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국수잔치♡
혜암(慧庵)
손정민
월성동 화요일 장날인데
비가 올 듯 날씨가 꾸무리해도
그녀들은 룰루랄라
오늘도 즐겁기만 합니다
출근을 하자마자
반신욕으로 몸을 녹이고
신나게 물장구를 한참 치고 나면
허리가 접히도록
허기가 생기는 시간에
부잣집 옥이 이모가
김치와 약밥과
맛있는 것들을 한 보따리 가져오고
원조 멋쟁이 자유부인이
밀감을 한 봉지 묵직하게 사들고
동료들과 함께
예쁜 숙이네 집으로 모이면
인정많은 옆집 새댁이
곰국처럼
보양식으로 다시 물을
구수한 향기로 준비를 해놓고 있고
늘씬하게 생긴 젊은 새댁이
들렁들렁 시원하게 일을 잘도 합니다
국수가 끓는 동안
옥이 이모가 준비한
고구마 맛 탕과 밀감으로
물장구치면서
푹 꺼진 허기를 메워놓고는
이 세대의 원조 예쁜이인
멋쟁이 자유부인의 생일을 축하하는
약밥으로 만든 케이크에
촛불을 밝혀놓고 손뼉을 치면서
열 명이 부르는 목청 높인 축하노래가
겨울추위를 따뜻하게 녹입니다
보양식으로 만든 다시 물에
큰 형님이 만든
호박 볶음과 계란지단으로
고명을 띄운 맛깔스런 국수에
부잣집 옥이 이모가 만든
무 채나물에 창란젓갈 무침을
국수와 함께 곁들여 먹는 맛은
영혼을 녹이는 환장하는 맛입니다
배부른 느긋함으로 커피를 마시다가
블루스 춤 이야기에 깔깔 웃음에
방안이 뒤집히듯 묵직한 음담패설로
오줌을 지리 듯한 박장대소에
멋쟁이 그녀들과 예쁜 숙이는
눈물을 찔끔거리며 웃음을 참지 못합니다,
慧庵 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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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 정겨운 모습이네요 맛있는 음식과 좋은 사람들과 웃음보가 터지는..ㅎ 이 글을 읽는 저에 맘두 훈훈합니다
장미향기님 다녀 가심에 고맙습니다... 날씨가 춥네요..우짜든지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날씨가 꾸리무리한 날에 국수 한 그릇 ~~~맛있겠어여 ^^ 저는 국수좋와하거던요 ..시인님 좋은밤 되셔요
들국화love님 반가워요.. 나도 국수 억수로 좋아하는데...오늘 대구의 하늘이 파랗고 참 좋네요...근데..춥네요..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이웃 사촌이라 했던가요.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웃의 정을 가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늘 아름다운 글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