 보는 눈은 떠있는 것 같으나 내면의 눈을 실명했는지 보이지 않은 검은 안대를 한자들이 있다. 두 눈이 다 보이지 않아도 훌륭하게 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인간은 양심과 진실에 대한 것을 성찰할 수 있는 내면의 눈이 있기 때문이다.
다얀은 이스라엘군 총사령관이 되어 제2차 중동전쟁에서도 이스라엘을 승리로 이끌었다. 현역에서 퇴역 한 후 1959년 벤구리온 총리의 권유로 농업장관으로 입각하여 사막과의 전쟁을 펼쳤다. 그는 거칠고 메마른 사막에 흙을 옮겨다 덮고 갈릴리호수에서 물줄기를 대어 대단위 초원과 농지를 만들어 집단농장 키부츠 운동을 활성화 시켜 놓고 공적을 내세우지 않기 위해서 장관직을 조용히 사임했다.
그가 군과 정계를 잠시 떠나 있던 1967년 중동에는 또 다시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해 6월 다얀은 의회의 결정과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전쟁의 위기에 직면한 이스라엘 국방장관직을 맡게 되었다.
우리의 현실은 국가의 장래와 사회의 안정을 위한 일에는 검은 안대를 하고 오로지 권력을 잡고 정권만을 쟁취하려는 자들이 설치고 있다. 고도의 궤휼과 술수를 동원한 포퓰리즘 정책은 국가를 파탄지경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다. 국민을 속이고 국가의 발전을 저해하면서 북쪽의 의도대로 남남갈등을 일으키는데 주력하는 그들은 김정은을 위한 전사들이다. 역사적으로 좌편향지도자들이 이끌어 나갔던 나라들, 주로 아프리카나 남미에서 사회주의를 표방한 국가들이 재정파탄으로 몰락하고 있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 존재를 없애버리려고 아랍의 맹주격인 이집트가 품고 있던 칼을 꺼내 들었을 때였다. 이집트는 소비에트연방으로부터 강력한 지원을 받으면서 최신 탱크와 신형 미그기를 다량으로 확보해 놓고 있었다. 이웃 시리아와 연합하여 중동에서 이스라엘을 싹 쓸러버리겠다는 각오로 침공 작전을 실시하려는 중이었다.
다얀은 세계 최고의 이스라엘 정보망을 가동하여 이집트와 시리아군의 취약점을 파악했다. 전술전략상 유능한 전략가 한사람의 능력과 판단이 1개 사단 병력 이상의 힘과 같다고 한다. 당시 이스라엘 군에는 여러 명의 유능한 전략가가 있는 반면 아랍 군 진영에는 전략가가 단 한명도 없는 상태였다.
이집트와 시리아 연합군은 이스라엘보다 수십 배 많은 병력과 신형 소련제 탱크와 성능이 우수하다는 최신 미그기만을 그들의 신 알라처럼 믿고 있었다.
1967년 6월 초순 이집트 공항에는 최신예 미그전투기와 폭격기들이 만반의 출격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소련에서 훈련받고 돌아온 조종사들을 두 팀으로 나누어 24시간 맞교대로 출격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파악한 바로는 아침 8시는 이집트 공군조종사들이 출격임무를 교대를 하는 시간이었다. 다얀은 그들이 교대하는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약간의 틈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여호와의 구원하심이 칼과 창에 있지 아니함을 이 무리로 알게 하리라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인즉 그가 너희를 우리 손에 붙이시리라”라는 구약성경 사무엘상 17장 47절을 상고하면서 작전을 감행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보유하고 있는 구형 전투기에 폭탄을 실고 출격에 나섰다. 아침 8시 바로 몇 분 전부터 틈을 주지 않고 이집트 공항에 폭탄을 사정없이 퍼부었다. 맨 처음 출격한 편대가 폭격을 끝내기도 전에 다음 편대가 날아와 폭탄을 퍼부으면서 한편으로 기총사격을 해댔다. 그리고 또 다음 편대가 날아가 폭탄을 퍼붓고 기총사격을 하면서 적이 숨 돌릴 사이를 주지 않고 계속했다. 출격했던 편대가 돌아가 다시 폭탄을 실고 날아와 폭탄을 퍼부어 대는 상황이 계속되자 이집트 공항당국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자멸지경에 빠져버렸다.
아침 8시 느슨하게 교대하러 들어오던 이집트 조종사들은 계속 날아오는 이스라엘 전투기와 불에 타고 있는 미그기를 보면서 꽁무니를 빼버렸다. 공항에 대기하던 조종사들 역시 출격을 포기하고 교대시간이 지났으니 우선 살아야겠다고 공항 밖으로 급히 도망쳐버렸다. 이렇게 무방비 상태가 된 이집트공군은 소련에서 들여온 최신예 전투기와 폭격기를 몽땅 잃어버렸다. 한편 이스라엘 지상군의 보병과 탱크부대는 공군의 지원을 받아가면서 시리아 국경을 넘어 진격하였고, 이집트 쪽으로는 이스라엘 국토의 몇 배가되는 시나이 반도를 점령해버렸다. 제공권을 다 잃고 시나이반도를 빼앗긴 이집트와 시리아 연합군은 전의를 상실한 채 패주하다가 개전 6일 만에 검은 안대를 한 다얀에게 백기를 들고 말았다.
지금 우리는 북한의 핵위협 앞에 안보불감증의 검은 안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들어 다얀과 같은 지도자와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민의 단합된 안보의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 진다. 전교조의 좌파교사들이 고의로 시국에 대한 잘 못된 교육을 실시하여 학생들이 국가와 안보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하고 있다. 학교에까지 파고 든 종북 좌파들의 거짓 이념교육과 좌파들의 선동에 지역 이기주의까지 겹쳐 대한민국이 몽롱해지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 진실과 양심에 검은 안대를 한자들이 호기를 잡았다 싶어 대권을 잡으려고 전국을 상대로 술렁이고 있다. NLL문제와 제주도해군기지, 광우병, 세월호 사태의 배후에 있었던 자들이다. 이번에는 사드문제를 가지고 국론을 분열시켜 득을 보려는 속셈이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사드문제로 국군 통수권을 대행하는 국무총리와 국방장관을 6시간 이상 가두고 행패를 부린 자들이 누구인지를 알아내어 국법으로 단호히 처리해야 한다. 풍전등화와 같은 국가의 안보를 짓밟고 주민들 선동에만 앞장을 섰던 정치인들과 배후 조력자들을 철저하게 색출해서 엄정한 심판을 받게 해야 할 것이다.
바라기는 국익과 안보를 저해하던 자들은 이제라도 다얀의 검은 안대를 떠올리면서 이집트 조종사들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한다. 2016년 7월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